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박한 인심
점심 시간이 상당히 지난 상태고 하객중 대부분이 이미 가버린 상태라 식당에 남은 자리는 거의 없었다. 그러자 또 그 손님을 우리 테이블로 인도하는 것이었다. 그 손님이 "자리가 있는 곳이라고 거부"하자 이제는 상을 차리지 않은 동생네 옆으로 가서 상을 차리는 것이었다. 동생네가 상을 차릴 필요가없다는 것을 알려 주었다. 그리고도 상을 내오지 않더니 여기 저기에 찔러 본 뒤 결국 상을 차려주는 것이었다. 주위 사람이 보기에도 눈쌀이 찌푸려지는 모습이었다. 가격도 한두푼하는 것이 아니다. 한사람당 2만5천원씩 받는 식사이다. 이런 손님을 벌써 450명 가량 받았다. 이 정도라면 이미 벌만큼은 벌었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서비스로 한상 차리는 것이 그렇게 힘든 일인지 궁금해졌다.
누나가 혼례식을 치룰 때였다. 청량리에 있는 결혼회관에서 치룬 것으로 기억하는데 당시에는 음식을 모두 집에서 장만했었다. 그래서 예전에 혼례식을 치루려고 하면 온일가가 함께 음식을 만드는 큰 잔치였다. 이때도 축의금을 받을 사람이 마땅치않아서 내가 축의금를 받았다. 따라서 식장은 가보지도 못했던 것 같다. 당시 모인 축의금으로 식장 비용을 치뤘는데 지금 기억으로 2~3백 정도가 든 것 같다. 식당은 결혼회관 근처의 갈비탕 집으로 잡았는데 한 그릇의 가격은 5000원으로 일반 가격보다 약간 비싼 정도였다.
물론 식당에서는 갈비탕만 내오고 나머지 음식과 음료, 주류는 우리 집에서 가져왔고 홀 서빙도 내 친구들이 했다. 따라서 혼인식장 비용이 혼인에 드는 비용의 대부분을 차지했고 따라서 식장 비용이 바가지라는 얘기가 많이 돌았다.
어제는 처제가 혼례를 치루었다. 대학교때 처음만난 두살 연하의 친구와 혼인을 했다. 나는 다른 때와 마찬가지로 또 축의금을 받았다. 장인 어른께서 유한 양행에 다니셨기 때문에 유한 양행에서 상당히 많은 손님이 오셨다. 그리고 식당에서 밥을 먹은 뒤 식장비를 계산하려고 하자 의외로 식장비는 얼마 되지 않았다.
총 50만원. 이중 30만원은 계약금으로 냈기 때문에 부가세를 포함해서 25만원이 식장비였다. 이외에 폐백용 음식에 32만원. 축의를 받느라 보지 못했지만 세명의 연주자가 나와 연주를 하고 신랑이 노래를 한 모양이었다. 이 연주비가 20만원. 잘해야 한 만오천원 정도 되보이는 케익의 가격이 10만원인데 폐백용 음식을 뺀 나머지는 모두 신랑측과 반씩 부담했기 때문에 식장비용은 30(계약금)+32(폐백용 음식)+10(연주비)+5(케익)으로 77만원 정도가 든 셈이다.
누나가 혼례를 치룰때에 비하면 식장 비용이 상당히 준셈이었다. 사진 촬영 및 드레스를 외부에서 했기 때문이지만 의외로 식장비가 얼마 나오지 않은 것 같았다. 대신에 식당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일인분에 2만5천원짜리 식사라고 한다. 내용을 보면 2만오천원씩 받기는 힘든 식사였다.
이렇게 보니 예식장이 식장비로 돈을 버는 곳이 아니라 식당에서 돈을 남기는 식당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2만5천원짜리 식사 답게 갈비탕도 일반 갈비탕이 아니라 전복 갈비탕이었고 나오는 음식도 꽤 다양했다. 그러나 축의금을 받고 시간이 지난 상태에 음식을 먹으러 와서 그런지 음식은 모두 말라있었고 맛도 별로 였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식당의 야박한 인심이었다. 2만5천원씩 받는 식사라면 그정도의 양해는 가능할 것 같은데 찾아온 하객보다는 오로지 조금이라도 더 남기기위해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야박한 인심을 구사하고 있었다.
축의금를 받느라 한시가 조금 지난 시간에 지하 2층의 식당으로 내려왔다. 누나와 매형은 충주에서 조금 일찍 출발했지만 동서울에서 계속 막혀서 식이 끝난 뒤에 도착했다. 동생네는 식전에 도착해서 식사를 모두한 상태이지만 누나네가 오자 함께 자리를 잡았다.
아직 식사를 못한 사람은 나, 누나, 매형이었다. 빈자리로 가서 앉은 뒤 한쪽 테이블에만 음식을 놓고 누나와 매형, 나, 그리고 어머님과 동생 내외가 앉았다. 동생 내외가 앉은 테이블에는 굳이 음식을 내올 필요가 없기 때문에 우리 테이블에만 음식을 놓도록 했다.
누나가 잠시 자리를 비우고, 그때 웬 손님이 한분 내려오셨다. 아마 신랑측 손님인 것 같았다. 이 손님을 누나 자리로 안내하는 것을 보고 자리가 있다는 것을 알려 드렸다. 그러면 따로 상을 차리면 될 텐데 계속 이 손님을 끼워넣을 자리만 찾고 있는 것이었다.
점심 시간이 상당히 지난 상태고 하객중 대부분이 이미 가버린 상태라 식당에 남은 자리는 거의 없었다. 그러자 또 그 손님을 우리 테이블로 인도하는 것이었다. 그 손님이 자리가 있는 곳이라고 거부하자 이제는 상을 차리지 않은 동생네 옆으로 가서 상을 차리는 것이었다. 동생네가 상을 차릴 필요가없다는 것을 알려 주었다.
그리고도 상을 내오지 않더니 여기 저기에 찔러 본 뒤 결국 상을 차려주는 것이었다. 주위 사람이 보기에도 눈쌀이 찌푸려지는 모습이었다. 가격도 한두푼하는 것이 아니다. 한사람당 2만5천원씩 받는 식사이다. 이런 손님을 벌써 450명 가량 받았다. 이 정도라면 이미 벌만큼은 벌었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서비스로 한상 차리는 것이 그렇게 힘든 일인지 궁금해졌다.
이 식당은 갈비탕을 가져올 때 식권을 받는다. 갈비탕을 내오고 식권을 달라고 하자 이미 식권을 주신 것으로 생각하신 어머님께 이미 식권을 주셨다고 하셨다.
종업원: (핏발을 세우며) 언제요. 갈비탕 내올때 식권을 받는데요.
매형: 예. 그래도 그렇게 핏발을 세우실 필요는 없잖아요.
도아: 여기 있습니다.
돈을 주고도, 그것도 한 두푼이 아닌 수백만원을 주고도 기분 나쁜 곳이 바로 서초 웨딩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