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그에 대한 추억(1/1/1533)


한때 게임의 제왕이라고 불렸던 기억 때문에 게임에 대한 추억이 많은 편이다. 좋은 기억도 많지만 좋지 않은 기억도 꽤 된다. 고등학교 1학년때의 일이다. 당시 학교 음악 수업에는 세종 문화회관에서 하는 음악 공연을 보고 난 뒤 감상문을 써 내는 숙제가 있었다. 학기 중 편할 때 아무 공연이나 보고 와서 공연표와 감상문을 적어 내는 것(전체 점수 중 10점)이기 때문에 보통 학교 수업을 마친 뒤 친구들과 함께 공연을 보고 오곤 했다.

그때에는 지금처럼 학원을 다니는 아이들도 없었고 또 3학년이 아닌 이상 야간 자율학습도 없었다. 보통 수업은 오후 3시 정도면 끝났고 오후 3시 이후는 자유시간이었다. 요즘 학생들은 상상도 하기 힘들겠지만 당시는 선행 학습도 없었고 학원을 다니는 사람도 없었다.

어떤 공연이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아무튼 고등학교 때 가장 친한 친구들과 세종 문화회관에서 공연을 봤다. 오후 7시 정도에 공연이 끝났다. 기껏 시내에 나온 김에 교보문고에서 책을 보고 가기로 했다. 교보문고에서 책을 보고 있는데 "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시간~~"이라는 노래 소리가 나왔다. 시계를 보니 오후 9시. 당시에는 12시가 통금이라 교보문고가 조금 일찍 문을 닫았던 것 같다.

같이 갔던 친구들과 차를 타기위해 종로쪽으로 걸어 오다가 다른 녀석들은 모두 가고 집이 같은 방향이었던 친구와 단 둘이 남았다. 지금도 비슷한지 모르겠지만 당시에는 버스 정류장 근처에는 꼭 오락실이 있었다. 당시 가장 인기있던 게임은 갤러그였다. 버스를 기다리다 지루해진 친구가 먼저 게임 한판하자고 했고 필자 역시 게임을 좋아하기 때문에 그러기로 하고 게임을 시작했다.

갤러그를 시작했지만 컨디션이 좋지 않아 금방 죽고 말았다. 친구 녀석 뒤에서 끝나기를 기다리는데 녀석은 보너스까지 타서 비행선 5개를 채우고 통 죽을 생각을 하지 않았다. 기다리다 지쳐 결국 빈 자리에서 다시 한판을 했다. 다시 한판을 하면서 보너스를 타고 비행선을 다섯개를 만들자 이번에는 친구 녀석이 등뒤에서 기다리는 것이었다. 다섯개나 남은 비행선을 죽이고 가기도 힘들어 기다리는 친구를 무시하고 계속 게임을 했다.

그리고 게임을 마친 뒤 친구를 보니 녀석도 기다리기 치쳤는지 게임을 하고 있었다. 문제는 또 다섯개의 비행선을 보유하고 죽지도 않고 계속한다는 점. 이런 식으로 서로 엇갈려 게임을 하다가 시간을 확인해 보니 오후 12시가 가까웠다. 그제야 덜컹 겁이났다. 12시가 넘으면 차도 없기 때문에 집에 갈 방법이 없었다.

친구 녀석과 급히 뛰어 나와 각자 알아서 버스를 타고 가기로 하고 친구는 종2가에서 3가 방향으로 뛰고 필자는 청계천 방향으로 뛰어갔다. 종로는 버스가 끊어졌겠지만 청계천에서 집으로 가는 버스는 조금 더 늦게까지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간신히 막차를 타고 집에 오니 12시 30분이었다.

고등학교 1학년 짜리 아들이 음악회를 간다고 꽤 큰 돈을 가지고 나간 뒤 밤 늦게까지 들어오지 않자 어머님께서는 걱정도 되고 화도 나셔서 빗자루를 들고 기다리고 계셨다. 상황은 이미 파악한 뒤이고 웃는 얼굴에 침 못뱉는다는 속담에 따라 빗자루로 맞으면서도 웃으면 어머님을 안아 드렸다. 평생 처음해본 이 애교때문에 지은 잘못에 비해 매한대로 쉽게 끝났다.

그리고 다음 날 조회시간.

열받은 담임 선생님: 어떤 새끼야. 어제 밤늦게까지 집에 가지않은 새끼가?

어떻게 알았는지 모르겠지만 담임 선생님이 어제의 사건을 알고 있었다. 조회가 끝나고 친구 녀석이 와서 전말을 얘기해 주었다. 친구 녀석이 집에 오지 않자 친구 아버님이 학교로 전화를 하신 모양이었다. 지금은 회개했지만 당시 녀석은 교회를 다니고 있었고 집에서는 욕도 하지 않았다. 공부도 잘했으니 속된 말로 범생이었다. 그런 범생이 음악회지 뭔지에 간다고 나가서 밤늦게 까지 들어오지 않지 화가 나신 친구 아버님이 조금 험한 말을 하신 모양이었다.

심심할 때 갤러그 한판

남은 이야기 당시에 가장 인기 있는 게임은 갤러그였다. 갤러그는 사실 오락실의 판도를 바꾼 게임이었다. 갤러그 이전의 오락실은 일부 불량기 있는 아이들이 가는 곳이었지만 갤러그가 등장한 뒤 오락실은 너도 나도 가는 곳으로 바뀌었다.

이 갤러그에는 4차원 모드라는 것이 있다. 당시 들리는 얘기로는 고려대생들이 이 방법을 찾았다고 한다. 정확한 판수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특정판에서 왼쪽 가장 위의 비행선만 한대 남기고 모두 죽인 뒤 가장 오른쪽 끝으로 가 있는다. 남은 한대의 비행선이 총알을 계속 쏘지만 이 비행선에게 오른쪽 끝은 사각지대라 총알을 오지 못하고, 한참을 이렇게 하면 비행선이 아예 총알을 쏘지 않게된다. 이때 남은 비행선을 쏴 버리고 게임을 진행하면 다음 판 부터는 비행선이 아예 총알을 쏘지 않게된다. 따라서 게임이 무척 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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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mepay's 2007/12/01 08:45 address edit & del reply

    통금시간이라...제가 태어나기도 전에 고1이셨군요..왼쪽에 딱 붙어 있으니까. 한마리도 안죽습니다..ㅎㅎ

    • 도아 2007/12/01 12:56 address edit & del

      mepay님 나이를 보면 태어나기 전은 아닌 것 같습니다. 고1때 통금이 있었는지 없었는지가 가물 가물하군요. 저는 교복 자율화 세대이기 때문에 이 때 통금이 없어졌을 수도 있습니다.

  2. zooin 2007/12/01 10:21 address edit & del reply

    오...갤러그...한참 즐겼었습니다. 그리고..사차원도 생각이 납니다. ^^
    그 후 제비우스라는 게임이 나온 후로는 오락실에 잘 가지 않았습니다만...

    • 도아 2007/12/01 12:56 address edit & del

      저는 보글보글 할때까지는 오락실을 다닌 것 같습니다. 제비우스가 나온 뒤 가지 않으셨다고 하니,,, 아무래도 제 연배가 아닌가 싶습니다.

  3. 먹는 언니 2007/12/01 10:56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 진짜 좋아했었어요. 당시엔 여자애들은 오락실을 별로 안 갔는데 저는 죽어라... -.-;;;
    '너구리'도 정말 재미있었지요.

    • 도아 2007/12/01 12:57 address edit & del

      예. 너구리는 캐릭터가 재미있어서 여자분들이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너구리도 지금 생각해도 재미있는 게임이었던 것 같습니다.

  4. 댕글댕글파파 2007/12/01 11:20 address edit & del reply

    남녀 커플 게임으로 유명했다고 하더라구요. 저도 몇번 해봤는데 몇 판 가질 못해서 ㅡ.ㅡ
    고등학교 다닐 때 지구과학 선생님께서 대학에 다닐 때 커플끼리 갤러그를 많이 했다고 하시더라구요 ㅎㅎ

    • 도아 2007/12/01 12:58 address edit & del

      그런가요? 그런데 이인용이 아닌데 커플끼리했다는 얘기는 토너먼트 식으로 게임을 했다는 얘기인가 보군요.

    • 댕글댕글파파 2007/12/01 23:10 address edit & del

      2단계도 잘 못가는 저는 바보인듯...ㅠㅠ
      왜케 어렵지 -_-;;;;;;;

      저기 홈페이지에 가도 게임을 가져갈 수 있는 방법이 없네요. 어떻게 블로그에 옮기죠? 저도 제 블로그에 옮겨 놓고 연습하고 싶은데 ㅡ.ㅡ

    • 도아 2007/12/02 06:09 address edit & del

      제 블로그 페이지를 소스 보기한 뒤 퍼가시면됩니다. 소스가 길어서 답글로 달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습니다.

    • 비밀방문자 2007/12/03 09:45 address edit & del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 도아 2007/12/03 11:41 address edit & del

      제 블로그의 페이지를 소스 보기한 뒤 가져가시기 바랍니다. 소스를 보니 game24의 소스인 것 같습니다.

    • 댕글댕글파파 2007/12/03 13:29 address edit & del

      전 도아님의 블로그에서 마우스 오른쪽 버튼으로 소스보기를 한후

      <DIV style="text-align: center"><STRONG>심심할 때 갤러그 한판</STRONG><BR />

      이 밑의 소스를 복사한것입니다.

      페이지정보보기에서 임베드 유형의 주소를 복사해서 제 블로그에 붙이니 되네요^^;;

    • 도아 2007/12/03 13:59 address edit & del

      OBJECT를 다시 출력시키는 코드가 있어서 Game24에서 퍼온 것으로 생각했는데 TC에는 자동으로 변환해 주는 기능이 있어서 생긴 혼선인 것 같습니다.

  5. Alphonse 2007/12/01 11:48 address edit & del reply

    기억합니다. 오른쪽 마지막 한줄인가 한마리인가?
    남겨서 돌리다 보면 결국 총알이 떨어져 다음판부터 총알이 안나오던... ^^;;;
    뽀글뽀글에서 갤러그... 이제 너구리와 킹콩 등등 포스팅을 예상해도 되나요? ^^;

    • 도아 2007/12/01 12:58 address edit & del

      너구리, 킹공 대신에 너티보이를 올렸습니다.

  6. 타임코드 2007/12/02 19:47 address edit & del reply

    오랜만에 손가락에 땀내면서 옛날의 열정을 발휘하고 갑니다....^^

    1단계도 못깼는데요...^^ 위 댓글에 mepay님의 말씀처럼 위험할 때 한쪽에 딱 붙어있으니 죽지가 않는군요..ㅋㅋ 레벌9까지 하다가 힘들어서 gg쳤습니다~^^

    오랜만에 하니 재미있네요~^^

    • 도아 2007/12/03 04:11 address edit & del

      위의 플래쉬 게임으로는 저도 몇판 하지 못하겠더군요. 역시 오락실처럼 왼손으로 조정을 하고 오른손으로 총을 쏴야 제맛인 것 같습니다.

  7. 주딩이 2007/12/03 14:16 address edit & del reply

    흑흑... 한판도 못 깼습니다. 플래쉬 게임은 역시 어렵네요..검지 손가락에 쥐가나도록 눌렀건만..OTL 담에 잼난 게임 또 올려주세요..ㅋㅋㅋ

    • 도아 2007/12/03 15:15 address edit & del

      역시 플래쉬 게임은 조금 힘듭니다. 조이스틱이 있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