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의 이명박 후보가 수 많은 의혹에도 불구하고 2007 대선에서 마침내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개인적으로 싫어하는 사람이기도 하고 또 비리판도라라고 할 정도로 의혹이 많은 사람이지만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민주적인 절차에 의해 뽑혔기 때문에 나도 결과에 승복하고 따르기로 했다.

예전에 한나라당 박형준 의원이 10년 동안 야당을 하면서 당명을 유지한 우리 정치사에 보기 힘든 경우가 한나라당이라고 했던 얘기가 생각난다. 사실이다. 여당이 '새천년 민주당', '열린 우리당', '대통합 민주 신당'으로 이름을 바꾸었지만 한나라당김영삼이 삼당을 야합한 신한국당에서 한나라당으로 바꾼 뒤 야당으로 지난 10년간 당명을 유지한 보기드문 경우이다. 물론 야당이라고 하지만 김대중 정부 시절이나 노무현 정부 시절 모두 여당보다 힘있는 야당으로 군림할 수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제 집권 한나라당은 조만간 분당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이명박 당선자의 관상 때문이다. 관상의 전문가가 아닌 사람이 이런 소리를 하면 한나라당 지지자들이야 "미친 개소리"로 들리겠지만 이 부분은 두고 보면 알 수 있다.

와신상담

많은 사람들은 오월동주(吳越同舟)라는 고사을 알 것이다. 오나라에 인접한 월나라는 사이가 좋지 않아 배도 같이 타지 않는다고 한다. 또 와신상담(臥薪嘗膽)도 바로 이 오나라와 월나라에 대한 고사이다. 오왕 합려는 월나라를 치다가 부상으로 죽는다. 이어 왕이된 오왕 부차는 할아버지의 원수를 갑기위해 장작더미에서 잠(臥薪)을 자며 궁궐에 들어설 때는

부차야!!! 할아버지의 죽음을 잊었느냐!!!

라고 신하들에게 소리치도록 했다고 한다. 결국 오왕 부차는 할아버지의 원수인 월왕 구천을 잡아 오는데 성공한다. 그러나 월왕 구천에게는 뛰어난 두명의 명신이 있었는데 그 중 하나는 범려이고 또 한 사람은 문종이었다. 문종은 월나라에 남아 내치에 힘쓰고 범려는 월왕 구천을 따라 오나라로 잡혀와 오왕 부차의 종생활을 하게된다. 그 뒤 범려는 월왕 구천에게 오왕 부차의 변을 맛보고 병의 증상을 얘기함으로서 월왕 구천이 오나라를 탈출할 수 있도록 돕니다.

귀국한 월왕 구천은 지난날의 수모를 잊지 않기위해 곰 쓸게를 핥으며(嘗膽) 복수를 맹세했다고 한다. 죽은 자가 있으면 반드시 조상을 하고 나이든 사람과 젊은 사람의 혼인을 금지하고 둘 이상의 자녀가 있는 사람들은 각방을 쓰도록 하는 등 부국에 크게 힘썼고 그 결과 월왕 구천은 오왕 부차에게 복수하는데 성공한다.

막상 월왕 구천이 복수에 성공하자 월왕 구천의 책사였던 범려는 월왕 구천을 떠나면서 문종에게 다음과 같이 조언했다고 한다.

월왕 구천의 상을 보건데 눈은 쥐같고 입은 튀어 나와 저런 상은 참는 힘은 아주 강합니다. 따라서 어려운 일은 함께 할 수 있어도 좋은 일은 함께 할 수없습니다. 지금까지는 복수를 하기위해 우리의 말을 들었지만 계속 구천 밑에 남아 있다가 토사구팽되기 십상입니다.

범려는 월왕 구천을 떠났고 범려의 말을 믿지 않은 문종은 월왕 구천에게 결국 죽임을 당한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명박의 상이 열국지에 나오는 월왕 구천의 상과 똑 같다는 점이다.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모바일 투표로 간신히 이긴 이명박 후보(사실상 패배)측이 박근혜 후보 측을 어떻게 대했는지 생각해보자. 오죽했으면 박근혜 후보가 "저를 도운 것이 죄인가요"라고 반문했을까?

그러나 당시에는 대권이라는 목표, BBK라는 난관을 헤처나가야 하기 때문에 박근혜측의 도움이 절실했고 따라서 이명박 후보는 월왕 구천처럼 복수를 위해 참고 넘어 왔다. 그러면 이미 원하는 것을 얻은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에게 남은 것은 무었일까? 그 관상과 그 인품을 보면 토사구팽밖에 없다.

따라서 한나라당 분당은 필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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