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지역 도청 친환경 양정 담당자"라는 분께 메일을 받은적이 있었다. 그 지역에서 생산되는 쌀을 인터넷으로 판매하고 있는데 매출이 전혀 이뤄지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한번 가서 둘러보니 상품을 판매하는 쇼핑몰이라기 보단 그냥 상품 진열 사이트 같았다.
지방자치 단체나 기관에서 운영하는 쇼핑몰들이 꽤 있다. 그러나 제대로 운영 되는곳은 과연 몇이나 될까..지금 쇼핑몰을 창업하고자 하는 일반인들한테 이정도의 돈과 인력이 투입되면 적어도 본전은 할것인데..
어제 국정감사를 통해 나온 수협 인터넷쇼핑몰 인건비도 못건져
기사에서 전체 매출이익은 1억2천만원 인데 인건비로 나가는 돈이 1억2천800만원, 영업외비용 2천200만원, 관리비 2천만원 등으로 5천만원의 적자를 기록한다고 한다.
수협처럼 생선 인프라가 탄탄한 곳에서 인건비로 1억2천800만원씩이나 쓰면서 매출 이익이 1억2천만원 정도라면 이곳을 운영하는 수협 직원들은 출근해서 컴퓨앞에 앉아 고스톱이나 치다가 퇴근했다는 소리밖에 안된다. 어느 누가 쇼핑몰을 운영하는데 인건비로 나가는 돈은 생각지도 않고 운영을 할수 있을까..
하루하루 피를 말리며 치열하게 경쟁하는 일반인들과 다르게 이런 쇼핑몰의 탄생은 보고서 하나로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부장님 급변하는 e-business 시장에서 도태되지 않으려면 우리도 인터넷으로 쇼핑몰을 하나 만들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암 그래..그래야지"
그렇게 만들어지는 쇼핑몰 제작 과정은 외부 업체로 넘겨진다. 일을 받은 업체는 한마디로 땡 잡았다고 볼수 있다. 급변하는
웹시장이나 치열한 쇼핑몰 시장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하는 담당자가 맡기 때문이다. 그 담당을 맡은 직원은 업무가
더 늘었다면 불평한다..보통 관급 제작 가격은 평균보다 훨씬 높다..이것저것 추가해서 내놓은 제작 단가는 2천만원이 훌쩍 넘어
버린다.
"회원관리도 넣어야 하고,구매 고객한테 마일리지 적립금도 줘야 합니다. 요즘은 그게 대세거든요..회원들의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도록 게시판도 넣어야 하니까..제작 금액이 한 천만원 정도 추가해야 될것 같은데요..!" "음..그래 커뮤니케이션..좋아..그렇게 해줘..결제는 빈틈없이 될거야.."
수협 쇼핑몰을 들어가 보았다. 과연 이런 쇼핑몰이 관리비 2천만원씩 들여가면서 나온 쇼핑몰이란 말인가..
그누보드의 영카트를 이용해서 만들어도 대략 200만원 정도면 충분히 만들수 있는 구성이다. 그렇다고 뭐하나 특별한것도 없다. 상품이미지가 고급스럽거나 동영상이 들어간것도 아니다. 몇번 클릭해서 들어가다 보면 나같은 사람은 화병에 죽을 지경이다. 웹 2.0은 아니더라도 최소 몇 단계에 걸쳐 겨우 회원 가입해서 로그인하고 글을 쓰려고 하는데..따로 이름과 이메일을 기재하라고 한다..이렇게 귀찮은 글쓰기 때문인지 몰라도 내가 쓴글이 최초로 등극되는 영광을 얻었다..
"수협은 향후 단계적으로 상품 구색을 강화시켜 대표적인 식품 전문 쇼핑몰로 자리매김해나갈 방침이다." 수협 관계자의 말이다.
취지는 좋으나 맡겨 놓은 관리자들은 인터넷으로 고스톱 치면서 월 300만원이 넘는 월급 받아 가느라 여간 힘든게 아닌데 쇼핑몰까지 관리하라니...
댓글과 상품평에 의존해서 상품을 구매하는 요즘 추세에 1억이 넘게 받아가는 그많은 직원들이 하루에 1~2분 정도만 투자해도 충분히
할수 있는걸 그게 힘들어 못올리는가 싶다..이런 작은것 하나만 봤을때 사이트 관리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걸 알수 있다..이곳을 이용하는 이용자들은 제 식구인 수협 직원들정도로 생각된다.. 기사에 몇줄
나고, 포털에 스폰서 몇개 내놓으면 알아서 팔리는줄 아는가...어민들이 차디찬 새벽 바다에서 물고기 잡아 번 돈을 이렇게 아무런
전략적 기획이나 사고도 없이 무대뽀식으로 접근한단 말인가..자기돈으로 이런 쇼핑몰을 운영한다고 해도 이렇게 내버려 둘까?..
홍보에 주력한다며 수협 관계자는 이렇게 말한다. “향후 고품질 위주의 상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철저한 검증을 거친 다양한 상품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며 ‘한번 고객은 영원한 고객’이라는 신념으로 완벽한 서비스를 실현해 나가겠다” 고 했다. [온라인 쇼핑, 수협이 주도한다.-농수산 신문]
많은 세금를 투자하고도 수협이 실패 한것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큰 실패의 원인은 수산물 전문인 수협에서 농축산물과 산에서나는 임산물을 함께 판매 한것이다.. 일반인들은 당연 수협은 고등어나 갈치같은것만 판매 하는줄 알고 있다. 그런데 들어가보니 들에서 나는 쌀이나 야채 과일 , 산에서 나는 버섯이나 더덕같은걸 판매한다...수산물 전문이라는 이미지가 사라져 버린것이다. 한마디로 오합지졸이 된것이다..수산물 하나 관리 하기에도 벅찬 마당에 리뉴얼을 통해 성격에 맞지도 않는 이런 제품들을 올려 놓는다고 팔릴리가 만무하다. 누가 이런 생각을 했는지..조금 있으면 세계라도 정벌할 기세가 아닌가..
물론, 이번 국정 감사때 수협 문제가 기사화 되서 재수 없게 걸린것일수도 있겠지만..수협뿐만이 아니다..지방자치 단체 도청,시청,군청 에서 운영하는 쇼핑몰들은 많다..하지만 어느곳 하나 제대로 돌아가는곳이 없다..도민의 세금으로..군민의 세금으로 만들어진 쇼핑몰들은 관료주의에 입각하여 형식적으로만 운영되고 있으며 지역에사는 사람들조차 우리지역 쇼핑몰이 있는지 없는지 모르고 있다..
내가 사는 전남의 경우를 보더라도 쌀이라는 품목하나에 "전남 농협에서 운영하는 전남 농협쌀 쇼핑몰과 전라남도에서 운영하는 전남쌀 쇼핑몰이 있으며 전남 영농조합에서 운영하는 전남라이스몰이 있다. 하지만 정작 조금식 쌀이 팔리는곳은 전라남도에서 운영하는 옥션의 남도쌀 매장 뿐이다.." 아무리 쌀 종류가 많다고 하지만 누가 봐도 중복과 과잉 투자며 이런 쇼핑몰에서 일하는 인력들은 모두 전남도민이 낸 세금을 잘도 받아 가고 있는 공무원들 이다..그들에게 자리만 지키고 앉아서 시간 되면 출퇴근하고 월 200~300만원의 월급을 꼬박꼬박 챙겨가면서 경쟁이고 뭐고도 없는 안락하고 편한 이쇼핑몰은 천국이나 다름없다..관료주의에 찌들어 형식적으로만 운영하는 이런 지방자치 단체 기관 쇼핑몰들은 왜 여태껏 운영되고 있는지 모르겠다.
다 먹어치운 식탁처럼 이런 문제가 생겨도 관련자들은 "아..쇼핑몰이 홍보가 되야 하는데 홍보가 안되서 그런다..돈을 조금만 더 투입하면.." 무엇이 문제이고, 무엇이 잘 못되었는지 전혀 알아 차리지도 못한채 궁민이 낸 세금으로 꿋꿋이 쇼핑몰을 운영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