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루넷이 된 하나로 텔레콤

난 하나로 텔레콤에 대한 이미지가 가장 좋았다. 상담원이 친절하고 장애가 적었기 때문이다. 하나로에서 온세통신으로 갈아탄 이유는 서비스에 불만이 있어서가 아니다. 하나로는 ADSL 상위 상품상품을 내놓을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하나로가 두루넷과 합치면서 이젠 하나로에 대한 이미지 자체가 바뀌었다. 친절한 상담원은 어디갔는지 찾을 수 없고 일처리 역시 황당하기 그지없기 때문이다.

하나로 텔레콤

오늘 QAOS.com회원 전용 게시판에 하나로 텔레콤에 대한 애기가 올라왔다. 나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되었다.

나는 네 개 통신사 중 지금도 하나로(파워콤 제외)에 대한 이미지가 가장 좋다. 내가 삼산동으로 이사한 뒤 처음 사용한 초고속 인터넷이 돌넷이다. 돌넷 프리미엄의 속도가 모뎀 속도(56K)도 나오지 않고, 막상 돌넷 기사를 불러 AS 신청을 하면 모뎀 속도도 나오지 않는 속도가 이 지역에서는 잘 나오는 속도라는 황당한 소리만 들었다.

도아: 아니 이게 프리미엄 속도라고요?
기사: 예. 여기서는 이 정도면 잘나오는 속도거든요.

도아: 그러면 왜 돈을 5만원씩이나 받아 가는데요?
기사: 그러게요.

더우기 이 느린 속도에 장애라도 없으면 다행인데 한 시간에 대 여섯번씩 랙이 걸리고 하루에 한 시간 정도는 먹통이 된다. 한 달에 한 번 정도 하루 종일 먹통은 덤이었다.

결국 '돌넷 같은 회사는 반드시 망한다'라고 말해준 뒤 돌넷을 해지하고 가입한 것이 하나로였다. 하나로 ADSL Lite를 3년 가까이 사용했다. 하나로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서 회사에서도 하나로 케이블을 사용했고 전화도 하나로로 바꿨다. 하나로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진 것은

  1. 상담원이 친절하다
    새벽 2시에 전화를 걸어도 친절하게 받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처리는 다 해준다. 반면에 KT의 상담원은 6시가 넘으면 사라지고 돌넷 상담원은 전화를 받는 사람마다 항상 다른 소리를 했다.

  2. 장애가 적다
    컴퓨터의 문제라면 다른 사람을 부르지 않는다. 어차피 내가 해결하지 못한다면 다른 사람이 해결할 가능성은 극히 낮기 때문이다. 한때 랜 설치 공사도 했기 때문에 인터넷 장애는 회선의 장애가 아니라면 대부분 혼자서 처리한다. 따라서 하나로에 회선 장애로 전화한 것은 3년간 딱 한번밖에 없었다.

물론 문제가 생기면 대부분 직접 해결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직접 해결했다'는 것은 실제 회선 장애는 거의 없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에 돌넷은 하루가 멀다하고 전화했다. 물론 모두 회선 장애이고, 나중에는 전화를 하도 하자

고객님의 지역은 회선 장애로 서비스 복구 중입니다. 최대한 불편이 없도록 복구하겠습니다.

라는 소리가 들렸다.

하나로 텔레콤 해지

하나로를 해지한 것은 하나로에서 ADSL 외에 상위 상품을 추가할 의지가 없었기 때문이다. KT-VDSL도 들어오고 다른 상품들은 뻔질나게 들어오는 데 하나로에 문의하면 '항상 계획이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 그러던 중 가격은 더 싸고 속도는 무려 10배나 빠른 신비로 X-Cable이 들어왔다. 그래서 하나로 초고속 인터넷을 해지했다. 해지할 때 하나로 상담원이 했던 말이다.

속도는 배로 높혀드리고 가격은 만원 할인해 드릴테니 계속 사용하시면 안될까요?

참 어이가 없었다. 3년 동안 고객 센터에 딱 한번 전화하고 단 한번의 불평도 하지 않고 사용할 때는 한번도 아는 체 하지 않던 하나로가 해지하겠다는 말 한마디에 속도는 배로 올려주고 가격은 만원을 할인해주겠단다. 여기서 하나로에 대한 이미지가 바뀌었다.

그러나 이사했습니다.에서 설명한 것처럼 지금도 하나로 유선 전화를 사용하고 있다. 하나로 유선 전화를 계속 사용하고 있는 것은 이사했습니다.에서 설명한 것처럼 '1년간 기본료를 면제' 받았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면제는 받았지만 이 과정에서 하나로 설치 기사(아마 돌넷 기사였을 것으로 추정)의 무성의함에 무척 열 받았던 적이 있다.

일단 하나로 전화가 KT 전화보다 싸기 때문에 하나로에 유선 전화 이전 신청을 했다. 하나로 측에서는 일반 유선 전화는 사용할 수 없고 디지탈 전화만 가능하다고 했다. 가격도 싸고 음질은 일반전화와 같다고 해서 전화 번호를 유지할 생각으로 이전 신청을 한 것이었다. 전화 번호지역번호-국번-개인번호로 구성되며, 지역 번호는 바뀐다고 해도 국번과 개인 번호는 같을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막상 이전된 전화 번호를 보니 마지막의 개인 번호만 같았다.

하나로 디지탈 전화를 사용하는 유일한 이유가 전화 번호 유지였는데 전화 번호가 이렇게 바뀐다면 굳이 사용할 필요가 없을 것같다. 이전 신청을 취소하고 해지 신청을 했고 해지 전담 상담실로 연결됐다. 여러 가지 얘기를 했지만 결론은 다음과 같다.

  1. 이전 신청 비용 감면
  2. 1년간 기본료 면제
  3. 전화 두대 설치

전화 두대 설치는 아무 문제가 아닌 것 같지만 하나로 전화는 꼭 집고 넘어 가야 하는 부분이었다. 그 이유는 하나로 전화는 일명 디지탈 전화, 쉽게 얘기하면 인터넷 전화이다. 따라서 유선 케이블을 가정으로 끌고 오고, 유선 케이블에 케이블 모뎀을 설치한 뒤 이 모뎀에 전화를 연결해서 사용한다.

이렇게 되면 케이블 하나 당 전화는 한대만 설치할 수 있게 된다. 케이블이 두 개가 되면 전화 번호가 두 개가 된다. 따라서 무선 전화기가 없다면 거실에서 TV를 보고 있다가 안방으로 뛰어 가서 전화를 받아야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였다. 그래서 하나로 전화를 사용하는 조건으로 전화 두대를 설치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다. 물론 상담원은 기술부에 문의하고 가능하다고 답변을 했다.

어이없는 설치 기사

그러나 막상 온 설치 기사. 전혀 다른 얘기를 했다.

도아: 전화를 두 대를 연결해야 하거든요.
기사: 모뎀 한대에 전화 한대 밖에 연결할 수 없습니다.

도아: 그러면 안방에 전화를 설치하고 전화가 오면 안방으로 뛰어 가야 한다는 얘긴가요?
기사: 예.

도아: 하나로 본사에서는 가능하다고 하던데요?
기사: 몰라서 그렇습니다.

도아: 그럼, 일단 그냥 가세요. 만약 그렇다고 하면 굳이 하나로를 사용할 필요가 없으니까요.

그뒤 다시 상담원과 통화를 했다. 상담원이 다시 문의하고 충주 지역 대리점에 연락해서 설치가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했다. 그리고 며칠 뒤 하나로 기사로부터 다시 연락이 왔다.

기사: 지금 설치하러 가려고 하건든요. 댁에 계신가요?
도아: 아뇨. 저는 출장 나와있고, 아마 애 엄마가 있을 겁니다.

기사: 예. 알겠습니다.
도아: (혹시 몰라) 그런데 전화 두대를 설치해야 하는 것은 알고 계시죠?

기사: 아뇨. 전화 두대는 설치할 수 없는데요.
도아: 그러면 설치하지 마세요.

그리고 다시 통화를 했다. 이번에도 처리되지 않는다면 그 책임이 누구에게 있던 하나로를 해지하겠다고 얘기했고 상담원 역시 충주 지역 대리점의 더 높은 직급의 사람과 통화했으니 꼭 될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역시 그날 전화를 받았다.

기사: 하나로 기사입니다. 전화를 두대 설치하신다고 하셨죠?
도아: 예.

기사: 가능합니다. 오늘 가서 설치해드리겠습니다.
도아: 다른 기사분은 불가능하다고 하시던데 가능한 것인가요?

기사: 불가능 하긴요. 모뎀의 선을 기존 전화선에 연결하고 이 전화선에 전화기를 연결하면 몇대도 가능합니다.

참 기가 막혔다. 상담실과 전화, 기사와 전화, 일정을 잡고, 일정을 취소하고 다시 일정을 잡고 또 취소하고, 또 다시 일정을 잡고 설치한 것이었다. 이 부분은 하나로 본사의 잘못으로 보지는 않는다. 하나로에서 돌넷 인수를 발표했을 때 하나로의 돌넷 인수를 반대했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하나로의 서비스가 아무리 좋다고 해도 돌넷을 인수하면 서비스 질이 돌넷 수준으로 떨어질 것은 불을 보듯 뻔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요즘 하나로 서비스에 불평하는 사람들을 많이 봤다. 서비스라면 정말 개판 오분전인 돌넷을 합병한 결과가 아닐까 싶다.

남은 이야기

위글에서 돌넷은 두루넷을 말한다. 두루넷을 사용해보면 정말 구석기 시대에서 통신하는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아울러 상담원들 역시 사람마다 하는 말이 다르다. 더 재미있는 것은 가입전에는 모두 똑 같은 소리를 했다는 점이다.

가입전 돌넷 상담원들

상담원A, B, C: 다운은 평균 3~4M 정도 나오고 업은 다운의 3분의 1정도 나옵니다.

가입후 돌넷 상담원들

상담원A: 저희는 속도 제한을 한적이 없습니다. 속도 제한한것을 어떻게 알았죠?
도아: 속도 제한을 하지 않았다면 다운 속도는 1~4M로 변하는데 업은 왜 항상 0.7M만 나죠?

상담원B: 3분의 1 나오는게 맞습니다. 다만 손님께서는 다운이 1M도 안나오기 때문에 업 속도가 느린 것입니다.
도아: 내려받기가 4M가 나와도 올리기는 0.7M 밖에 안나오는데요?

상담원C: 속도 제한한 것 맞습니다. 다른 업체도 마찬가지 입니다.
도아: 그런데 왜 제한하지 않았다고 하죠?
상담원C: 누가요? 그런 상담원은 없습니다.

상담원D: 속도 제한 한적 없습니다.
도아: 다른 상담원이 제한했다고 하던데요.
상담원E: 그 상담원이 잘못 알았을 겁니다.

상담원E: 속도 제한한 것 맞습니다.
도아: 다른 상담원은 제한한적이 없다고 했는데요?
상담원E: 그 상담원이 그런말을 했을리 없습니다

전환 유도 전화
온세 통신은 초고속 인터넷 사업을 접었다. 아울러 온세 통신 사용자 한명당 25만원씩 받기로 하고 하나로에 사용자 정보를 넘겼다. 이처럼 사용자 정보를 넘긴 덕에 심한 경우에는 하루 대여섯 통씩 전화를 받는다. 문제는 이렇게 전화한 영업자 모두 거짓말을 한다는 점이다.

영업자1: 도아님 되시죠. 제가 고객님을 온세에 가입시켜드린 사람이거든요.
도아: 제 몸은 하난데 가입은 참 여러 명이 시키셨네요.

영업자1: 이런 전화 많이 받으셨나 보네요.
도아: (니가 더 잘알잖아)

영업자2: 도아님 되시죠. 제가 고객님을 온세에 가입시켜드린 사람이거든요. 그런데 고객님도 아시겠지만 온세가 망했거든요.
도아: (MOU 각서를 쓴다고 망했으면 망하지 않을 회사가 어디있니)
도아: 이런 식으로 영업하지 마세요.

영업자2: 가입 안하시면 되지 그렇게 말하지 마세요. 참 별꼴이야.
도아: (내가 별모양이면 사기 영업하는 너는 무슨 모양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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