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이 서점 2층에 있을 때는 계속 서점 2층 식당에서 식사를 했다. 그러나 사무실을 교현동 쪽으로 옮긴 뒤로는 계속 혼자서 식사를 하고 있다. 그 이유는 사무실 아가씨들과 함께 식사를 하다 보니 식사하는데 너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혼자서 먹기 때문에 아무 때나 먹어도 되고 또 식사에 투자하는 시간도 얼마되지 않아 좋기는 한데 문제는 맛있는 집을 찾기 힘들다는 점이다. 예전에 소개한 원주 어머니 밥상이 좋기는 한데 이인분씩만 받기 때문에 혼자 가기는 힘들다. 중앙 시장의 순대국집도 괜찮지만 사무실에서 조금 멀고 또 매일 먹기는 힘든 음식이다.
따라서 사무실 근처의 동아 아파트 사거리를 중심으로 동네를 순회하는 때가 많은데 딱히 먹을 만한 집을 찾기 힘들었다. 만만한 것이 중국집이라 중국집도 가봤지만 비싸기만 하고 맛도 없었다. 무려 6000원씩 받는 볶음밥을 떡밥으로 내오는 중국집을 보면 정말 짜증이 나기도 한다.
며칠 전의 일이다. 또 동아 아파트 사거리를 서성 거리다 그냥 중앙 시장의 순대국 집으로 가기로 하고 충주 경찰서를 지나 시장으로 가고 있었다. 교차로를 조금 못가서 맛다모아라는 집이 있있는데 음식점이기는 하지만 한번도 가볼 생각을 못한 집이기도 하다. 이 집을 지날 때 일이다. 웬 아가씨 두명이 아무런 고민없이 그 문을 열고 쏙 들어가는 것이었다.
이렇다는 얘기는 이 아가씨들은 여기서 자주 식사를 했다는 얘기가 되기 때문에 살짝 문 안쪽을 들여다 봤다. 오후 한시가 지난 시간인데 많은 사람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그래서 혹시나 하는 생각에 들어가서 김치찌개를 시켰다.
잠시 뒤 나온 상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일단 '반찬의 가지수가 많았다'. 한 10가지 정도 됐다. 두번째는 '밥그릇이 아주 컷다'. 보통 공기에 내오는 것이 일반적인데 커다란 양푼에 밥을 담아 왔다. 마지막으로 '찌게가 맛있었다'.
보통 김치찌게는 묵은 지에 돼지 고기를 깍두기 썰듯 듬성 듬성 썰어 넣고 끓여야 맛있다. 이집 김치찌개는 미리 끓여놓은 김치찌개인 듯했고 고기 역시 깍두기를 썰었다기 보다는 불고기처럼 포를 뜨고 있었다. 김치는 너무 푹익은 듯했다. 그러나 김치찌개도 반찬도 맛있었다.
결국 오늘도 이집을 갔다. 지난번에 김치찌개를 먹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청국장을 시켜 먹었다. 역시 반찬은 총 10가지가 나왔고 커다란 양푼에 밥을 담아 내왔다. 특히 완전 채소류의 10가지 반찬은 혼자 먹기에는 조금 많은 양이었지만 고기와 같은 육류에 익숙한 나에게 꼭 필요한 반찬 같았다.
차림표를 보면 알 수 있지만 메뉴가 많지는 않다. 아울러 반찬은 모두 같고 국만 다른 듯 했다. 올갱이국, 된장찌개, 김치찌개, 주물럭, 청국장, 보리밥. 이 중에 주물럭과 보리밥이 다음에 먹어볼 메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