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일이다. 술을 마시고 깨서 일어나 보니 우엉맘이 저녁을 내왔다. 저녁을 먹고나니 바로 이어지는 이벤트가 아빠 발 씻겨 드리고 감상문 쓰기였다. 아마 학교에서 내준 숙제로 보였다. 발이라고 하면 어른들은 더럽다는 생각을 먼저한다. 그러나 아이들은 더럽다는 생각 보다는 아빠발을 씻겨 주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았다.
우엉맘이 커다란 대야에 물을 떠왔고 우영이와 다예는 신이 나서 옆에 앉았다. 아직 힘센 아이들이 아니라 발 맛사지를 시켜준다고 해도 고작 비누칠하고 비눗물을 씻겨내는 것이 고작이다. 그러나 이렇게 발을 씻겨 주며 신나하는 아이들을 보니 행복이란 다른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영이는 열심히 비누칠을 했고 손이 섬세한 다예는 발가락 사이 사이에 손을 넣어 딱아 주었다. 한번으로는 부족한 듯 계속 비누칠을 했기 때문에 그 큰 대야는 이내 비눗물이 되었다.
아빠 발을 씻겨 준 소감으로 우영이는 "아빠 발은 크고 거칠었다. 아빠가 우리를 먹여 살리느라 고생을 했기 때문이다"라는 간단한 소감을 적었다. 간단하지만 아빠 발이 크고 거칠다는 것을 알고, 또 그 거침이 아빠의 고생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것만 해도 대견 스러웠다. 자식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염장이겠지만 있는 사람이라면 혹 오늘이라도 아이들이 아빠의 발을 씻어 줄지 모른다. 잔뜩 기대하고 집에 가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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