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올림이야, 설치야?

보통 판올림이라고 하면 개정판을 덮어 쒸우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Windows 7'의 판올림도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실제 판올림을 해 보면 '새로 설치하는 시간 보다 판올림하는 시간이 더 걸렸다'. 설정을 그대로 유지하고 개선된 파일만 복사하는 개념이라면 설치하는 것 보다는 판올림 하는 시간이 더 빨라야 한다.

베타를 주 운영체제로

요즘은 Windows 7을 주 운영체제(Operating System)로 사용하고 있다. 비스타에 비해 훨씬 화려한 사용자 환경을 가지고 있지만 비스타에 비해 훨씬 가볍다. 이 부분에서도 비스타(Windows Vista)가 왜 안정된 성능을 가지고 있으면서 사람들에게 외면받을 수 밖에 없었는지를 말해 주는 것 같아 조금은 안타깝다[1]. 아무튼 Windows 7은 베타판이지만 베타판으로 보기 힘들 정도로 안정적으로 동작한다.

'운영체제'(Operating System)를 비스타에서 'Windows 7'로 바꾼지 20일이 다되가지만 아직까지 공포의 파란화면[2]은 한번도 본적이 없다. 영문 운영체제이지만 한글을 사용하는데에도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 설치한 빌드는 '7048'이었다. 7048을 설치한 뒤 7057이 유출됐지만 7057로 판올림하지는 못했다. 업그레이드도 힘든 Windows 7에서 설명한 것처럼 판올림이 진행되다가 가장 마지막에 판올림이 중지됐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7068로 판올림하는데 성공했다"는 글을 읽었다. ASURADA님의 Windows 7 업그레이드 7057->7068이라는 글이다.

빌드가 틀려서 반신반의하면서 나 역시 판올림을 시도했다. 일단 판올림할 때 "곰탱이플레이어와 VMWare와 호환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메시지가 떴다. 곰탱이플레이어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 플레이어이고 'VMWare'는 드라이버때문에 운영체제를 설치하면 항상 새로 설치하는 프로그램이라 별 문제는 없었다. 그리고 판올림이 진행됐다. 7057과는 달리 7068은 아무런 문제 없이 판올림되었다.

판올림이야, 설치야?

보통 판올림이라고 하면 개정판을 덮어 쒸우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Windows 7'의 판올림도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실제 판올림을 해 보면 '새로 설치하는 시간 보다 판올림하는 시간이 더 걸렸다'. 설정을 그대로 유지하고 개선된 파일만 복사하는 개념이라면 설치하는 것 보다는 판올림 하는 시간이 더 빨라야 한다.

그런데 판올림에 걸린 시간은 새로 설치하고 백업된 파일을 수작업으로 복구하는 시간 보다 더 걸렸다[3]. 처음 설치 파일을 복사하는데 걸리는 시간도 상당하고, WIM 압축 파일을 푸는데 걸리는 시간, 운영체제를 설치하는데 걸리는 시간, 파일을 전송하는데 걸리는 시간까지 따지면 근 한시간 정도는 족히 걸리는 것 같았다.

일단 판올림을 하면 신기하지만 '라이선스 정보가 사라진다'. 따라서 판올림을 한 것이지만 라이선스는 새로 입력해야 한다. 라이선스를 새로 입력하는 것은 별 문제가 없지만 몇가지 문제가 생겼다. 일부 프로그램에서 한글이 깨져 보였다. 토털 코맨더(Total Commander)는 메뉴는 정상적으로 나오지만 폴더 목록의 파일명, 확장자, 크기, 날짜와 같은 것들이 모두 깨졌다. 이 문제는 '토털 코맨더'(Total Commander)의 옵션에서 글꼴을 맑은고딕으로 설정해서 해결했다.

그런데 또 문제가 발생했다. 스내그잇(Snag It)을 비롯한 일부 프로그램의 메뉴가 모두 깨져 보였다. 새로 설치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아야 하는데 이상했다. 이런 프로그램의 한글이 깨지는 것 역시 글꼴의 문제이기 때문에 글꼴을 맑은고딕으로 바꾸려고 했다. 그러나 맑은고딕이 제어판에 보이지 않았다. 결국 설치한 글꼴을 고급 화면 배색창에서 선택할 수 없는 경우라는 팁을 이용해서 맑은고딕을 설정하고 을 다시 설치한 뒤 한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이제 판올림한 뒤 모든 문제를 다 해결한 것 같아 주 브라우저로 사용하는 을 실행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크롬의 데이타가 모두 사라졌다'. 판올림이라고 하면 당연히 데이타가 남아 있어야 한다. 그런데 사라진 것이 이상해서 확인해 보니 데이타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링크 폴더가 사라진 것'이었다. 크롬의 사용자 데이타가 너무 크고 운영체제를 새로 설치하면 날릴 가능성이 있어서 의 사용자 데이타를 다른 폴더로 옮긴 뒤 링크 폴더를 이용해서 연결[4]했었다. 그런데 이 링크 폴더가 사라져서 발생한 일이었다.

아무튼 링크 폴더를 복원해서 크롬의 문제 역시 해결했다. 크롬의 문제까지 해결하고 생각해 보니 'Windows 7'의 판올림 과정은 실제 판올림이 아니라 새로 설치하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즉 개선된 파일만 판올림하는 것이 아니라

  1. 사용자 데이타와 설정을 다른 드라이브로 백업
  2. 운영체제 파티션의 모든 데이타를 삭제
  3. Windows 7 설치
  4. 백업된 사용자 데이타와 설정을 복원

와 같은 과정을 통해 판올림하는 것으로 보였다. 이렇게 판올림하지 않는다면 라이선스 정보가 사라지고, 글꼴 폴더에 글꼴이 있지만 시스템이 인식하지 못하며 폴더 정보에 남아 있을 링크 폴더의 정보가 사라질 리는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런 방식이라면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 역시 당연하며 백업과 복원 과정에서 백업하지 못한 정보가 사라졌기 때문에 한글이 깨지는 것과 같은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여겨진다.

7068이 RC1일까?

7057이 유출됐을 때 많은 사이트에서 7057이 RC1이라는 이야기가 돌았다. 그 이유는 그전에 있던 'For testing purposes only'(시험판)라는 문구가 'Evaluation copy'(평가판)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7057이 RC1은 아니라고 해도 이 문구를 보면 지금까지 베타 단계에 있던 Windows 7은 7057에서 RC1 단계로 넘어갔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지난 달 7068이 유출됐다. 내가 설치한 판올림한 빌드도 7068 빌드이다.

7000까지는 한글판이 나왔지만 이어진 7048, 7052 빌드에서는 한글판이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개인이 만든 한글판이 돌아다녔다. 그러나 7068에서는 영문판이 유출된 뒤 바로 한글판까지 유출됐다. 처음에는 가짜가 아닐까 싶었지만 직접 VMWare에 설치해서 확인해 본 결과 한글판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라이선스 정보를 담고 있는 'lpeula.rtf'의 파일명에도 'RC1'이 등장하는 것으로 봐서 이제 한글판도 RC1단계로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한글판 이모 저모

초기 설치 화면

비스타와 크게 다르지는 않다. 오른쪽 Ctrl 키와 Alt 키를 살리고 Shift-Space를 이용해서 한영 전환을 하기위해 '종류 3'을 선택했다.

판 선택 화면

역시 비스타와 비슷하다. 비스타의 실패 이유 중 하나로 지나치게 많은 판본을 꼽았는데 'Windows 7'은 이런 과거의 경험을 살리지 못한 듯 하다. 역시 'Basick K', 'Premium K', 'Professional', 'Ultimate K'로 구분되어 있다. 다만 한글판은 완전하지 않은 듯 'Windows 7' 앞에 깨진 문자가 나타난다.

설치 화면

역시 비스타와 비슷하다. 그러나 아직 한글화가 완전하지 않아 'Copying Windows files'라는 영문이 출력되며 글자가 깨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설치 완료 화면

부팅 화면

비스타까지는 진행막대가 나타났지만 Windows 7에서는 화려한 3차원 Microsoft 로고가 작은 점에서 점점 커져 그림처럼 바뀐다.

성능 시험 화면

네트워크 설정 화면

비스타와 마찬가지로 처음 부팅한 뒤 네트워크를 설정해야 한다. 그런데 부팅한 뒤 자동으로 'VMWare' 도구가 설치되면서 그림처럼 오류 메시지를 내뱉었다. 또 오른쪽 아래를 보면 '평가본입니다.'라는 메시지가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다.

불완전한 한글화

여기 저기서 한글화가 되지 않은 화면이 종종 보인다. 또 이런 영향인지 깨진 한글도 아주 종종 만날 수 있다.

한글판 테마

Windows 7에는 나라에 따라 테마가 따로 들어가 있다. Windows 7 Ultimate K도 한글판이라 한글판 테마가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 의외로 배경화면으로 사용하기에 상당히 괜찮은 화면이 포함되어 있었다.

남은 이야기

화면을 보면 알 수 있지만 위의 화면은 모두 Windows 7 Ultimate KVMWare에 설치한 뒤 잡은 것이다. 영문판을 사용하면서 한글판으로 갈아 타지 않은 이유는 한글판은 판올림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또 베타나 RC에서는 한글판 보다는 영문판이 아무래도 낫다. 안정성도 그렇고 인터넷을 검색하는 것도 더 쉽기 때문이다.

관련 글타래


  1. 비스타에 대해 '좋지 않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비스타는 상당히 우수한 운영체제다. 마케팅 실패와 고사양은 운영체제를 평가하는 기준이 되지는 못한다. 
  2. 어제 파란닷컴에서는 추억의 하이텔 화면을 선보였다. 하이텔 화면은 추억을 자극하지만 Windows 파란화면(BSOD: Blue Screen of Death)은 초보자에게 공포를 유발한다. 
  3. 보통 프로그램을 수동으로 설치하며 레지스트리를 백업해 두기 때문에 새로운 운영체제를 설치하고 백업된 파일을 모두 복구, 이전 상태로 복귀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얼마 되지 않는다. 
  4. 이 방법을 이용하면 크롬 캐시를 램디스크로 설정할 수 있다. 더 자세한 정보는 크롬의 사용자 데이타를 다른 폴더에 설정하기를 읽어 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