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언제 쯤 정신차릴까?

2010/08/05 19:48

야성을 회복해라!

이명박과 한나라당의 지지율도 큰 변화가 없지만 민주당의 지지율도 변화가 없다. 한나라당과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바닥을 쳐도 민주당 지지율은 바뀌지 않는다. 이런 민주당 지지율이 상승했을 때가 있었다. 바로 미디어법을 막기위해 민주당에서 국회를 점령했을 때였다. 이때 한나라당과 비슷한 수준으로 접근했다. 이 것을 보면 민주당이 나갈 길은 아주 분명해 진다. 바로 야성 회복이다.

예상치 못한 한나라당 승리

바보 노무현, 그리고 진짜 바보 민주당

최근 이명박 정부는 야권 도지사가 당선된 충청도와 경상남도에 사대강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정부 여당에서 이런 압박을 하는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지난 7.28 재보선에 한나라당으로서는 생각하지도 못한 승리를 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당직자도 놀랐다"고 하니 한나라당의 5대 3 승리는 한나라당이나 민주당 모두에게 예상밖의 승리였다.

사대강 전도사로 왕의 남자라고 불린 이재오가 출마한 은평을과 이시종 충북도지사의 텃밭으로 은평을과 함께 이번 재보선의 최대 승부처라고 했던 충주는 '여권이 승리할 것'으로 봤다.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두곳 모두 야권 단일화에 성공한 곳이지만 후보전략을 보면 승리하는 것이 불가능해 보였기 때문이다. 특히 은평을의 야권 후보가 장상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민주당이 미쳤다고 생각했다. 아니 지난 재보선의 승리를 민주당 승리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볼때 이미 재보선의 패배를 이미 예감했는지도 모른다.

이미 지난 일이지만 "놀부처럼 혼자 먹을 생각을 하지 않았다"면 민주당은 더 큰 것을 얻을 수 있었다. 딱 반타작만 하겠다고 마음을 먹고 나머지 4곳을 다른 야당에게 양보했다면 이런 패배가 있었을까? 설사 야당에게 내준 4곳을 한나라당이 다 먹었다고 해도 민주당은 손해볼 것은 전혀 없었다. 그런데 지자체 선거의 승리가 자신들의 공인양 "재보선도 다 먹겠다"고 날뛰다 5대 3으로 패한 것이 이번 재보선이다.

낮은 투표율

재보선 투표가 진행되며 예전 보다 높은 투표율에 민주당이 한 껏 고무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투표율이 높으면 은평을에서 20% 가까이 지고 있던 장상이 뒤집을 가능성이 있다"고 여기는 듯했다. 지난 지자체 선거에서 20% 가까이 지고 있던 한명숙 전총리가 이 격차를 뒤집고 박빙의 승부를 겨루었던 달콤한 꿈이 떠올랐을 것이다.

그런데 한 가지 민주당이 착각한 것이 있다. 기본적으로 이번 재보선이 예전의 재보선 보다 높은 투표율을 기록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투표율이 올라간 것은 야권 지지세력의 투표율이 올라간 것이 아니라 지자체 패배로 위기감이 높아진 수구권의 단합 때문에 투표율이 올라간 것이라는 점이다.

야권 지지 세력 중 투표할 만한 사람은 없었다. 지자체 선거 뒤 재보선에서 보여준 민주당의 행태는 야권 지지세력의 투표율 그 자체를 깍아먹었기 때문이다. 지난 지자체 선거에서는 서울에서는 민주당의 이계안 의원이 물러섰고, 경기도에서는 김진표 의원이 유시민 의원에게 양보했다. 즉, 지자체 선거에 나서는 인물 면면을 보면 '민주당의 모습 보다는 새로운 이미지의 인물'이 많았다.

반면 이번 선거에서는 최대 격전지라는 은평을에서 친일파를 찬양하고, 아들 병역 비리로 물러선 장상이라는 구시대 인물을 주자로 내세웠다. '장상을 민주당 후보로 내세운 그 순간부터 야권 지지세력은 이탈하기 시작했다'고 보는 것이 맞다. 따라서 투표율은 떨어져야 정상이다. 그런데 그 투표율이 올라갔다면 누구의 표가 올라갔을지는 뻔한 상황[1]이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 조금 높은 투표율이 나왔다고 좋아하는 민주당을 보며 과연 "민주당에 전략적 머리를 가진 사람이 남아 있나?"하는 의심이 들었다.

오만한 공천

이번 재보선이 끝난 뒤 여기 저기 들려 오는 소식을 보면 정말 어이가 없다. 먼저 아시아 경제의 참패 원인은 '공천'.."최고위원들 '몽니' 지나쳤다"라는 기사를 보자. 내용을 보면 한결 같이 "공천 문제를 언급하고 있다". 중요한 내용을 보면 민주당이 얼마나 오만하며, 지자체 선거의 과일 나누어 먹기에만 치중했는지 알 수 있다.

"서울 은평을 선거는 정권 2인자를 심판하겠다는 중요한 지역이었는데도 '이재오 대항마'가 왜 장상 후보였는지 대해선 어느 누구도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지명직 최고위원이었던 장상ㆍ윤덕홍 최고위원이 자신으로의 전략공천을 요구하면서 신경민 MBC 선임기자의 영입을 무산시킨 것은 납득할 수 없었다"
송영길 시장은 인천 계양을에 자신의 보좌관 출신인 길학균 경인대 겸임교수를 추천했고 손학규 상임고문은 최원식 변호사를 내세웠다. 송 시장은 최고위원회의에서 길 교수의 전략공천을 요구하면서 시위하기도 했다. 그는 길 교수의 공천이 뜻대로 성사되지 않자, 손 고문이 추천한 최 변호사의 공천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배수진을 쳤다. 결국 아무런 지역 연고도 없었던 김희갑 후보로 결정됐다. [출처:참패 원인은 '공천'.."최고위원들 '몽니' 지나쳤다"]

지난 지자체 선거의 승리를 자신들이 승리한 것으로 착각하고 재보선에서는 그 "과일을 따먹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었다"는 방증인 셈이다. 오죽했으면 민주당 관계자는 "이번 재보선에서 보여준 최고위원들의 '몽니'는 상상 이상의 수준"이라며 "자신들이 출마하겠다고 하거나 자신과 일하던 사람을 내세우며 시위해 선거를 망쳐놓고서도 아무런 반성도 없다"고 꼬집었다고 한다.

빗나간 전략

일반적으로 지자체 선거는 전국 단위로 치뤄진다. 따라서 지역의 일꾼을 뽑는 선거지만 전국적 단위의 당 프레임이 먹힐 때가 많다. 이번 지자체 선거도 비슷했다. 이명박 정부의 사람을 치고도 멈출줄 모르는 독주와 이에 대한 심판이 먹혔다. 그러나 재보선은 이와는 조금 달라진다. 그 이유는 일단 재보선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 많지 않고 관심을 가진 사람도 고작 지역 현안에 대한 관심이 많기 때문이다.

이렇기 때문에 한나라당은 지자체처럼 북풍에 기대기 보다는 지역 발전론에 치중했다. 정부와 잘아는 여권 인사만이 지역 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다는 논리다. 충주에서도 이런 전략은 그대로 먹혔다. 그래서 주위 사람들 중 상당수는 "한나라당 후보가 뽑혀야 충주가 발전한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재보선에 관심을 가진 유권자층을 정확히 분석하고 내놓은 전략으로 보인다.

반면에 야권은 전략에서도 실패했다. 지자체 선거인지 재보선인지 대선인지 도무지 구분을 못했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래 단 한번도 바꾸지 않은 정권 심판론을 이번 재보선에서도 그대로 들고 나왔다. 토론을 하면 '무조건 4대강 반대', 거리 유세를 하면 '무조건 이명박 심판' 외에 다른 것은 아예 없었다. 후보가 이 모양이면 당지도부가 와서라도 다른 이야기를 하면 좋을 텐데 마치 녹음기를 틀듯 똑 같은 선거 유세만 반복했다. 이런 상황에 민주당이 이긴다면 그게 오히려 이상할 지경이었다.

바보 민주당

먼저 한나라당이 어떤 당인지 한번 보자. 대통령, 총리, 당대표가 병역을 면제받은 받은 병역기피당이다. 여기에 강용석 의원의 성희롱, 지자체에서 야권에 투표한 젊은 유권자들을 두고 "북에 가서 살라"고 한 장관, 하루 최저생계비 체험을 하며 6300원으로 황제같은 식사를 했다는 차명진 의원. 문제점을 지적하면 백과사전으로도 부족한 당이다. 따라서 재보선의 상황을 보면 민주당에 유리했으면 유리했지 불리할 상황은 없었다. 그런데 완패했다. 전체 8석 중 고작 3석을 건졌다.

8석 중 5석이 민주당 의석이고, 한석이 한나라당 의석이니 한나라당은 이번 재보선을 통해 한석만 늘려도 감지 덕지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민주당이 지자체 승리에 도취되서 "한 두석을 이기면 승리하는 것"이라는 한나라당의 말만 믿고 안이하게 대처한 결과다. 아니 지자체 선거승리자신들의 전리품인양 떠들 때부터 민심은 이미 민주당을 버렸다는 것이 옳다.

그런데 더 웃긴 것은 광주에서 벌어진 민주당의 색깔론이다. 지난 지자체 선거에서 민주당의 압승에 절대적인 공헌을 한 민노당에 대해 "민주노동당은 한미동맹의 철폐를 주장하고 어떤 대안도 없이 주한미군의 철수를 주장하는 정당"이라고 맹 비난했다. 어이 없지만 사실이다. 그래서 '민주당은 전라도 한나라당 그 이상이 되지 못한다'. 아니 한나라당에는 그나마 전략적인 머리를 구사하는 사람이라도 있으니 한나라당도 못된다.

지자체 선거의 승리를 자신들의 승리로 생각하지 않았다면 많은 양보를 통해 지자체 선거를 승리로 이끈 민노당을 이런 식으로 몰고 갈리는 없다. 아무리 승리가 다급하다고 해도 할 수 있는 말과 없는 말이 있다. 이런 말을 했다는 것 자체는 민노당을 야권연대의 동지로 보지 않았다는 증거다. 물론 민주당이 이 부분에 대해 사과는 했다. 그러나 이미 엎지러진 물이요 쏘아버린 화살이다. 죽은 아이 고환을 만진들 그 아이가 살아날까?

여기에 재보선에 패한 뒤 나오는 말들도 그리 달갑지는 않다. 바보가 아니라면 재보선에 패배한 뒤 이런 말을 했어야 했을지 의문이다. 먼저 박지원 원내대표력 신경민 앵커가 일찍 불출마를 선언했어야 한다고 하며 신경민 앵커를 비난했다. 신경민 앵커(@mentshin) 역시 이 말이 상당히 불쾌한 듯 다음과 같은 트윗트위터에 남겼다. 민주당은 지자체 선거의 승리 이후 주변의 모든 세력을 적으로 만들고 있다. 이런 민주당이니 모든 사람이 떠나는 것은 당연한 일인 것 같다.

민주당지도부가 은평을 결정이 늦어졌다고 저를 힐난하는 데 진실공방,책임공방을 벌일 생각은 없슴다.다만 당시 "귀찮아..."라고 말한 사실은 없고 "구차해.." 운운을 잘못 들었군요.구체적으로 말할순 없지만 좀 구차한 일이 있었죠.참 별일이 다...

지금은 정세균 대표가 사퇴했다. 정세균이 사퇴를 하면 최고위원 중 김민석이 당대표를 맡게되기 때문에 이 문제도 불거졌다. 결국 민주당의 사태는 정세균 및 당지도부 전원 사퇴로 결말이 났다. 그러나 그 모양새는 결코 좋지 못하다. 재보선 패배 뒤 바로 정세균 및 당지도부가 사퇴했다면 민주당이 이번 사태를 제대로 인식하고 있다는 판단이라도 가능하다. 그런데 여기 저기 떠밀려 어쩔 수 없이 사퇴한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다만 정세균 대표의 이번 사퇴는 당권을 위한 사퇴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정세균이 다시 당대표가 된다"면 "민주당에 희망을 걸 사람은 없어진다"는 점이다. 나라고 해도 정세균이 당대표로 들어 앉아 있는 민주당을 다시 찍을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참고로 김민석과 같은 철새가 민주당 최고 위원을 맡고 있는 이유도 김민석이 정세균의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진정한 야당

이명박과 한나라당의 지지율도 큰 변화가 없지만 민주당의 지지율도 큰 변화가 없다. 한나라당과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바닥을 쳐도 민주당의 지지율에는 변화가 없다. 이런 민주당의 지지율이 상승했을 때가 있었다. 바로 했을 때였다. 이때에는 한나라당과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접근했다. 이 것을 보면 민주당이 나갈 길은 아주 분명해 진다.

바로 야성 회복이다. 민주당이 하는 것을 보면 '한나라당 2중대'라는 생각외에 다른 생각은 들지 않는다. 야당이 됐으면서도 여권시절을 잊지 못하는 듯 행세한다. 그리고 매번 한나라당의 비열한 수단(성동격서)에 당한다. 당하고 나서는 한나라당에 '비난'을 퍼붓지만 이것이 민주당이 하는 모든 것이다. 전략도 전술도 없다.

대선 시절 이명박의 뒷통수()만 보이면 무조건 자기 보다 큰 돌만 던지려고 했었다. 그런데 야당이 되서도 이런 것은 전혀 변하지 않는다. 민노당의 강기갑 대표처럼 투쟁의 모습이라도 보여주면 머리는 아직 안되도 몸은 살아나고 있다고 느낄텐데 이도 없다. "로마의 한 황제가 반군이 처들어 오자 바위 뒤에 숨어 있다가 음식을 줄 때만 머리를 들었다"고 한다. 그런데 민주당의 모습이 딱 이 모습이다.

따로 글을 올리겠지만 얼마 전 민주당 김진애 의원(@jk_space)이 트윗터에서 민똑토라는 토론을 진행한 적이 있다. 이 트위터 토론에서 내가 민주당에 주장한 것은 진정한 야당으로 거듭나라는 것이었다. 아울러 그 방법도 적었다. 현재 민주당에 필요한 것은 다른 것이 아니다. 최소한 선명성있는 살아있는 야당이다. 또 과거 2년처럼 "어부지리로 놀아나려고 한다"면 국민은 언제나 민주당심판할 것이다.

  1. 당시스템은 민노당에서 배워라.
  2. 정책은 진보신당에서 배워라.
  3. 싸우는 방법은 한나라당에서 배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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