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우정을 접으며

영욕성쇠(榮辱盛衰)와 우정

대저 영, 욕, 성, 쇠란 것은 만물의 이치입니다. 대군께선 이 큰 도성을 보십시오. 조금이라도 이익이 있으면 모든 사람은 어깨를 부딪치며 다투어 성문 안으로 들어옵니다. 그러나 해가 지고 밤이 되면 이 큰 도성도 무변광야처럼 쓸쓸해집니다. 즉, 모든 사람은 그들이 구하는 바가 없기 때문에 나타나지 않는 것입니다. 대저 사람이 부귀영화하면 아는 사람이 많아지고, 가난하고 천해지면 찾아오는 친구도 없어집니다. 그러하거늘 대군께서는 무엇을 탄식하십니까? - 동주열국지, 맹상군 물음에 대한 맹환의 답

그러나 우정까지 이익으로 귀속할 수 있을까?
<사진 출처: 중국 전국시대 맹상군(孟嘗君)의 통큰 리더십>

춘추전국시대 때 일이다.
제나라에 맹상군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맹상군은 어려서부터 손님접대에 능했으며, 선비를 존중할 줄알고, 찾아오는 사람이 어떠한 사람이든 받아들였기 때문에 삼천여명이되는 식객들이 맹상군을 따랐다. 맹상군의 명성을 두려워한 진나라 왕의 모함으로 맹상군이 정승의 인을 놓고 식읍인 설읍으로 쫓겨가자 맹상군을 따르던 삼천여명의 빈객들도 뿔뿔이 흩어지고 풍환 한사람만 남게되었다.

맹상군이 풍환의 도움으로 다시 제나라 정승이 되자 뿔뿔이 흩어졌던 선비들도 다시 맹상군에게 모였들었다. 맹상군이 풍환에게 말했다.

나는 일찍이 한 번도 문객들을 허술히 대접한 일이 없었소. 그런데 전날 내가 정승 자리에서 물려나자, 그들은 모두 내곁을 떠나버렸소. 이제 선생의 힘으로 나는 다시 정승이 되었소. 그런데 저 선비들은 무슨 면목으로 돌아왔는지 모르겠구려?"

풍환이 대답한다.

대저 영, 욕, 성, 쇠란 것은 만물의 이치입니다. 대군께선 이 큰 도성을 보십시오. 조금이라도 이익이 있으면 모든 사람은 어깨를 부딪치며 다투어 성문 안으로 들어옵니다. 그러나 해가 지고 밤이 되면 이 큰 도성도 무변광야처럼 쓸쓸해집니다. 즉, 모든 사람은 그들이 구하는 바가 없기 때문에 나타나지 않는 것입니다. 대저 사람이 부귀영화하면 아는 사람이 많아지고, 가난하고 천해지면 찾아오는 친구도 없어집니다. 그러하거늘 대군께서는 무엇을 탄식하십니까?
- 동주열국지 9권중에서

예나 지금이나 귀천이 우정까지도 변모시키는 모양입니다.

하지만 친구란 그러한 귀천을 떠났기 때문에 친구가 아닐까요. 귀하던 천하던 모두 소중한 내 삶의 일부니까요.

17년을 사귀어온 친구들에게 받았던 느낌 때문에 써본 넉두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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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체제의 모든 것을 운영하고 있는 IT 블로거. IT 블로거라는 이름은 현재 시국때문에 시사 블로거로 바뀐 상태다. 그러나 나는 아직도 시사와 사회에 관심이 많은 IT 블로거일 뿐이다. 컴퓨터, 운영체제, 시사, 가족, 여행, 맛집, 리뷰등과 살면서 느끼는 소소한 일상이 블로그의 주제이다. 왼쪽의 아이콘은 둘째 딸 다예가 그린 내 모습이다.
2000/01/21 16:53 2000/01/21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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