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 국회, 청와대 위에 행안부? 세종청사 지구 한가운데 ‘알박기’ 논란]
수도 이전 반대
오늘 버스를 타고 출근하다가 곳곳에 걸려있는 이런 플랭카드를 보았다. 나도 수도 이전은 반대한다. 서울이 수도가 된 것은 지금의 공무원처럼 주먹구구밖에 할 줄 모르는 사람들이 탁상행정으로 정한 수도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면 한가지 묻고 싶다. 누가 수도를 이전한다고 했는가?
내가 알고 있기로는 수도 이전이 아니라 수도 분리이다. 행정 수도와 생활 수도를 분리하는 수도 분리. 흑, 수도 분리를 상하수도 분리로 잘못알고 이미 분리된 것을 또 분리할리는 없으니까 이전할 속셈으로 분리한다고 보고 반대하는 것은 아닐까?
원조 수구당(한나라당)에서는 심지어 천도라는 얘기까지 언급하고 있다. 이 나라 국개의원의 수준을 단적으로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천도란 단순히 수도만 옮기는게 아니라 그 수도에 살고 있는 사람들까지 이사하는 것이다. 그런데 행정 수도와 생활 수도를 분리하는 것이 어떻게 천도가 되는가?
수도 이전은 반대한다. 그러나 행정 수도와 생활 수도를 분리하는 것은 찬성한다.
왜?
서울의 인구는 1000만명을 넘어 섰고, 서울 주변에 사는 인구까지 고려하면 최소 1500백만명이 수도권이라는 조그만 지역에 살고 있다. 우리 나라 인구가 4500백만명이니까 전 인구의 3의 1이 채 10분의 1도 안되는 지역에 살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면 이러한 일은 왜 벌어졌을까?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명색이 직할시라는 광주가 얼마 초라한 도시이고, 우리나라의 두번째 도시라는 부산이 얼마나 빛좋은 개살구인지 알 것이다.
'우는 아이 떡하나 더 준다'는 속담이 있다. 우리 나라 정책은 정확이 이 속담을 따른다. 우는 아이(힘 있는 놈, 돈있는 놈)에게 모든 떡(개발)을 준다. 그 결과 서울은 전체 인구의 3분의 1이 사는 아주 기형적인 도시가 됐다.
행정 수도와 생활 수도의 분리. 이 것은 단순히 지역의 균형있는 발전을 위한 것이 아니다. 서울을 사람 사는 도시로 만들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다.
내 이익을 버리면 그것이 곧 내 이익이된다(이런 나라를 만들자).
남은 이야기
서울이 생활 수도가 되면 서울의 개발이 상대적으로 뒤처지지않을까 걱정할 수 있다. 걱정할 필요는 없다. 앞서 언급했듯 이 나라 정책은 '우는 아이에게 떡하나 더준다'. 즉, 힘있고 백있고 돈있는 놈이 떠나지 않도록만 하면 만사 해결된다. 뭐가 걱정인가?
강남 특별시, 분당 직할시. 이 것이 대한민국의 현주소다. 수도 분리 이전에 이미 강남과 분당이라는 두개의 수도로 분리되어 있었다.
서울 이문동에서 배양되고
서울 장안동에서 기생하다
인천 삼산동에 터잡은
소시민, 도아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