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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과 냉혹의 사이

2007/01/11 11:36

매형 서점에서 일을 하다보니 서점에 관계된 사람을 자주 만나곤 한다. 하는 일이 전산이지만 책에 둘러 싸인 환경에서 사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그 덕에 정말 남들이 평생 살아도 만져보지도 못할 책을 다루며 산다(물론 이 중에 읽은 책은 몇 권되지 않는다).

서점을 운영하면서 도매부에서 각종 기관, 학교에 납품을 하다 보니 도서관장과의 안면도 중요해진다. 도서관장이 새로 부임했고 충주에서 서점을 운영하는 사람들는 대부분 도서관에 납품을 하기 때문에 인사차 매형이 도서관장을 만나고 왔다.

대화
매형: 참. 그 사람 안됐데.
도아: 누구요?
매형: 응. 전임 도서관장.
도아: 왜요?
매형: 그 사람이 도서관장이었을 때 말이 좀 많았거든.
매형: 건물을 지을 때도 말이 많았고.
도아: 그런데요.
매형: 그런데 그 사람이 과장(직급은 정확하지 않음)으로 강등되서 
매형: 사무실을 함께 쓰고 있더라고.

사실 그렇다. 공직에 있는 사람이 부정에 관여했다면 사실 강등이라는 조치도 타당한 것 같다. 아울러 그 사람이 공직을 그만 두기를 원하지 않는다면 백의종군할 기회를 주는 것도 좋다.

특히 이러한 일 일수록 냉정하게 처리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그러나 이 얘기를 들으면서 씁쓸함을 감출 수 없었다. 강등처리한 것도 좋고, 또 계속 근무하게 한 것도 좋지만 굳이 한 때 아랫 사람이 었던 사람들과 함께 근무하도록 해야 했을까?

물론 본인이 원한 것일 수 있다. 그러나 본인이 원한 것이든 그렇지 않든 바른 처리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일은 냉정하게 처리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냉혹해서는 안된다.

냉정과 냉혹. 그 사이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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