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한 시간이 조금 늦은 시간이라 장안동에 도착하니 오후 9시 반정도 됐었다. 일단 어머님께 연락 드리고 매제와 함께 장안동에 새로 생긴 우스라는 소고기 집에서 간단히 술 한잔을 마셨다. 술을 마시고 매제 집으로 와보니 컴퓨터의 마우스가 동작하지 않는다고 한다. 확인해 보니 Uasis덧1라는 상표가 붙어있는 무선 키보드/마우스 세트였다.
다음 날 조금 일찍 일어난 김에 망가졌다는 마우스를 고쳐준 뒤 아침을 먹고 다시 처가 집으로 향했다. 사는 곳이 시골이다 보니 서울에 올라올 기회가 많지 않고 따라서 서울에 올라오면 본가, 처가집을 순례하게 된다.
때 마침 장모님이 계시고 해서 점심을 함께 하기로 했다. 그러나 강남에서 먹을 만한 집이 생각나지 않아서 장모님이 맛있다고 하시는 현대 백화점의 모밀집에서 모밀을 먹기로 했다. 처음에는 현대 백화점이 처가집 근처인 것으로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필자가 생각한 백화점은 롯데 백화점(그랜드 백화점)이고 현대 백화점은 코엑스 근처에 있었다.
주말이고 막히는 현대 백화점으로 가는 것보다는 다른 곳이 나을 것 같아 생각해 보니 강남에도 대도 식당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런 것이 아줌마들의 수다의 원천이겠지만 틀리게 말해도 자동으로 수정한다. 장모님은 원래 음식 주장을 하지 않는 분이라 흔쾌히 대도 식당을 가자고 하셨다. 원래 대도 식당은 왕십리에 있었다. 당시 기억으로는 수입 소고기로 치면 비싼 가격이지만 한우로 치면 아주 싼 가격에 등심을 팔던 곳이었는데 요즘은 상당히 여러 곳에 직영점을 냈다.
강남점도 몇년 전에 생긴 곳인데 당시에도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어서 오랜 만에 맛있는 소고기를 먹을 생각으로 대도 식당으로 향했다. 장모님도 이 식당에는 몇번 와본듯 했다. 고기는 맛있지만 비싸다는 것을 아시는 것으로 봐서.
그리고 차림표를 보고 무척 놀랬다. 1인분에 3,3000원. 대도 식당의 고기가 비싼 것은 알았지만 이렇게 비쌀 것으로는 생각도 못했기 때문이다. 원래 대도 식당은 고기를 인분으로 팔지않고 근으로 팔았었는데 인분으로 파는 것도 다소 의외였다.

가격을 보면 알 수 있지만 가격이 장난이 아니다. 225g이라고 하지만 1인분에 무려 3,3000원이다. 거기에 백세주는 1,0000원, 소주도 다른 곳에 비해 1000원이 비싸다. 재미있는 것은 대도 식당의 1인분. 225g이다. 예전에 근으로 팔때도 1근을 600g이 아니라 500g으로 계산했다. 다른 소고기집과 가격비교를 힘들게 하기위해 저런 방법을 택한 것인지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2인분씩 두 번을 시켜겨서 먹었다. 장모님, 필자, 우엉맘, 우영이와 다예. 그리고 지난 주 토요일이 노는 날이라 학교에 가지 않았던 누나네 막내 한별이. 이렇게 어른 세명에 아이 세명이 4인분을 먹으니 충분했다. 그리고 역시 맛있었다. 약간 덜 구워진 고기를 소금장에 찍어 먹으면 맛있는 육즙이 배어 나오는 정말 맛있는 소고기였다.
그런데 고기는 이렇게 맛있는데 파절이는 너무 맛이 없었다. 아마 파절이는 거의 신경을 쓰지 않는 듯했다. 그리고 대도 식당에서 고기를 먹으면 꼭 먹는 것이 깍두기 김치 복음밥이다. 복음밥을 세 개 시키고 밥을 비비는 것을 보니 비비는 방법이 예전보다 훨씬 체계화 됐다.
맛? 이 복음밥도 역시 맛있다.
그런데 고기 4인분을 먹은 것 치고는 거의 사무실 회식 비용에 가까운 금액이 나왔다. 총 15,2000원. 고기 4인분, 소주 한병, 백세주 한병, 복음밥 3개를 시킨 비용이었다. 가격은 비싸지만 고기가 그 값을 했기 때문에 맛있게 먹고 나왔다.
그러면서 든 생각. 정말 한우일까? 일단 고기색은 한우가 맞았다. 한우는 수입소에 비해 검붉은 색이 나는데 대도 식당의 등심 역시 검붉은 색이 났다. 맛은? 한우는 수입소에 비해 육즙이 풍부하고 먹을 때 약간 피맛이 난다. 따라서 한우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한우가 아닌데 저 가격에 한우라고 속여 팔았다가는 대번에 망할 가능성이 많고 하루 이틀 장사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믿기로 했다.

체인이 아니고 직영점이라고 한다. 왕십리의 대도 식당도 규모가 상당히 큰데 요즘은 전통 한옥처럼 지은 대도 식당 건물이 서울 시내 곳곳에 보인다. 강남은 생긴지는 꽤 오래됐지만 땅 값이 비싸서인지 다른 곳보다 규모는 조금 작은 편이다.
장모님과 헤어진 뒤에는 다시 집으로 왔다. 그런데 신기하게 꼭 멀리 갔다오면 백숙이 먹고 싶어진다. 그래서 결국 토종닭을 사다가 우엉맘이 해주는 백숙을 먹었다. 그런데 우영이도 백숙 보다는 죽을 먹겠다고 하고 한별이도 죽을 먹겠다고 해서 토종닭 한마리를 소주 두병에 모두 먹어버렸다(아직도 식성하나는 좋다).
그리고 든 생각. 도대체 술을 얼마나 더 마셔야 술을 그만 마시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