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몰에서 가치는 무엇일까..? "커피의 경제학"

2007/12/19 14:37

"커피의 경제학"이라는 이론이 있다.. 내용은 일주일에 다섯번 4,000원짜리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지 않으면 30년동안 약 6~7천만원을 절약할 수 있다는 이론이다..

이건 "담배의 경제학"도 마찬가지다.. 2,500원짜리 담배를 끊고 4~5%정도의 이자율로 30년간 저축을 하면 5천만원을.. 50년을 저축하면 1억이 넘는 돈을 손에 쥔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한잔의 커피" "한까치의 담배"는 내일의 빚으로 돌아온다는 얘기인데.. 언뜻 들어보면 그럴듯 하다.. 하지만 사람들은 한잔의 커피, 한까치의 담배를 피면서 들어가는 돈을 지금 그 순간 기꺼이 지불한다.. 왜냐하면 거기에는 돈 이상의 사람들을 만족시키는 그 무언가가 있기 때문이다..

내가 아는 형님중에 디지털 도어락 회사를 운영하는 형님이 한분 계시는데..통화할 때마다 못해먹겠다는 소리를 자주 한다.. "짱깨들 도어락이 밀려오고 있다... 갸네들거 하고 비교해 봤을때... 가격이 조금 비싼것도 있지만... 우리 도어락은 불이나도 자동으로 열리고.. 도둑놈이 전기를 갖다대도 열리지도 않고.. 튼튼한데 마랴... 왜 잘 안나가는지 모르겠다.." 작년 가을에 하나 보내달라고 해서 받은 도어락은 정말 튼튼하고 기능도 좋아 보였다.. 하지만 디자인이 조금 투박하고 시중 가격에 비해 두배나 비쌌다..

하지만.. 소비자는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것 같지만 가격이란 콩나물 깎을때나 통하는 것이지 뭔가 가치를 부여해준다면 그건 아무것도 아니다.. 디자인쪽은.. 그 형님이 나름 많이 배워서 그런지 아니면 자기만의 곤조가 있어서 그런지.. 자기만의 색상, 디자인을 무진장 고집한다.. 디자인이 투박하고 엉망이어도 이것만은 바꿀수가 다고 하니 어쩔 도리가 없었다...

나는 뭔가 소비자에게 다른 가치를 줄수 있는걸 찾고자 고민 했었다.. 그때 떠오른것이 시중에 나와있는 싸구려 중국산 디지털 도어락국산 상품의 비교였다.. 바로 전화를 했다.. "형님.. 그러면 케비에스 소비자 고발이나 엠비씨에서 하는 불만 제로 같은곳에 전화해서 중국거랑 한번 비교 해달라고 해보면 어떨까요...?? " 근데 그 형님은 "에이..우리같은 작은 중소기업을 언론에서 취재 해주겠냐..?" 나는 믿져야 본전 아니냐고 설득을 해보고.. 그렇게 몇 달을 까맞게 잊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날 티브이를 보는데 불만제로에서 내가 말한 그런 비슷한 화면이 나오는것이 아닌가.. 더욱 놀라운것은 그 형님 회사의 도어락이 나오는 것이었다.. 바로 "조이락의 유니코라는 디지털도어락"


2007년 2월 1일 MBC 불만제로

방송 내용은 이렇다..
"디지털 도어록이 열려 300만 원 가량의 물건이 도난당했다는 사건이 접수됐다. 디지털도어록이 전기충격 등에 열려서 쉽게 범죄의 대상이 된다고 하는데... 그리고 지난 12월, 용산의 한 아파트. 화재가 났는데 디지털도어록이 열리지 않아 집에서 빠져나올 수가 없었다는 기사가 보도되었다." -불만제로-

방송에선 여러가지 실험을 했는데.. 시중에 유통되는 12개의 제품중 유일하게 모든 실험을 통과 한 제품이 그 형님 회사 제품 딱 1개 밖에 없었다..

그 방송을 보고 바로 그 형님께 전화를 걸어 어떻게 된거냐며 물었는데.."불만제로 게시판에 글을 올렸는데... 엠비씨에서 전화가 왔더라.." 고 한다..

그 이후로 수많은곳에서 인터뷰 요청이 오고 많은 건설사로부터 계약을 따냈다고 한다..

그 형님의 회사 조이락의 디지털 도어

쇼핑몰에서도 물건을 팔기 위해 "필요성"을 강조 하는건 제값을 받지 못한다.. "소비의 심리학"에선 필요에 의한 구매보다는 가치에 의한 구매가 더욱 많다고 한다.. 다시 말해 소비자들은 뭔가 특별한 "가치"를 구매한다는 얘기인데... 앞서 예를 든 디지털 도어락"필요성"만 따진다면 굳이 비싸지만 튼튼한 제품을 구매하지는 않을 것이다... 건설업체 입장에서도 단가가 높은 도어락을 문짝에 달 필요는 없다..

하지만 방송을 통해 "안정성"이 알려 졌고.. 도어락은 디자인이나 가격보다는 안전이라는 내용이.. 화재에서도 문이 열리고.. 도둑놈이 전기 기기를 갖다대도 열리지 않는 "안전성"의 가치를 방송으로 보면서 계약을 하고 구매를 하는 것이다.. 즉, 소비자들의 불안한 심리중 하나를 방송을 통해 제대로 건드렸기 때문이다..

쇼핑몰 상품에도 기존의 제품과 차별화된 무언가를 소비자에게 어필해야 한다는건 두말하면 잔소리다... 쇼핑몰을 보면 전부 비슷해 보이는 상품인데도.. 어떤곳은 연매출이 수백억이고.. 어떤곳은 곧 간당간당 하다.. 그 차이는 "필요성""가치부여" 둘중 어느 쪽에 무게를 두고 운영 했느냐 하는 차이 일것이다.. 절대 광고 때문이 아니다.. 대박 쇼핑몰들을 보면 따로 광고를 하지 않는다..

그렇다면..어떻게 하면 사람들의 심리를 공략하여 아무것도 아닌 평범한 상품에 "가치"를 불어 넣어줄것인가..?

한 가지 예로 .. "행복이 가득한 집"이란 잡지로도 유명한 "스토리샵"이란 쇼핑몰을 보면 상품 하나하나에 이야기를 집어 넣었다..


다년간 다져온 잡지에서의 사진 솜씨와 글 솜씨는 평범해 보이는 상품들이 마술 처럼 멋지게 다시 태어난다... 물론 스토리샵의 상품들이 옥션이나 지마켓에서 파는 상품과 특출나게 다른건 아무것도 없다..

그런데 사람들은 이곳에서 돈을 더주고도 물건을 구매 한다.. 그 이유는.. 주 고객층이 30~40대 주부들인데 이곳에서 재밌는 글과 멋드러진 사진에 작은 사치를 즐기면서 동시에.. 상품 하나 하나에서 느끼는 즐거움과 수다를 동시에 얻는 주부들의 무형의 가치 때문이다..

사람들은 유형의 가치보다 무형의 가치에 훨씬 더 많은 돈을 지불하려는 심리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곧 스토리샵의 가치는 상품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와 사진이다..

그 외에도 이와 같은 쇼핑몰에서의 "가치창출" 예는 얼마든지 있다.. 비록 작은 쇼핑몰을 운영하더라도 상품에 가치를 입히는 일이 우선적으로 선행 되어야 한다.. 그래야 제값받고.. 아니 훨씬 더 많은 이윤을 얻을수 있는 것이다...

덧, 조이락 하사장님..혹 이글을 본다면 언제 밥 한번 사주삼.. 요새 바쁘다고 입딱을려고 하네..ㅎㅎ
덧2, 조이락의 도어락은 개인적으로 사용해본바 가격은 중국것 보다 조금 비싸지만 정말 튼튼하고 좋다.. 강추해본다..(아는 형님꺼라고 해서 광고는 절대 아니니 선택은 본인에게 맞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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