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에는 문화생활을 할만한 곳이 많지 않다. 그러나 여가를 즐길만한 곳은 많다. 겨울에는 온천, 여름에는 지천으로 널린 계곡에서 놀면된다. 충주에 유명한 계곡 중 하나는 송계계곡이다. 수안보로 오는 관광객의 대부분이 송계계곡으로 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송계계곡으로 몰리는 인파는 만만치 않다. 따라서 충주 사람들에게는 여름에 송계계곡을 간다는 얘기처럼 바보 같은 말이 없다. 사실 송계계곡은 물이 맑고 정말 시원하지만 여름이면 주차장을 방불할 정도로 사람이 몰린다.

어제는 부처님 오신 날이었다. 불자들에게는 의미있는 날이겠지만 필자처럼 불교를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그저 휴일일 따름이다. 그러나 서점은 쉬는 날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날과 마찬가지로 사무실에 출근했다. 봄이 가출하고 여름이 차고 들어온 탓에 날씨는 정말 좋았다. 사무실로 출근하는 내내 이런 날 아이들과 계곡으로 놀러나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무실에 출근해 보니 사무실 직원들은 하나도 출근하지 않고 있었다. 확인해 보니 매장 직원이 오늘 쉰다고 해서 사무실 직원도 모두 쉬도록 했다는 것이다.

점심때가 조금 지나 결국 아이들과 계곡으로 가기로 하고 우엉맘과 아이들을 불렀다. 우엉맘이 그림을 그리기 위해 아이들과 미륵리사지를 가다가 발견한 곳이라고 하는데 우엉맘의 얘기로는 아주 좋다고 했다.

일단 3번 국도를 타고 수안보쪽으로 가다보면 용천이 나온다. 여기서 월악산 방면으로 좌회전을 하고 36번 국도를 타고 청풍, 단양쪽으로 계속 가다보면 월악대교가 나온다. 월악대교를 건너면 수산과 송계계곡으로 길이 갈라지는데 송계계곡 쪽으로 우회전한 뒤 한 3~4Km 정도 더가면 왼쪽에는 휴게소, 오른쪽에는 펜션촌이 나온다. 이 펜션촌에서 1Km 정도 더 내려가면 울창한 자연림이 나타나는데 이 자연림이 송계계곡 야영장이다.

나무와 나무 사이에 텐트를 칠 수 있도록 땅이 평평하게 다져져 있으며 야영장 끝에는 식수대가 있다. 그러나 이 외에 다른 편의 시설(예: 화장실)은 없었다. 여기서 더 밑으로 내려 가면 비슷한 야영장이 나오는 것 같은데 우리 가족은 여기까지 가지는 않았다.

일단 도로변에 차를 주차하고 자연림안으로 들어오니 시원한 바람이 계속 불어왔다. 여름 못지 않은 날씨에 상당히 더웠지만 계곡 바람은 이런 더위도 모두 삼킨 듯 감기에 걸릴 수 있을 만큼 시원했다. 시간이 점심 때라 일단 짐을 부리고 코펠로 라면을 끊였다.

우리 가족의 식사

배낭에 코펠, 버너, 라면, 쌀, 돗자리를 항상 가지고 다닌다. 우연히 이런 곳을 만나면 잠깐 쉬었다가기 위해서이다. 오늘은 아이들과 계곡에 간다고 하니 우엉맘이 미리 도시락을 준비했다. 물론 밥과 김치, 오징어 볶음 뿐이지만 이런 곳에서의 식사는 맨밥에 매운 고추 하나만 있어도 맛있다.

송계계곡

물이 맑고 정말 깨끗하다. 보통 위생 문제에 신경을 많이쓰는 우엉맘도 깨끗한 물에 반했는지 이 물에 상치를 그냥 씻어왔다. 물론 야영장이기 때문에 식수대가 있지만 우엉맘은 야영장 생활을 해본적이 없어서 모르는 듯하다. 계곡의 담을 보면 알 수 있지만 사람이 인위적으로 쌓은 담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야영장

이런 송림이 야영장 전체를 감싸고 있다. 일부러 조성한 것인지 아니면 자연적으로 생긴 곳에 야영장을 만든 것인지 모르겠다. 우리 가족이 짐을 부린 곳은 땅을 평평하게 고르지 않았지만 사진 건너편의 야영장은 모두 땅을 고르고 가는 나무로 칸막이가 되어 있다.

사무실에서 출발한 시간이 오후 1시 30분 정도 였고 야영장에 도착한 시간은 두 시가 조금 더 됐다. 조금전까지는 상당히 배가 고팠지만 때를 놓쳐서 그런지 야영장에 도착해서는 배가 그리 고프지 않았다. 코펠에 끓일 수 있는 라면은 2~3개라 일단 라면 두 개를 끓여 우영이와 다예에게 떠 주었다.

필자는 라면에 밥을 말아 먹었다. 라면을 끓여 먹은 뒤에는 음식 찌거기를 처리하는 것이 조금 까다로운데 우리집은 이런 면에서도 분화되어 있다. 라면 건더기를 다 먹고난 찌거기는 꼭 우엉맘이 먹는다. 우엉맘은 라면 건더기 보다는 남은 찌거기를 먹는 것을 더 좋아한다. 이렇게 찌거기까지 처리되면 휴지로 남은 국물을 빨아 들인 뒤 다시 코펠을 휴지로 깨끗이 닦아 둔다(물은 사용하지 않는다). 물론 물로 씻는 것은 집에서 씻는다.

우영이와 다예도 밖에서 노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두 녀석 모두 즐거운 모양이었다. 작년 8월에 송계계곡을 갔을 때에는 물이 얼음처럼 찼었는데 여기는 그리 차지 않았다. 그래도 다른 곳의 물보다는 훨씬 차기 때문에 물에 마땅히 있어야할 고기는 보이지 않았다. 돌을 뒤집으면 꼭 가재가 나올 것 같았지만 따라 쟁이 다예가 따라하다가 물에 넘어질 것 같아서 가재를 잡는 것은 그만 두었다.

그런데 부는 바람이 심상치 않았다. 모르는 사람은 모르겠지만 비가 오기전에 부는 바람에는 물냄새가 섞여있다. 그리고 이런 바람이 불면 꼭 비가 오기 때문에 우영이를 불러 준비 시키고 차로 이동했다. 원래는 여기서 조금만 더 가면 미륵리사지이지만 계곡에서 폭우를 만나면 위험하기 때문에 일단 차를 돌려 집으로 왔다.

집으로 오는 도중 실미에서 동동주 양조장을 발견했다. 장금이 검은콩 동동주라고 해서 우엉맘보고 사오라고 했는데 막상 사온 것은 뜸금없는 소백산 동동주. 집에서 김치전을 부처서 먹어봤지만 맛은 수안보 양조장에서 나오는 막걸리 보다 훨씬 맛이 없었다(반병 넘게 남겼다). 잠깐의 외출이었지만 맑고 깨끗한 송계계곡과 야영장이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야영을 하기 위해 지금 옥션에서 텐트를 찾고 있다.

송계계곡에서 즐거운 한때

물이 차기 때문에 물속에서 놀지는 않았지만 깨끗한 물, 시원한 바람과 처음 보는 풍경에 우영이와 다예도 마냥 즐거운 모양이었다. 오빠한테 지기 싫어하지만 오빠가 없으면 불안한 다예는 연신 오빠를 따라 돌을 던지고 놀았다.

인용 송계계곡 정보

월악산국립공원을 대표하는 맑고 수려한 계곡으로 매년 여름 피서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룰 만큼 널리 알려져 있다. 대부분의 월악산 산행은 이 송계계곡에서 출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계곡을 끼고 좌우로 기암봉들이 솟아 있다.

송계계곡은 하늘재와 지릅재에서 각기 내려오는 물줄기가 만나는 미륵리 미륵사지에서 시작된다. 미륵사지는 국보급 문화재가 다수 안치되어 있는 문화 유적지로서 마의태자와 덕주공주의 전설이 깃든 곳이기도 하다. 신비한 수수께끼를 담고 있는 미륵석불은 지긋이 송계계곡을 응시하고 있다.

미륵리에서부터 계곡을 따라 형성된 도로는 1904년 경부선철도가 부설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과거 옛부터 서울로 향하는 큰 길로 남한강 수운을 이용코자 많은 이들의 왕래가 잦았던 역사적인 유적지이기도 하다.이를 증명하듯 덕주산성이 길가에 남과 북으로 각각 옛 모습을 많이 잃은 채 서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만수교를 넘어 송계리로 들어서다보면 닷돈재라는 고개가 하나 나오는데 옛날 문경과 한수 청풍나루까지의 중간지점이 바로 이 곳이어서 이 곳부터 짐값이 닷돈이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또 한편으로는 산적들이 통행료로 닷돈씩 갈취하였다고 하여 닷돈재라고도 한다.

송계계곡의 수려한 비경과 월악산 영봉을 합쳐 송계팔경이라 명명하였는데 월악영봉,팔랑소,와룡대,망폭대,수경대,학소대,자연대,월광폭포등이다. 월악영봉과 월광폭포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송계계곡의 수려한 명소이다.

송계계곡 내 야영장은 두 곳이다. 닷돈재 야영장과 덕주골앞 야영장. 노송들 아래 조성되어 여름철 따가운 햇빛으로부터 자유로우며 규모 또한 방대하지만 여름 피서철이면 늘 빽빽한 텐트촌이 되곤한다. 야영장 사용료는 텐트 사이즈에 따라 3,000원 ~6,000원이며, 화장실 및 수도시설이 잘 갖춰져 있으며, 무엇보다도 597번 지방도로가 계곡을 따라 이어지고 있어 접근이 매우 용이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597번 지방도는 수안보에서 갈라져 송계계곡을 따라 충주호로 이어지는 길로 충주호에서는 충주 ~단양을 잇는 36번 국도와 만나게 된다. 수려한 드라이브 코스로 꼭 여름 피서철만이 아닌 봄, 가을 운치있는 풍경을 즐길 수 있는 좋은 코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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