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슈퍼이고 보니 손님이 오면 달라고 하지 않아도 꼭 검은색 봉투에 물건을 담아 주곤한다. 물론 필자는 쓰레기 하나를 더 만드는 것 같아 양손으로 들고 올 수 있을 때에는 주는 봉투를 마다하고 물건을 사오곤 했다.
그런데 어느 날 부터인가 물건을 사가는 분과 주인 아저씨가 실갱이를 하는 것이었다. 평상시에는 봉투를 그냥 주었는데 봉투 가격을 받자 물건을 사가는 분이 화를 내시는 것이었다. 그러나 주인 아저씨의 사정도 딱했다. 아무 생각없이 봉투를 손님께 드려왔지만 누군가 고발을 해서 결국 300만원의 벌금을 무셨다는 것이다.
작은 슈퍼에 300만원이면 작은 돈이 아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조금 힘들어도 계속 봉투값을 받으시라고 충고하고 나왔다.
그러면서 든 생각이 도대체 누구 좋으라고 봉투값을 받으라고 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울보 장관으로 유명한 황산성 씨가 한 유일한 업적을 꼽으라면 필자는 쓰레기 분리 수거와 쓰레기 종량제이다. 사실 처음에는 반대도 많았지만 결국 생활 쓰레기를 줄이는데 큰 몫을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봉투값을 받는 것에는 자꾸 의구심이 든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봉투값을 주고 봉투를 사왔어도 그 봉투를 사온곳이 아니면 봉투값을 환불받을 수 없다. 따라서 필자의 어머님처럼 봉투를 구분해서 모으시고 이 것을 가지고 다시 업체를 찾아가 봉투값을 받아 오는 경우가 아니면 봉투값은 봉투값대로 손해를 보고, 쓰레기는 쓰레기대로 생기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제 아파트 앞 L 마트에서 물건을 구입하다가 재미있는 것을 발견했다. L 마트도 규모는 꽤 크기 때문에 봉투값을 꼭 챙겨받는 업체인데 손님에게 주는 봉투를 보니 L 마트 로고가 찍힌 일반 봉투와 쓰레기 봉투로 활용할 수 있는 봉투 두가지가 있는 것이었다.
봉투의 표면을 보니 20L짜리 쓰레기 봉투로 사용할 수 있었다. 물론 봉투의 가격은 일반 봉투보다 비싸지만 어차피 쓰레기를 버릴려고 하면 쓰레기 봉투를 따로 구입해야 하기 때문에 일반 봉투 대신에 쓰레기 봉투로 사용할 수 있는 봉투에 생수 두병과 맥주 세병을 담아 왔다.
그러면서 누가 생각했는지 모르겠지만 참 좋은 아이디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봉투값을 손해보지 않고, 쓰레기를 줄일 수 있으며, 물건을 살때에는 일반 봉투로 사용하다가 쓰레기를 버릴 때에는 쓰레기 봉투로 활용할 수 있으니 1석 3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봉투가 충주권에서만 사용되는 것인지 아니면 지금은 전국적으로 사용하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물건을 사면서 봉투값을 지불할 때면 드는 짜증을 이 봉투하나로 기분좋게 날려 버릴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