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걸려도 괜찮다?

미국에서 미친소가 발견된 시점이니 아마 1998년이었던 것 같다. 당시 연구실에서 광우병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있었다. 광우병이라는 생소한 질병, 그리고 인간에게도 감염될 수 있다는 이야기. 마치 개미를 읽다보면 나오는 미친 개미처럼 되는 대충 그런 병으로만 생각했다. 그리고 토론 중 내린 결론은

광우병 걸려도 괜찮다

목차

광우병 걸려도 괜찮다?

미국에서 미친소가 발견된 시점이니 아마 1998년이었던 것 같다. 당시 연구실에서 광우병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있었다. 광우병이라는 생소한 질병, 그리고 인간에게도 감염될 수 있다는 이야기. 마치 개미를 읽다보면 나오는 미친 개미처럼 되는 대충 그런 병으로만 생각했다. 그리고 토론 중 내린 결론은

광우병 걸려도 괜찮다

는 것이었다. 광우병에 걸리면 잠복기가 10년에서 최대 40년이라고 한다. 이 말은 '광우병에 걸려도 10년에서 40년 뒤에 발병한다'는 뜻이다. 이 기간이라고 하면 현대 과학 기술을 고려할 때 광우병 백신은 충분히 나올 수 있는 기간이다. 따라서 '미국산 미친소를 먹고 인간 광우병에 걸린다고 해도 광우병으로 진단 받는 시점에는 이미 치료제가 있을 것'이기 때문에 광우병에 걸려도 괜찮다고 결론을 내린 것이다.

그리고 10년이 지났다. 그런데 이 10년 동안 광우병에 대해 알려진 것은 딱 하나다. 변형 프레온이 감염 의심 물질이라는 것이다. 정부에서는 알리지지 않은 위험에 대해 지나치게 반응한다고 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알려지지 않은 위험이기 때문에 더 위험하다'는 점이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한다. 그 긴 시간동안 우리가 광우병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고작 다음과 같은 정도다.

광우병 정보 5가지

예방도 치료도 되지 않음
다른 것은 먹지 않으면 걸리지 않는다. 그러나 광우병은 다르다. 그 이유는 고기를 직접 먹지 않아도 각종 조미료에 쇠고기가 들어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광우병은 예방할 수도 치료할 수도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이다. [강풀의 미친소릴레이]
0.1g의 위험 물질로도 감염
광우병은 0.1g의 변형 프레온으로도 감염된다. 그양이 워낙적기 때문에 설사 고기를 직접 먹지 않는다고 해도 상당히 여러 루트를 통해 전달될 수 있다. 광우병을 이야기 하면서 교차 감염을 염려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끓여 먹거나 익혀 먹어도 감염 물질이 사라지지 않음
광우병은 바이러스에 의해 전파되는 것이 아니다. 즉 바이러스에 의해 전파되는 것이라면 살균과정을 통해 제거할 수 있다. 그러나 광우병의 전파 물질은 변형 프레온이며 변형 프레온은 삶아도 사라지지 않는다.
감염시 100% 사망
지금까지 광우평에 걸린 사람은 모두 죽었다. 증세 악화 시간도 상당히 빠르다. 아직 알려지지 않은 병이기 때문에 치료법도 정확한 정보도 없다. 또 잠복기가 길기 때문에 감염 사실을 알 수 있는 방법도 없다는 점이다.
알려지지 않은 병
아마 가장 두려운 점이 아닐까 싶다. 잠복기가 긴 알려지지 않은 병. 예방도 할 수 없고 감염시 100% 사망한다.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된다면 조미료 조차 먹으면 안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10년 동안 노력해서 알아낸 것은 바로 알려지지 않은 미지이라는 점이다. 즉, 10년 전과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광우병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는 셈이다. 이런 광우병을 정부는 알려지지 않은 위험에 대해 지나치게 반응한다고 한다. 또 작년까지만 해도 30개월 미만의 소 수입을 욕하던 한나라 당은 미친소 수입 문제를 정치 공세라고 몰아 붙이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방미 선물로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을 택한 이유가 있다. 바로 우리 나라 국민은 3개월만 지나면 잊어 버린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2580에 등장한 한 수입업자의 이야기는 정말 인상적이다.

길게 잡으면 석달, 우리 한국 사람들 늘 그래 왔던 게 지금부터 석달, 안 그러면 빠르면 두달이예요. 농림부 직원도 아닌데 너무 정확하게 이명박 정부의 속내를 짚어내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국민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작년까지 30개월 미만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던 입장을 180도 바꿔 이명박의 방미 선물로 미국산 쇠고기를 전면 개방한 이유는 다른 것이 아니다. 바로 3개월이며 잊어 버리는 우리 국민의 속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잊지 말자! 미친소!!!

남은 이야기, 미지에 대한 두려움

홈페이지mepay님이 올린 글에도 있지만 얼마 전 mepay님 사무실이 있는 영광에 다녀왔다. mepay님 사무실이 원래 태권도 도장이었다고 하는데 관장의 소유인지 모르겠지만 이 도장에는 목검이 하나 있었다. 원래 까불기를 좋아하고 칼 싸움을 즐기는 우영이에게는 정말 좋은 검이었다.

우영이가 자꾸 칼을 휘두르려고 해서 칼을 칼집에 보관하는 자세로 들고 다니도록 했다. 그러자 mepay님이 한마디 한다.

mepay: 우영아, 칼은 칼집에 있을 때 더 무서운 거야.
우영이: 왜요?

도아: 우영이 눈뜨고 다니는 것이 무서워 아니면 감고 다니는 것이 무서워?
우영이: 감고 다니는 게 무서워.
도아: 그거랑 똑 같은 거야.

우리가 두려워하는 것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무지이다. 컴퓨터를 모르는 사람이 컴퓨터를 무서워한다. 운전을 하지 못하는 사람이 운전을 두려워 한다. 정부에서는 알려지지 않은 위험에 대해 지나치게 반응한다고 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알려 지지 않았기 때문에 두려운 것이다. 광우병의 발병, 전파 경로, 치료법이 다 나와 있다면 우리가 광우병을 두려워할 이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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