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는 같은데 취수원은 14곳, 같은 생수일까? 다른 생수일까?


[desc]생수, 알고 마시자!|더치 커피 때문에 생수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처음에는 제주 한라수를 마시다 "왜 한라수와 삼다수는 맛 있는데 스파클과 아이시스는 맛 없는지?" "미네랄이 많은 물이 정말 좋은 물인지?" "국내에서 생산되는 생수가 몇개나 되고 취수원은 얼마나 되는지?" 등 궁금증이 끝없이 이어졌다. 궁금한 것은 참지 못하는 성격이라 환경부에서 공개한 '먹는 샘물 업체 현황' 자료를 기초로 우리나라 생수 업체, 취수원, 일부 생수 맛의 중요한 요소인

생수를 조금(150ml) 따라내고 굵게 간 원두를 생수병에 넣어 이틀 정도 방치한 뒤 종이 체로 거르면 더치 커피가 된다.

그런데 가격이 무척 쌌다. 옥션 올킬가로 2L짜리 12개가 6900원, 무료배송이었다. 6개씩 두개로 배송되기 때문에 무료배송이 아니라면 배송비만 5000원인 셈이다. 여기에 쿠폰을 적용하면 5900원. 가격이 너무 싸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그런데 막상 마셔보니 상당히 맛있었다. 물맛만 따지면 거의 삼다수 급이었다. 그래서 다 마시면 다시 시키고 다 마시면 다시 시키면서 지난 여름 내내 한라수로 내린 더치 커피를 마셨다. 그런데 좀 의아했다. 삼다수와 맛도 비슷하고 취수원도 비슷한 한라수가 이렇게 싼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상표권 분쟁 때문에 제주 한라수 로고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바뀌지 않았다고 해도 헛갈릴 것 같지는 않다.

약수로 홍보하고 있는 함평 나비秀. 진짜인지 모르겠지만

러시아 청정 바이칼 호수에서 직접 취수한다는 바이칼 생수. 마셔 보지는 않았지만

다음은 환경부에서 제공하는

출처:

철분의 영향인지 약수 주번에는 이런 녹자국이 상당히 많다. 수소, 규산, 염소, 황산, 불소, 망간, 중탄산, 철, 나트륨, 칼륨, 칼슘 등 다양한 미네랄이 포함되 있다.

보길도 추억

꽤 오래 전 일이다. 대학교 1학년 때니 벌써 30여년 지난 일이다. 당시 남도 쪽에 일가 친척들이 많아 배낭하나 메고 남도를 돌았다. 그러다 대학교 선배, 친구와 함께 보길도로 여행을 갔다. 보길도에 도착하자 마자 다소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 선착장에서 멀어질 수록 물가가 올랐다. 선착장 바로 앞 구멍가게는 삼양 라면을 200원에 팔았다. 선착장에서 해수욕장 중간 쯤에도 구멍가게가 있었는데 여기는 라면이 300원. 중리 해수욕장에는 무려 500원이나 받았다. 뭍하고 비교하면 무려 5배를 받는 셈이었다.

처음에 도착한 중리해수욕장. 정말 물이 맑다. 또 바닥 모래도 정말 곱다. 동해안 해수욕장 모래를 생각하면 안된다. 거의 밀가루 같은 모래다. 그런데 물속에서 걸어 다녀도 이런 모래가 일어나지 않는다. 마치 단단한 진흙을 밟는 것 같았다.

보길도로 여행 할 생각을 하고 출발한 여정이 아니기 때문에 취사 도구가 전혀없었다. 그래서 해수욕장의 작은 구멍가게 아주머니께 라면을 끓여 줄 수 있는지 물었다. 된다고 해서 일단 셋이서 소주 한병에 라면을 먹었다. 소주 가격은 기억나지 않지만 끓인 라면 가격은 아직도 정확히 기억하고 있다. 라면값 500원+가스값 100원, 600원을 받았기 때문이다. 학교 앞 음식점에서 라면을 500원 정도 받을 때였기 때문에 학교 앞 음식점에서 사먹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관광지로 개발되지 않아 벌어진 일이라고 생각한다.

보길도에서 2박 3일을 묶었다. 끼니는 라면 한두끼로 때웠다. 보길도 중리 해수욕장에서 지낼 때 가장 견디 힘든 일은 바로 물이었다. 어찌된 일인지 물에 맛이 없었다. 아무 맛도 없는 물을 며칠 먹어도 죽지는 않는다. 그런데 물을 아무리 많이 마셔도 갈증이 해소되지 않았다. 갈증 날 때 콜라를 먹는 기분이었다. 보길도를 떠나는 날 마지막으로 예송리와 윤선도 유적지를 방문했다. 윤선도 유적지를 찾아 가는 중 작은 실개천을 발견했다. 그 실개천 옆 둑에서 깨끗한 물이 계속 떨어지고 있었다.

뒤로는 울창한 송림이 펼쳐져 있고 해변은 모두 검은색 몽돌이었다. 맨발로 걸어봤는데 열을 흠뻑 담은 자갈 때문에 걷기 힘들 정도로 뜨거웠다. 예송리 가는 고개에서 바라본 예송리는 정말 멋들어 졌다.

혹시나 싶어서 이 물을 받아 마셔봤다. 그런데 작은 야산 근처라 그런지 '물에 맛이 있었다'. 이틀 동안 물다운 물을 마셔보지 못한 우리는 허겁지겁 그 물을 손으로 받아 마셨다. 보길도가 얼마나 크다고 해수욕장을 벗어나 조금 내륙으로 들어오자 물 맛이 있었다. 이틀 동안 못마신 물을 여기서 다 마셨다. 정말 토할 때까지 마셨다. 지금 기준으로 "그런 물을 어떻게 먹냐?"고 생각 할 수 있다. 그러나 보길도는 사람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는 청정지대였다. 또 꼭 보길도가 아니라고 해도 산행 중 계곡물을 받아 마시는 일은 종종 있었다.

환경부 배포 자료의 문제점

환경부 자료는 오탈자, 띄어쓰기 등 상당히 문제가 많았다. 자체에서 쓰고 버리는 자료가 아니고 무려 배포용 자료인데 문외한이 봐도 틀린 곳이 너무 많았다. 환경부 자료를 보면 탐라수도 있고 탐나수도 있다. 탐나수가 탐라수의 오자로 보이지만 환경부 자료만으로는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 탐라가 제주도를 지칭하기 때문에 제주도 물이라는 뜻의 탐라수가 나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탐나는 물이기 때문에 '탐나수'라고 했다고 해도 큰 무리는 없다. 따라서 자료만으로 오타 여부를 구분하기는 힘들었다.

크리수탈은 크리스탈의 오자로 볼 수 있다. 그런데 크리수탈은 더 워터㈜의 자체 브랜드이고 크리스탈은 ㈜제이원 자체 브랜드였다. 같은 브랜드 이름을 사용하지 않는 걸 생각하면 오타로 보기 힘들었다. 같은 제품군으로 보이는 석수도 석수, 진로석수, 하이트진로석수로 3가지 표기이 사용됐다. 띄어쓰기도 남양天然水, 남양 天然水처럼 할 때도 있고 안할 때도 있고 도무지 종잡을 수 없었다. 영어 표기, 한글+영어 표기, 영어+한글 표기 등 표기 일관성도 없었다.

이동 크리스탈, 얼린 수돗물 맛

큰아들 좋은샘, 아임워터, 강블리 수블리[22] 등 (주)크리스탈의 생수를 주로 마셨다. 생수맛이 특출난 것은 아니지만 일단 가성비가 뛰어났다. 할인 쿠폰을 적용하면 48개에 2만원 정도에 구입할 수 있었다. 먹을 만한 생수가 병당 420원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가성비로는 거의 탑이었다. 그러다 오리온에서 나온 닥터유 제주용암수라는 제품이 눈에 들어왔다. 일단 용기가 특이했다. 또 삼다수, 한라수 등 제주에서 생산된 생수맛이 좋았기 때문에 더 눈길이 갔다. 여기에 몸에 좋은 알카리수라는 문구까지. 결국 오리온 닥터유 제주용암수를 구입했다.

일단 맛은 평이하다. 삼다수나 한라수 보다는 못하고 다른 생수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병당 가격이 880원이니 (주)크리스탈의 생수에 비해 가격은 배나 비싸다. 그러나 (주)크리스탈의 생수맛에 비해 나은 점은 없었다. 따라서 닥터유 제주용암수를 다 마신 뒤 다시 (주)크리스탈의 생수를 찾았다. 그런데 그 사이 가격이 오른 듯 48개 2만원 초반대 제품은 찾을 수 없었다. 그러다 최저가 검색을 통해 찾은 제품이 이동 크리스탈이었다. 24병에 9810[23]원. 병당 409원에 불과했다. 이름이 크리스탈이라 별다른 확인없이 이 제품을 구매했다. 그리고 벌어진 참사.

아들: 아빠, 생수가 수돗물 얼린 맛이야!

요리에도 관심이 많고 맛도 잘 보는 큰 아들 녀석이 냉장고에 있는 생수를 마신 뒤 내린 평가다. 생수 및 생수 상품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기 때문에 말 그대로 블라인드 테스트한 셈이다. 그런데 '얼린 수돗물 맛'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난 더치커피를 희석할 때 생수를 사용하기 때문에 맛이 좀 떨어진다고 생각했지만 '얼린 수돗물 맛'일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참고로 충주 수돗물은 서울 수돗물에 비해 조금 더 생수맛에 가깝다. 수돗물을 바로 마셔도 서울 수돗물처럼 역하지는 않다[24]. 따라서 아들 녀석이 생수를 수돗물이라고 생각했다고 해서 서울 수돗물 맛을 상상해서는 안된다.

몽베스트도 수돗물?

알리 천억 페스타 특가 상품으로 몽베스트가 올라왔다. 500ml 20개, 1L 12개 5000원인 상품이었다. 국내 최저가와 비교하면 배송비 정도 싼 상품인데 2L 12개로 착각하고 주문했다. 1L 짜리는 주로 라면 끓일 때 사용하고 500mL는 아이스볼을 만들 때 사용했다. 아이스볼은 더치커피를 마실 때 사용했었는데 갑자기 더치커피에서 수돗물 맛이 났다. 곰곰히 생각해 보니 몽베스트로 만든 아이스볼 문제로 보였다. 결국 생수를 바꿔 아이스볼을 만드니 수돗물 맛이 사라졌다. 수돗물 맛이 나는 원인을 찾으러 다시 환경부 생수 업체를 찾아봤다. 몽베스트를 만드는 업체는 정확히 이동 크리스탈을 만드는 업체와 같았다.

관련 글타래

  1. '더치 커피'(Dutch Coffee)를 마시며 한번도 더치 커피가 무슨 뜻인지 찾아 보지 않았다. 오늘 글을 쓰며 '더치 커피' 뜻을 찾아보니 물을 이용해서 내려먹는 네덜란드식(Dutch) 커피다. 
  2.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재고 정리라고 생각한다. 즉, 제주 한라수나 캬 워터 모두 더 이상 생산하지 않고 남은 물량을 싸게 털고 있다고 생각한다. 
  3. 2L짜리 6개가 스마일 배송으로 3500원에 올라온다. 요즘 옥션에서 매일 스마일 배송 무료 쿠폰을 주기 때문에 만원 이상하는 다른 제품을 구입할 때 함께 구입해 마시고 있다. 
  4. 미네워터는 파나블루에서 생산한다. 파나블루는 자체 브랜드로 울릉도 해양심층수 SURE, 울릉도 해양심층수 1500을 생산하고 있으며 OEM으로 CJ 미네워터, 광동 동해바다, 롯데 블루마린을 생산하고 있다. 
  5. 표 링크는 직접 구입한 생수 구매처, 제품 홈페이지, 최저가 검색을 통해 찾은 사이트를 링크했다. 최저가는 찾을 당시 최저가이며 현재는 최저가가 아닐 수 있다. 
  6. 석수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8개 공장에서 생산된다. 또 아이시스를 자체 생산하는 공장은 없다. 아이시스 물맛이 구입한 장소에 따라 다른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7. 제주 한라수 정보에는 칼슘 5.0g, 마그네슘 5.0g만 표시되 있다. 
  8. 똑 같은 스파클인데 두 제품 경도차가 너무 크다. 그래서 스파클은 2개로 표시했다. 
  9. 판매자 마다 성분 표시가 다르다. 스파클 경도 141 제품 구성성분으로 계산하면 경도 141이 나온다. 그러나 스파클 경도 122 제품 구성성분으로 계산하면 경도 122가 나온다(대정). 삼정은 구성성분은 다르지만 경도는 대략 20.4로 비슷한 경도가 나온다. 
  10. 대정에서 생산한 스파클 경도는 122로 국내에서 생산되는 생수 중 해양심층수와 함평 나비수를 빼고 가장 높다. 반면에 삼정에서 생산하는 스파클 경도는 21로 삼다수 다음으로 낮았다. 스파클은 대정, 삼정 외에 기쁜우리월드에서도 생산한다. 
  11. 이드록시다즈 레몬과는 성분 구성이 다르다. 이드록시다즈 레몬은 나트륨 368.4mg, 칼슘 40mg, 마그네슘 40mg이고 칼륨에 대한 표시는 없었다. 이드록시다즈 성분은 텐바이텐의 이드록시다즈를 보기 바란다. 
  12. 아이시스와 스파클은 취수원이 많다. 따라서 이 두 제품을 어느 지역에서 마시느냐에 따라 물맛이 다를 것으로 생각한다. 악취 때문에 판매 중지한 '충청샘물'은 다른 생수를 OEM으로 생산하고 있었다. 따라서 맛이없게 느낀 아이시스는 충청샘물일 가능성도 있다. 
  13. 이 문장을 수식으로 표현하면 경도를 구하는 식이 된다. 
  14. 탐나수가 탐라수와 같은 제품인지 다른 제품인지 분명하지 않다. 탐라수와 탐나수 모두 옥션과 같은 열린시장에는 찾을 수 없고 환경부 문서 및 다른 문서에는 둘 다 등장하기 때문이다. 
  15. '휘오순수'와 '봉평샘물'은 모두 해태음료㈜ 평창공장에서 생산된다. 생산자도 같고 취수원도 같기 때문에 사실상 같은 생수다. 그런데 가격은 휘오순수가 봉평샘물에 비해 4배라고 한다. 
  16. 크리스탈 블랙라벨, 큰아들 좋은샘, 아임워터, 강블리 수블리는 환경부 자료에는 없는 생수다. 이 글을 작성한 뒤 옥션과 같은 열린시장에서 구입한 제품이다. 
  17. 강블리에서 판매하는 수블리 해양심층수는 딥스블루를 생산하는 글로벌심층수에서 제조한다. 따라서 강블리 해양심층수와 딥스블루는 같은 제품으로 보면된다. 
  18. 롯데마트에서 판매하는 상당히 저렴한 생수다. 2L 6개가 2000원 밖에 하지 않는다. 다만 대정에서 생산하기 때문에 경도는 140 이상 나온다. 따라서 연수를 좋아하는 사람 입에는 맞지 않을 수 있다. 
  19. 본문의 '더 워터㈜'가 (주)크리스탈이다. 사명을 '더 워터㈜'에서 (주)크리스탈로 바꿨다. 
  20. 당시는 할인 행사 중이었다. 그런데 옥션과 같은 열린 시장을 찾아보면 알겠지만 생수 할인 행사는 매주 몇번씩 있다. 
  21. '아임워터'와 '큰아들 좋은샘'에 대한 부분은 생수에 대한 글을 올리고 약 1년 정도 지난 뒤 추가한 부분이다. 따라서 본문에는 '아임워터'와 '큰아들 좋은샘'에 대한 이야기는 없다. 
  22. 큰아들 좋은샘, 아임워터, 크리스탈, 강블리 수블리 등 (주)크리스탈의 생수 대부분이 사라졌다. 열린시장에서 그나마 재고가 남아있는 제품은 강블리 수블리가 유일했으며 가격은 상당히 올랐다. 2021년 9월 11일에 확인한 내용이다. 
  23. 2021년 9월 11일 가격은 9900원이다. 그러나 최저가 검색을 통해 방문했을 때 가격, 즉 구입 가격은 9810원이다. 
  24. 10여년 전 기억이다. 서울 수돗물 맛도 그 사이 바뀌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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