김밥, 라면과 김치
밥을 먹는 속도가 빠르고 따라서 다른 사람과 함께 밥을 먹으면 남는 시간이 많다. 그래서 밥은 혼자서 먹고 싶을 때 후다닥 해치우는 편이다. 그런데 고민은 무엇을 먹을 것인지 결정하는 것. 그러나 우엉맘이 점심을 싸다 주면 별 고민없이 먹는다.
행복은 U 자형
10대와 20대에는 모든 것에 행복을 느끼다가 30대에 접어 들면서 점점 불행하게 느낀다고 한다. 그리고 40대를 정점으로 다시 행복지수가 증가하며 60, 70대에는 10대, 20대와 마찬가지로 삶이 행복하다고 느낀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듣고 보니 정말 그런 것 같았다. 10대, 20대의 젊음이 화려한 이유는 바로 이런 행복감 때문인 것 같고 30대의 치열함은 바로 행복을 잃지 않으려는 몸부림 같다. 40대의 여유로움이 행복 예감이라면 50대의 후덕함은 바로 여유로운 행복 때문이 아닐까? 60대, 70대의 천진함은 바로 아이적 행복을 찾았기 때문인 것 같다.
그래서인지 요즘 사소한 것에 행복을 느낀다. 우엉맘이 싸다 준 김밥, 우영이와 다예의 마사지. 많은 돈을 벌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즐기면서 살아가는 생활의 여유. 일이 닥처도 큰 걱정을 하지 않는 어느 정도 낙천적이며 게으른 성격이 그 이유겠지만 살면서 크게 우울해 했던적은 별로 없는 것 같다.
오늘 우엉맘이 찾아 왔다. 물살모라 다이어트는 정말 지성으로 하는 편인데 다이어트도 가지 않고 찾아 온 것이다. 손에는 작은 종이 가방을 하나 들고 있었다. 무엇인지 물어 보니 김밥이었다. 어제 포식하게 해준 보답인지 모르겠지만.
우엉맘이 가고 난 뒤 편의점에서 라면과 김치를 하나 사왔다. 김밥에 라면, 그리고 김치. 모든 사람에게는 아닐 수 있지만 나에게 이처럼 궁합이 잘 맞는 음식도 드물다. 라면을 끓이고 김치를 봉투째 놓고 김밥을 옆에 놓아 두니 이 또한 행복했다.
행복이란 크고 작음의 문제가 아니다. 행복은 생각이며, 느낌이다. 내가 행복하다고 느끼면 그것이 바로 행복이다. 이 평범한 진리. 그러나 이 진리는 역시 나이를 먹어야 느낄 수 있는 진리인 듯했다.
김밥, 라면, 그리고 행복
밥을 먹는 속도가 빠르고 따라서 다른 사람과 함께 밥을 먹으면 남는 시간이 많다. 그래서 밥은 혼자서 먹고 싶을 때 후다닥 해치우는 편이다. 그런데 고민은 무엇을 먹을 것인지 결정하는 것. 그러나 우엉맘이 점심을 싸다 주면 별 고민없이 먹는다.
우엉맘도 주부 생활 8년차라 잘하는 음식이 많다. 김밥도 우엉맘이 잘하는 음식 중 하나이다. 단 두줄이지만 양은 무척 많다.
대학원에 다닐 때는 자주 먹던 김치이다. 요즘은 집에서 가져다 먹고 집의 김치가 더 맛있기 때문에 사본적이 없다. 신김치를 좋아하기 때문에 한달 정도 지난 것을 집어 왔는데 신맛은 별로 없다.
남은 이야기
함바집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점심때면 항상 고민하는 것이 무엇을 먹을까 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고민을 아예 할 수 없도록한 집을 좋아한다. 대학원에 다닐 때이다. 학교에서 운동장 주변으로 스탠드 공사를 진행했다. 공사판에는 당연히 있는 것이 함바집.
함바집의 특징은 '고를 메뉴가 전혀 없다'는 점. '양이 푸짐하다'는 점. '가격이 싸다'는 점. '음식이 비교적 맛있다'는 점. '계절에 따라 반찬과 국이 매일 바뀐다'는 점 정도 인 것 같다. 당연한 얘기지만 공사를 하고 있던 6개월 동안은 다른 곳은 가지도 않고 이 집에서만 먹었다. 그만 큼 점심때 무엇을 먹을 것인지 결정하는 것은 조금 귀찮은 일인 것 같다.
라면 끓이기
라며은 끓이는 사람 마다 끓이는 방법이 약간씩 차이가 난다. 보통 라면은 물을 끓인 뒤 스프를 넣고 라면을 넣어서 끓인다. 그러나 나는 물과 스프를 동시에 넣고 끓인다. 이렇게 하면 물을 끓이는 것 보다는 빨리 끓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 빨리 끓이고 싶으면 아예 물과 라면, 스프를 함께 넣고 끓인다. 라면이 불지 않을까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전혀 불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나이를 먹어서인지 몰라도 꼬들 꼬들한 라면 보다는 약간 불은 라면을 더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