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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권, 인간 수탈의 역사

매주 복권을 사는 사람이 많다. 로또 1등. 또 이런 소박한 꿈을 꾸는 서민들도 많다. 그러나 이런 복권은 모두 '서민의 꿈에 매긴 세금'이다. 즉, 복권의 역사는 '서민의 꿈에 매긴 세금의 역사이며 인간 수탈의 역사'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이런 사실을 알면서 매주 복권을 산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복권의 가치, 확률 높은 로또 번호를 고르는 법과 복권 이론을 기초로 내가 만든 로또 번호 발생기를 소개할까 한다.

로또 광풍

2003년초 로또 광풍이 분적이 있다. 당시 로또는 한 게임당 2000원, 1등이 나오지 않으면 계속 이월하는 방식이었다. 몇주째 1등이 나오지 않아 이월된 1등 당첨금은 무려 800억 가까이 됐다. 1등 800억. 서민이라면 1억도 꿈꾸기 힘든 돈이다. 그런데 그돈의 800배이다. 전국은 로또 광풍에 휩싸였다. 당시 신정동 패미리마트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처제에 따르면 작은 편의점에서 금요일 하루에 판매한 로또 판매액이 2500만원이 넘었다고 한다. 급기야 부산의 한 남성은 로또에 3천만원을 투자하고 대박을 놓친 상실감에 전동차에 투신, 자살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로또 광풍으로 인한 사회적 피해는 상당했다. 이 로또는 1등 상금 835억을 13명이 64억씩 나누어 가는 것으로 끝났다. 그러나 이때 1등에 당첨된 사람은 일주일 사이 5킬로그램이 빠졌다는 보도도 있었다. 이런 사회적인 문제가 불거지자 로또를 발행한 측은 이런 사태를 예상 못했다고 변명[1]하고 우리 정부는 또 사후약방문 처방을 내놨다. 이 처방이 게임당 판매액을 1000원으로 내리고 계속 이월하던 것을 몇주 이월로 바꿨다. 또 한 사람이 한 곳에서 구입할 수 있는 금액을 10만원으로 제한했다.

서민의 꿈에 매긴 세금, 복권

미국의 사회학자 데이비드 니버트는 복권의 역사를 '서민의 꿈에 세금을 매긴 인간 수탈의 역사'이자 '일확천금을 쫓아 자신의 꿈을 저당 잡힌 인간 탐욕의 역사'라고 비판했다[2]. 서민의 꿈에 매긴 세금. 복권을 표현할 때 이보다 더 정확한 표현이 있을까?

복권도박이다. 일반 도박과의 차이는 정부가 운영한다는 점이다. 에 가면 도박에 빠져 있는 사람들을 아주 쉽게 만난다. 기계 두대를 차고 양손에는 지폐를 들고 버튼은 지폐나 명함으로 눌러 둔다. 그리고 꾸벅 꾸벅 졸면서 습관적으로 단추를 누른다. 총 60대가 연결된 슬롯 머신. 그리고 이 슬롯 머신으로 들어간 돈의 일부는 적립된 뒤 잭팟이 터지면 모두 한 사람 차지가 된다. 이 슬롯 머신 시스템과 로또 시스템은 정확히 같다. 다른 모든 사람의 돈을 1등에 몰아 준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면 도박은 돈이 있는 사람 주머니를 털지만 로또는 가난한 사람 돈을 턴다는 정도다.

처음 발행된 주택복권

1969년 처음 발행됐으며 1등 당첨금은 300만원이다. 지금 300이면 얼마 되지 않는 금액이다. 그러나 주택복권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있듯이 당시 이 돈이면 어지간한 집 한채는 살 수 있었다. 따라서 지금 금액으로 환산하면 10억 정도는 되는 셈이다.

복권의 가치

로또는 한 게임당 1000원. 1등 상금이 10억인 스피또-2000은 2000원이다. 이들 복권의 당첨금은 판매액의 50%이다. 스피또-2000에서는 60%라고 하지만 실제 기대값을 계산해 보면 50%이다. 그러면 복권의 실제 가치(기대값)는 얼마나 될까? 판매금 절반을 되돌려 주기 때문에 실제 가치는 복권 가격의 절반으로 보면된다. 즉 1000짜리 로또의 기대값은 500원, 2000원짜리 스피또-2000의 기대값은 1000원이다.

스피또-2000의 기대값
순위 당첨금(원) 매수 총당첨금/총발행매수 기대값(원)
1등 10'0000'0000 4 4*10'0000'0000/2000'0000 200
2등 1'0000'0000 50 50*1'0000'0000/2000'0000 250
3등 1000'0000 100 100*1000'0000/2000'0000 50
4등 100'0000 2000 2000*100'0000/2000'0000 100
5등 4,000 50'0000 50'0000*4000/2000'0000 100
6등 2,000 500'0000 500'0000*2000/2000'0000 500
합계 240'0000'0000 기대값 1000

319회차 나눔로또의 기대값
순위 당첨금(원) 매수 총당첨금/총발행매수 기대값(원)
1등 21'3565'9380 5 5*21'3565'9380/4543'5183 235
2등 6845'0622 26 26*6845'0622/4543'5183 39
3등 154'6235 1151 1151*154'6235/4543'5183 39
4등 5'9833 5'9490 5'9490*5'9833/4543'5183 78
5등 98'4086 5000 98'4086*5000/4543'5183 108
합계 227'1762'4727 기대값 499

총 판매액이 454'3518'3000이며 게임당 1000원이므로 총 판매수는 4543'5183이다.

복잡하게 표로 만들었지만 '당첨금/총판매액X게임당 금액'을 하면 바로 나오는 것이 기대값이다. 따라서 우리가 1000원을 주고 로또를 사면 실제 500원짜리 물건을 1000원을 주고 사는 것과 같다고 보면 된다.

로또를 하는 이유

얼마 전 SBS의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700회 특집으로 '돈나라 사람나라'를 방영했다. 이 프로에서 사람들에게 부자가 되는 확실한 방법을 물었다. 1위는 복권당첨이었다. 심화된 사회 양극화로 열심히 일하기만 하면 됐던 우리 아버지 세대와는 다른 환경. 더욱 어려워진 경제 환경. 이럴 때 서민은 꿈을 꾼다. 아니 서민은 항상 꿈을 꾼다. 단돈 천원에 희망을 건다. 복권이 도박과 다른 점은 바로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고 그리 부담되지 않는 가격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알고 싶다'를 보면 재미있는 내용이 나온다. 바로 '로또 연구자'다. 로또번호 연구에 대한 자료만 CD 20장 분량이고 네이버에 로또번호연구 카페, 다음에 로또번호연구 블로그까지 개설하고 있다. "2등에 네차례, 3등은 수 십차례 당첨됐다"고 한다. 또 프로를 진행하는 중에도 가볍게 4등에 당첨됐다. 여기에 행운 번호까지 맞췄다. 4등이라고 하면 숫자 4개를 맞춰야 한다[3].

로또 연구자

기계도 사람이 만든 것이기 때문에 사람이 맞출 수 있다고 한다.

실제 잘 맞춘다는 증언

로또 판매상도 실제 잘 맞춘다고 증언한다. 따라해서 3등도 되고 4등도 됐다고 한다.

확율 높은 로또 번호 고르는 법

어떤 방법으로 로또 번호를 고르는 것인지는 나도 알길이 없다. 그러나 내가 아는 상식과는 다르다. 일단 로또는 반복해서 구입한다고 확율이 높아지지 않는다. 매회 814만분의 1의 확율이다. 두번째는 둥글둥글 돌아가며 공이 나오는 시스템을 보면 알 수 있지만 인위적으로 만든 숫자 보다는 확율적으로 랜덤하게 만든 숫자가 훨씬 더 가능성이 있다. [과학으로 문화읽기] 로또 번호 찍는 방법을 보면 나와 비슷한 의견이 나온다.

숫자 합이 크게 순서는 제멋대로

순서는 제멋대로 해야 한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숫자 합이 커야 한다는 것은 선뜻 이해가 되지 않았다. 동 기사를 보면 미국 수학자들이 로또 복권의 당첨번호를 분석한 결과 '숫자 합이 클수록 높은 배당금에 당첨될 확률이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한다. 다만 이런 이유는 모른다고 한다. 그래서 나눔로또 1회부터 319회까지 숫자합을 조사해 봤다.

로또 당첨 숫자 합
40 50 60 70 80 90 100 110 120 130 140 150 160 170 180 190 200 210 230
1 2 3 13 7 12 23 25 33 44 41 26 41 18 14 9 4 2 1

표를 보면 알 수 있지만 전제 319회 당첨 중 숫자 합이 120 이상 160 이하가 185회로 거의 3분의 2에 육박한다. 100 이상 160 이하로 하면 233회가 된다. 숫자 합 분포상 총 19개의 숫잡합 중 5개 숫자 합에서 거의 3분의 2가량 1등이 나왔다.

로또번호 발생기

앞에서 복권은 세금이라고 했다. 가상 손쉽게 서민의 주머니를 터는 세금. 그러나 설사 이것이 세금이라고 해도 로또를 살 사람은 또 산다. 나도 비슷하다. 돈이 없으면 또 심심하면 로또를 산다. 아이들과 내 생일, 처 생일로 숫자를 만들 때도 있다. 금융 거래시 주는 안전 카드의 번호도 로또 번호와 비슷하기 때문에 이 번호를 이용하기도 한다[4].

그러나 역시 로또에서 가장 확실한 것은 두 가지다. 확율적으로 자연스러운 조합(기계에 의한 자동 발생), 숫자 합이 120에서 170 사이에 올 것. 이 두 가지를 지원하는 로또 번호 발생기가 있는지 모르겠다. 이런 조합을 찾는 것이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고 또 폰이나 는 항상 가지고 다니기 때문에 로또를 구입할 때 사용하기 위해 이 두 규칙을 만족하는 로또 번호 발생기를 만들었다. 주소는 다음과 같다.

https://qaos.com/lotto

브라우저로 접속한 화면

로 접속한 화면[5]

데스크탑용 로또번호 발생기[6]

다른 어떤 기능도 지원하지 않는다. 접속한 시점에 위의 두 규칙을 이용해서 로또 번호 5개를 출력해 준다. 표 아래쪽 그래프는 지금까지 1등으로 당첨된 번호의 숫자합을 그래프로 표시한 것이다. 참고로 이외에 다른 기능을 제공할 생각은 없다. 따라서 프로그램 개선 요청은 하지 않았으면 한다.

올해 대박 나세요!!!

프로그램 신뢰성

  • 320회차(16, 19, 23, 25, 41, 45): 15게임을 구입해서 4등에 하나에 당첨(관련글: 로또에 당첨됐습니다!!!).
  • 321회차(12, 18, 20, 21, 25, 34): 저는 15게임을 구입해서 모두 꽝. 다만 종요님 뽑은 번호 중 하나가 4등이라고 하며 푸른꿈님도 4등에 당첨됐다고 함.(관련글: 로또에 당첨됐습니다!!!의 종요님 댓글).
  • 323회차(10, 14, 15, 32, 36, 42): 10게임을 구입해서 한 게임이 5등에 당첨. 또 exif님도 5게임을 구입해서 5등이 됐다고 함. 자세한 내용은 로또 1등을 놓친 애달픈 사연을 보기 바란다.
  • 324회차(02, 04, 21, 25, 33, 36): 10게임을 구입했지만 모두 꽝. 다만 Cherry양님이 5등에 당첨됐다고 함.
  • 327회차(06, 12, 13, 17, 32, 44): 10게임을 구입, 2게임이 5등에 당첨됐습니다.
  • 328회차(01, 06, 09, 16, 17, 28): 10게임을 구입, 모두 꽝입니다. 그러나 다른 분이 10게임을 구입 1게임은 4등, 또 1게임은 5등에 당첨됐다고 함.

웃기는 복권 이야기

  • 즉석복권 실상 충격공개
    "즉석복권의 인쇄면을 긁지 않고도 내부를 들여다 볼 수 있다"는 신동아의 기사. 오버코팅 부분에 하얀 아트지를 올리고 전기 다리미로 1분 정도 열을 가하면 하얀종위 위해 오버코팅 부분의 내부가 희미하게 베껴져 육안으로 식별 가능하다고 한다. 또 이렇게한 오버코팅 부분은 다리미로 열처리하기 전과 아무런 차이가 없다고 한다. 가끔 한 두장의 즉석복권을 구매하는 사람은 문제가 없지만 다량으로 구매하는 사람은 이런 복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문제란다.
  • 복권 10억 당첨되고도 '수령불가' 왜?
    "스피또-2000 복권을 구입, 1등에 당첨됐지만 복권 인쇄상의 오류로 당첨금을 받지 못한다"고 한다. 법원에서의 판결도 당첨금 지불 불가 판정이 났는데 그 이유는 복권에 검증번호가 맞지 않으면 지불할 수 없다고 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 ‘당첨률 100배’ 즉석복권 내달 발행
    당첨금은 낮은 대신 당첨 확율은 기존보다 100배 이상인 즉석복권 발행에 대한 기사. 1장에 1천원이며, 당첨금은 1등 100만원, 2등 20만원, 3등 5만원으로 정해질 것 같다고 한다. 2006년 3월 14일자 기사이기 때문에 이미 시중에 있어야 정상이다.
  • 로또 1등 '407억'..사상최고액 당첨자 탄생
    아마 로또 당첨자 중 최고액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로또 광풍이 불면서 1등 당첨금이 835억까지 올라가기는 했지만 글에도 있듯이 13명이 1등으로 당첨된 덕에 1등 당첨금은 64억이 었다. 반면에 로또 19회차에서 1등 당첨자가 한명 나왔고, 18회차에서 이월된 157억이 합산되서 총 407억을 받았다.
  • 70대 할머니의 ‘5억당첨 즉석복권 반환’ 투쟁
    70대 할머니가 복권방을 상대로 5억 당첨금을 내놓으라며 소송하고 있다는 기사. 복권방에 복권을 구입한 뒤 아르바이트 여학생에게 부탁해서 긁었는데 한장이 500원에 당첨됐다고 한다. 그런데 할머니는 복권에서 5억원이라는 글자를 보았다며 복권방 주인을 고소. 그러나 기사를 읽어 보면 알 수 있지만 할머니의 억지로 보인다.
  • 대구서 한 회차에 로또 1등 두번 당첨
    억세게 운좋은 분에 대한 기사. 지난 2009년 1월 10일에 있었던 319회차 로또에서 총 5게임에서 1등 2개, 5등 3개를 뽑은 행운의 주인공에 대한 기사다. 대구 거주하며 수동으로 뽑았는데 1등 번호를 두번 썼기 때문에 1등에 두개나 당첨됐다고 한다. 그 덕에 당첨금은 42억7천130만원(21억3천565만원x2)+5000x3원을 받을 것이라고 한다. 남들에게는 평생 한번도 오기 힘든 운이 한번에 두개나 간 드문 경우다.

관련 글타래


  1. 로또가 처음 도입될 때 내가 지적한 문제가 바로 이 문제였다. 복권사업하고 아무런 관련 없는 평범한 시민도 예측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정부는 몰랐다. 정책 관료가 30대 백수 보다 못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2. 원 출처는 (과학으로 문화읽기) 로또 번호 찍는 방법인데 이 기사를 구글에서 찾는 것은 상당히 힘들었다. 
  3. 나도 로또를 사지만 5등만 됐을 뿐 단 한번도 5등 이상에 당첨된 적은 없다. 숫자 4개를 맞추는 것만 해도 대단한 능력이다. 
  4. 이 방법으로 꽤 효과를 봤다. 5게임을 자동으로 하면 거의 5게임 중 맞는 숫자가 3개 정도인데 5게임 중 5등만 3개된 적도 있다. 
  5. 프로그램에 버그가 있었다. 로또를 자주하지 않는 편이라 로또 숫자가 46까지 있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45까지만 있었다. 그래서 그림에 46이 출력된다. 물론 현재는 수정해둔 상태다. 
  6. 똑 같은 로직으로 bluenlive님이 만든 데스크탑용 로또 번호 발생기다. 최신판과 내려받기는 도아님 로또 번호 발생기의 로컬 버전-공개에서 가능하다. 그림은 버그 때문에 숫자 5개만 출력하고 있다. 그러나 bluenlive님 블로그에 수정된 판이 있으므로 이것을 사용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