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 없는 인천

인천으로 이사온 것은 2001년 10월 경이다. 결혼을하고 첫 신혼 생활을 목동에서 시작했는데 전세로 살던 집이 재개발되서 전세 계약일을 서너달 남기고 인천으로 이사했다. 인천 가까이에는 산이 많지 않다. 서울 장안동에 살던 시절에는 10여분만 가면 배봉산이라는 조그만 야산이 있었고 한 30여분을 걸어가면 다양한 등산로를 가진 용마산이 있었다. 그러나 내가 살고 있는 인천 삼산동 주변의 유일한 산이 계양산이다. 보통 계양산은 걸어서 간다. 작전 어린이 집을 들려, 우영이를 데리고 걸어서 계양산까지 간다. 암벽이 많은 산은 무척 좋아하는 우영이지만 아스팔트나 계단은 무척 싫어한다.

산이 없는 인천

인천으로 이사온 것은 2001년 10월 경이다. 결혼을하고 첫 신혼 생활을 목동에서 시작했는데 전세로 살던 집이 재개발되서 전세 계약일을 서너달 남기고 인천으로 이사했다. 인천 가까이에는 산이 많지 않다. 서울 장안동에 살던 시절에는 10여분만 가면 배봉산이라는 조그만 야산이 있었고 한 30여분을 걸어가면 다양한 등산로를 가진 용마산이 있었다.

그러나 내가 살고 있는 인천 삼산동 주변의 유일한 산이 계양산이다. 보통 계양산은 걸어서 간다. 작전 어린이 집을 들려, 우영이를 데리고 걸어서 계양산까지 간다. 암벽이 많은 산은 무척 좋아하는 우영이지만 아스팔트나 계단은 무척 싫어한다.

따라서 산행은 주로 삼산동에서 계양산까지 걸어가고, 공원 관리소(약수터)에서 계단을 계속 올라가 하느재까지 간 후 정상 반대편 능선을 타고 팔각정으로 이동한다. 이 팔각정에서 간단히 식사를 하고 다시 능선을 타고 국궁장으로 내려오곤 했다.

팔각정에서 우영이와 다예

팔각정 난간이 조금 허술해 다예는 올라가지 못하도록 하지만 잠시만 한눈을 팔면 팔각정에 올라가 이내 소리를 지른다.

지난 일요일이다. 토요일에 조금 일찍 잠이든 덕에 새벽 4시 30분이라는 비교적 이른 시간에 잠을 깼다. 컴퓨터 작업을 조금하고 8시경 애 엄마를 깨웠다. 주말을 그냥 보내는 것보다는 산행이 나을 것 같아 계양산에 가기로 했다. 금요일에 계양산 숲속 탐방로를 타고 솔밭을 갔다왔기 때문에 이번에는 처음으로 계양산 정상에 오르기로 했다.

계양산

계양산까지 걸어가면 우영이가 금방 지치기 때문이 이번에는 계양산 공원 관리소까지는 차로 가고, 공원 관리소부터 계양산 정상으로 올라갔다. 계양산을 오를 때면 항상 느끼는 점이지만 계양산은 등산로 관리가 참 잘되어있다는 점이다[1].

공원 관리소부터 하느재까지는 계속 계단이다. 보통 산길은 올라갈 때가 있으면 내려갈 때도 있는데 계양산은 하느재까지 계속 오르막길이다. 따라서 산은 높지않지만 힘은 상당히 든다.

하느재에서 잠깐 쉬고 다예를 등에 짊어지고 다시 정상을 향해 출발했다. 하느재까지도 계속 올라만 왔는데 정상까지 오르는 길도 별반 차이가 없었다. 약간 평탄한 길을 조금가면 조금 급한 경사의 등산로로 정상까지 계속 올라가야 한다.

계단이 등산을 편하게 해줄 것 같지만 보폭을 고려하지 않고 만든 계단(일명 멍텅구리 계단)이 많아서 오히려 더 불편하다. 이런 계단을 한 세개정도 통과하면 좌측으로 헬기장이 나타난다. 헬기장을 지나 조그만 더 오르면 계양산 정상이 나타난다.

정상에 올라 주변을 바라보니 주변 어느 곳도 계양산 보다 높은 곳이 없었다. 계양산은 이 지역에서 가장 높은 산인 셈이다. 계양산은 비교적 낮은 산이다. 그러나 하느재 안내판에도 나와있듯 산이 높고 험한 것은 아니지만 계속 쉼없이 올라가다 보니 등산 자체는 힘이 든다.

계양산 정상에선 우영이

아이스크림을 사달라고 해서 아이스크림을 사줬다. 휴일이고 많은 사람들이 찾기 때문인지 아이스크림과 각종 음료수를 등짐을 지고와서 팔고 있었다.

정상에서 바라본 인천은 맑은 날씨와는 다르게 뿌옅다. 공기가 좋지 않아서 산에서 보는 전망도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다. 애 엄마가 준비한 김치 김밥을 먹고, 우영이에게 아이스크림을 하나 사준후 다시 내려왔다.

가파른 길을 계속 올라가야하기 때문에 오르는 시간은 꽤 걸리지만 반대로 내려가는 시간은 얼마 걸리지 않는다. 물론 넘어질 수 있기 때문에 상당히 조심해야 하지만...

처음 올라본 계양산 정상. 생각 보다는 힘들었지만 짧고 즐거운 산행이었다. 사는 곳 가까이에 이렇게 오늘 수 있는 산이 있다는 것, 그것에 만족한다.

남은 이야기

국궁장으로 내려올 때 일이다.

우영: 아빠. 계단은 왜 만들었어?
도아: 응. 사람들 다니기 편하라고 만들었지?
우영: 아빠. 그런데. 응. 사람들 다니기 편하라고 만들었는데 왜 더 힘들어?

우영이 옆을 지나가던 아주머니들이 네말이 맛다고들 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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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용마산 등산로는 대부분 사람이 다니던 길이다. 절벽도 많고 굴곡도 심하며, 때로는 상당히 위험한 길도 많다. 그러나 계양산 등산로는 대부분 사람들이 일부러 만든 길이다. 따라서 계단도 많고, 난간이 설치되어 있는 곳도 많다. 주변에 산이 없어서 이렇게 만든 것인지 아니면 군사 지역이라서 이렇게 만든 것인지는 모르지만 인공으로 만든 등산로가 많다보니 용마산보다 등산하는 재미는 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