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고의 맛집

년도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비트컴퓨터에서 강의하며 점심을 먹기 위해 우연히 찾은 집이다. 이 집을 알고 난 뒤로 강의 때면 점심/저녁은 이 집에서 해결하곤 했다. 일단 순대국에 대해 얘기하면 지금까지 먹어본 순대국 중 가장 맛있다. 순대 국물을 정말 진하게 우려 낸다. 머리 고기와 순대도 아주 맛있다. 메뉴에는 순대국, 술국, 머리 고기만 있는 순대국 전문점이다. 돼지 고기이지만 돼지 냄새는 나지 않는다. 막 삶아낸 머리 고기는 김이 모락 모락나며, 머리 고기 각부위가 골고루 나오기 때문에 아주 맛있다. 또 순대도 맛있다. 집에서 만든 순대는 아니지만 시장에서 직접 만들어 팔던 맛 그대로이다.

알림

20대 후반 부터 다녔기 때문에 2020년이면 20년 넘게 다니던 집입니다. 할머니, 할어버지가 하시다 따님이 운영할 때까지 맛은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1]. 그런데 몇년 전부터 따님도 보이지 않고 주인도 웬 남자분[2]으로 바뀌었습니다. 일단 순대국은 여전히 맛있습니다. 그런데 깍두기와 순대 맛이 바뀌었습니다. 깍두기는 인터넷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맛입니다. 따라서 깊은 맛이 없습니다. 또 최근 방문했을 땐 순대 맛도 바뀌어 있더군요. 이 집 순대는 비닐 순대이기는 하지만 예전 시장에서 먹던 맛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애 엄마도 상당히 좋아하던 순대였는데 요즘은 인터넷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찰순대로 바뀌었습니다.

처음 비트컴퓨터에서 강의를 한 것은 1995년이다. 1995년은 우리나라 인터넷 업계에서는 상당히 의미있는 해였다. 국내 초기 인터넷 업체의 대부분이 1995년에 생겼기 때문이다. 지금은 네이버에 밀렸지만 한때 부동의 1위였던 다음도 1995년에 생겼다. 이 당시 처음한 강의는 인터넷 기초였다. Windows 3.1에서 윈속을 설정하는 방법, 인터넷 사용법, 인터넷에서 제공되는 서비스(FTP, Ghoper, Web, Archive, Usenet등)와 정보 검색에 대한 강의였다.

점심은 비트컴퓨터에서 제공했는데 밥을 먹을 수 있는 곳이 만두집을 비롯해서 두세 곳이었다. 그러다 1996년부터는 영수증을 끊어 오면 밥값을 계산해 주는 방식으로 바뀌었는데 이때부터 가게된 음식점이 오늘 소개하는 순대국집이다. 당시에는 할머니, 할아버지 두분이 운영하셨는데 지금은 할머니와 따님, 그외에 일하시는 아주머니 서너분 더 계신다.

일단 순대국에 대해 얘기하면 지금까지 먹어본 순대국 중 가장 맛있다. 우선 순대 국물을 정말 진하게 우려 낸다. 머리 고기와 순대도 아주 맛있다. 메뉴에는 순대국, 술국, 머리 고기만 있는 순대국 전문점이다. 돼지 고기이지만 돼지 냄새는 나지 않는다. 막 삶아낸 머리 고기는 김이 모락 모락나며, 머리 고기 각부위가 골고루 나오기 때문에 아주 맛있다. 또 순대도 맛있다. 집에서 만든 순대로 보이지는 않지만 찹쌀 순대라 아주 쫀득하며 맛있다. 돼지 고기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 우엉맘도 이 집 순대는 즐겨 먹는다.

머리 고기

바로 삶아낸 머리 고기. 항상 바로 삶아낸 머리고기가 나온다. 아주머니가 고기를 썰면서도 매번 찡그리며 썰 정도로 뜨겁다. 따라서 김이 모락 모락 나며, 보기에도 아주 먹음직 스럽다. 또 머리고기 각 부위를 골고루 내온다. 따라서 골라먹는 재미도 있다. 순대도 상당히 맛있다. 찹쌀 순대이기 때문에 아주 쫀득 쫀득하며 맛있다.

순대국

순대국에는 아무런 양념이 되어 있지 않다. 국물에 머리고기와 순대를 담아 내오기 때문이다. 따라서 순대국을 먹기 위해서는 들깨를 한 숟가락 크게 떠서 넣고 양념과 새우젓을 넣은 뒤 소금간을 해서 먹어야 한다.

변하지 않는 맛

보통 주인이 바뀌면 음식맛이 변하는 때가 많다. 그러나 할머니가 하실 때나 지금이나 맛이 똑같다(교대로 나오시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할머니가 계실 때도 있고 따님이 혼자 계실 때도 있다). 아마 할머니께서 따님께 맛을 그대로 전수하신 듯 하다. 예전에는 서너 평 정도되는 1층과 지하가 전부였고 일하시는 분은 없었는 요즘은 지하 외에 안쪽에도 매장이 있는 듯 했다.

또 할머니, 할아버지 두분이서 여유있게 운영하던 순대국 집이었는데 규모가 상당히 커진 듯 할머니, 따님 외 일하시는 아주머니가 서너 분 더 계셨다. 그런데 이 인원으로도 무척 바빴다. 점심 시간에 혼자 가보면 알 수 있지만 대부분 다른 사람과 테이블을 함께 써야 할 정도로 붐비는 곳 중하나이다.

가는 길

아무튼 주당 번개를 여기서 하려고 했지만 유일한 희망이었던 THIRDTYPE님까지 못온다고 하시고 '드랜곤 철'님은 연락을 늦게 주셔서 번개가 무산됐다. 그러나 여기까지 올라와서 그냥 내려가기 아쉬어 아는 분께 연락해서 머리고기와 순대국을 먹었다. 다시 먹어도 맛있다. 매일 먹어도 맛있는 몇 안되는 음식 중 하나이다. 비트컴퓨터에서 강의할 당시는 5일 내내 먹었다[3].

순대국집 가는 길

선능역 5번 출구에서 나와 역삼역 방향으로 올라오다 인터컨티넨탈 앞 큰 사거리 조금 못미쳐서 상록회관 골목으로 우회전한 뒤 유료 주차장을 지나 한 50m 정도 더 가면 허름한 순대국집이 보인다. XX 순대국[4]처럼 순대국집 이름이 있으면 좋겠지만 노란색의 간판에는 순대국[4]이라고만 적혀있다. 주변에 다른 순대국집이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선릉순대국

난 간판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다. 매장 윗간판도, 입간판도 기억에 없다. 선릉순대국 위치를 다음 로드뷰로 찾다가 이집이 선릉순대국인 걸 알았다. 사진도 다음 로드뷰를 잡은 것에 불과하다.

관련 글타래


  1. 따님이 할 때는 맛은 같지만 양이 좀 줄었다. 할머니가 하실 땐 고기를 먹은 뒤 밥을 말아야 할 정도로 뚝배기 가득 순대국을 내왔다. 
  2. 일하는 분에 따르면 오빠이며 번갈아 나온다고 하는데 이때 이후 따님을 본적 없다. 
  3. 강의를 매일하는게 아니다 석달에 한번 정도 하루 9시간씩 5일을 강의했다. 따라서 점심, 저녁을 여기서 먹었기 때문에 석달에 한번 5일 동안 10끼를 여기서 먹는다. 물론 강의 때문에 반주는 하지 않는다. 
  4. '선릉순대국'이다. 따님이 운영하며 간판을 명확히 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