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용

스펙만 보면 외수용의 기능을 제거해서 내수용을 만들었다기 보다는 외수용을 국내 환경에 맞게 내수용으로 변환한 것이라는 주장이 더 타당성이 있어 보인다. 먼저 FM 라디오가 TDMB로 교체된 점은 국내 휴대폰 최신 모델의 대부분이 지상파 DMB를 지원하기 때문에 대치된 기능으로 보인다. 또 MP3P가 멜론 플레이어만 지원하는 이유는 과거 MP3폰이 등장할 때 불거진 저작권 문제와 이동통신3사의 폐쇄적인 정책이 맞물려 발생한 일이라 이 문제를 SCH-W590에만 적용하기도 힘들다.

내수용 소울폰

며칠 전 QAOS.com의 게시판에 소울 폰 광고... 때려쳐야? 할듯...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세티즌에 올라온 소울폰내수용과 외수용에 대한 비교 사진때문이었다. 이 문제는 내수용 소울폰이 출되면서 부터 불거진 문제있다. 특히 외수용은 외장 메모리를 지원하는데 반해 내수용은 외장 메모리를 지원하지 않아 이런 비난이 더 거세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면 정말 외수용의 기능을 없애 만든 것이 내수용 소울폰일까?

  항목 SCH-W590 SGH-U900
공통 디자인 슬라이드
LCD 2.2인치 QVGA TFT LCD(240x320)
카메라 500만 화소/4비 대지탈줌/오토 포커스
동영상 읽기|MPEG4,H.263,H.264,WMV/쓰기|MPEG4,3GPP
연결성 블루투스 2.0/WAP/USB 2.0
입력장치 3x5 키패스 + 매지칼 터치
기타기능 멀티태스킹/영상통화/PIM
차이 크기 49.5x105.9x13.7(mm) 49.5x105.9x12.9
무게 106g 112g
MP3P 멜론 MP3,MIDI,WMA,XMF,SMAF,AAC,AAC+,e-AAC+
벨소리 64화음 72 화음
내장메모리 310MB 128M
외장메모리 X O
TDMB O X
라디오 X O
M뱅킹 O X

SCH-W590의 스펙은 오픈모바일의 스펙을 참조한 것이며, SHG-U900의 스펙은 삼성 모바일 UK의 스펙을 참조한 것이다. 일단 디자인만 보면 두 모델 모두 슬라이드 방식이지만 메탈이 강조된 SGH-U900이 더 나아 보인다. 또 SKT의 T로고 디자인이 떨어지는 듯 SGH-U900이 훨씬 깔끔하며 세련된 인상을 준다. 아울러 터치패드 역시 SGH-U900이 SCH-W590보다 훨씬 깔끔하며 세련됐다. SCH-W590은 원색을 잘못 사용한 듯 오히려 촌스러워 보인다. SCH-W590이 두께는 더 두꺼운데 무게는 오히려 더 가볍다는 것을 보면 SGH-U900의 메탈 재질의 일부를 플라스틱으로 바꾸었다는 주장도 타당성이 있어 보인다.

그러나 디자인을 제외한 스펙만 보면 내수용인 SCH-W590이 더 낫다. 먼저 SCH-W590은 지상파 DMB를 지원하는 반면에 SGH-U900은 FM 라다오를 지원하고 있다. MP3P는 내수용은 멜론 플레이어만 지원하지만 SGH-U900은 상당히 다양한 형식의 음악 파일을 지원한다. 마지막으로 SGH-U900은 내장 메모리가 128M이지만 SCH-W590은 310M로 두배나 더 큰 내장 메모리를 지원한다.

따라서 스펙만 보면 외수용의 기능을 제거해서 내수용을 만들었다기 보다는 외수용을 국내 환경에 맞게 내수용으로 변환한 것이라는 주장이 더 타당성이 있어 보인다. 먼저 FM 라디오가 TDMB로 교체된 점은 국내 휴대폰 최신 모델의 대부분이 지상파 DMB를 지원하기 때문에 대치된 기능으로 보인다. 또 MP3P가 멜론 플레이어만 지원하는 이유는 과거 MP3폰이 등장할 때 불거진 저작권 문제와 이동통신3사의 폐쇄적인 정책이 맞물려 발생한 일이라 이 문제를 SCH-W590에만 적용하기도 힘들다.

역시 문제가 되는 것은 외장메모리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 부분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요소가 있다. SCH-W590SGH-U900을 기본으로한 모델이라면 당연히 기능을 추가하면 공간 확보가 힘들다. 따라서 가장 손쉬운 선택은 다른 기능을 죽인 자리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는 방법이다. 아마 외장메모리를 지원하지 않는 것은 외장메모리 슬롯에 지상파 DMB기능을 추가했기 때문에 발생한 현상이 아닌가 한다. 또 외장메모리를 지원할 수 없었기 때문에 내장메모리를 310M로 늘린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는 봉

화면상 보여지는 액정의 크기를 문제 삼는 사람도 있다. 실제 사진을 보면 SGH-U900의 액정이 SCH-W590의 액정보다 조금 크다. T-LIVE로고와 애니콜 로고를 함께 집어넣으려고 하다 보니 생긴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에서 알 수 있듯이 나는 삼성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또 삼성 휴대폰은 저기능 고가의 제품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내가 봐도 외수용의 기능을 떨어트려 내수용을 만들었다는 주장은 타당해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외수용을 내수용에 맞게 변환하다가 발생한 어쩔 수 없는 일로 보인다.

그러면 가격은 어떨까?

SCH-W590의 출고가는 69'9600원으로 으로 유명한 과 가격은 거의 같다. 반면에 지상파 DMB기능이 없는 SGH-U900의 가격은 $397~$514로 한화로 하면 40만원에서 50만원 사이에 판매된다. 실제 태국에 계시는 회색코끼리님에 따르면 태국에서 SGH-U900의 출시가는 한화로 48'3000원이며, 행사가는 한화 36'0000원이라고 한다.

나라마다 휴대폰 가격 정책이 다르기 때문에 이 것만으로 싸다 비싸다를 판정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자국 사용자를 베타 테스터로 이용하면서 '외국의 최고가에 비해 국내가가 20만 정도 비싸다'는 것은 국내 업체들은 아직도 국내 소비자를 봉으로 알고 있다는 방증인 셈이다.

소비자 고발 45회를 보면 외국에서는 기본 옵션으로 설치되는 에어백이나 ABS가 우리나라에서는 옵션이라고 한다. 재미있는 것은 외국에서 에어백이나 ABS가 장착된 자동차의 가격과 우리나라에서 옵션을 뺀 자동차의 가격이 거의 비슷하며 국내에서 에어백이나 ABS를 달려고 하면 상위 옵션의 차를 구입해야만 장착이 가능하다는 보도를 한적이 있다. 휴대폰이나 자동차의 예에서 알 수 있듯이 10년전이나 지금이나 국내업체에게 국내 소비자는 여전히 봉인셈이다.

내가 항상 하는 이야기기 있다. "한사람의 고객을 유치하는 비용보다는 한 사람의 고객을 유지하는 비용이 훨씬 싸다". 그러나 국내업체는 아직도 이점을 모르는 듯하다. 이제 과거처럼 국산품 애용으로 물건을 파는 시대는 지났다. 우리 소비자도 예전보다는 더 현명한 선택을 하고 있다. 이렇듯 국내 소비자를 봉으로 알는 정책을 편다면 아마 국내에서 국산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은 점점 더 줄어들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남은 이야기

대학원을 다닐 때니까 꽤 오래 전의 일이다. 당시 전자공학과 교수님 중 한분이 미국 연수를 다녀오셨다. 내가 다니던 숭실대학교에는 안식년 제도가 있어서 일정기간 재직을 하면 1년을 안식녁으로 쉬면서 재충전할 수 있는 시간을 준다. 이 안식년을 대부분의 교수님들은 미국에서 연수받는 것으로 사용하신다. 짧게는 6개월 동안 다녀오시는 분도 계시지만 길게는 1년씩 머무르시는 때도 많다.

한번은 미국을 다녀오신 이 교수님의 차를 타고 급히 다녀올 일이 생겼다. 그런데 안전벨트가 무척 특이했다. 보통 차를 타고 운전자가 안전벨트를 매야하는데 이 차는 운전석과 조수석 모두 착석하고 시동을 걸면 자동으로 안전벨트가 매지고 차를 멈추고 문을 열면 자동으로 안전벨트가 거둬졌다. 이런 안전벨트는 처음 본 것이라 신기해서 교수님께 여쭤봤다.

교수님이 가지고 계시는 차는 미국에서 구입한 현대 소나타라고 한다. 미국에서는 안전벨트 착용이 의무화되었기 때문에 이처럼 자동으로 안전벨트를 매주는 차도 일반적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내수용 차보다는 외수용차가 기능도 더 많고, 보증도 더 길다고 한다. 아울러 가격은 한국에 비해 턱없이 싸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차피 1년동안 미국에서 지내면서 차도 필요하고 또 귀국시 국산차를 사가지고 가면 세금도 덜내기 때문에 국산차를 구입해서 가져 오신 것이라고 한다.

내수용과 외수용이 다르고 내수용에 비해 외수용이 더 좋고, 가격이 싸다는 것은 익히 잘 알고 있다. "국내 업체는 국내 소비자에게 바가지를 쒸우고 외국 소비자에게 저가 경쟁을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외수용이 내수용에 비해 그렇게 많은 기능을 가지고 있으면서 그렇게 싸다는 것은 처음 알았다.

벌써 10년이 지난 이야기이다. 그러면 요즘은 어떨까? 우리나라 제품의 국제 경쟁력도 올라갔고 외국에서도 이제는 한국산은 저가라는 인식이 많이 사라졌다고 한다. 아니 나도 'Made in Korea'라고 하면 일단 좋은 제품이라는 인식이 생겼다. 그러나 자국 소비자를 봉으로 아는 국내 업체의 인식은 아직도 바뀌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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