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다. 그러나 필자는 MBC의 100분 토론과 같은 프로그램을 왜 방영할까 하는 의문을 가지고 있다. 토론이 무엇인지로 모르고 출연한 토론자와 문제의 본질은 건드리지도 못하고 주변말옆에서 변죽만 치는 토론 내용때문이다. 손석희씨의 균형있는 사회가 돋보이는 프로그램이며, 우리사회의 굴찍 굴찍한 문제를 지속적으로 다루어온 토론 프로그램이지만 필요성에는 항상 의문이 든다.
얼마 전 전국민의 관심을 끌은 광우병을 비롯해서 이명박 정부가 진행하고 있는 자사고와 같은 교육 문제, 고환율, 고유가로 표시되는 경제문제, 부동산 대책에 이르기까지 토론 프로그램에서 다룬 모든 문제의 원인은 다른 곳에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원칙없는 사회
우리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원칙이 없다는 점이다. 원리원칙이 존재하고 누구나 그 원리원칙을 따르는 사회라면 사실 광우병 문제는 애시당초 발생하지 않았다. 원산지 표시가 철저하고 원산지 표시를 어기는 경우 처벌이 확실하며, 수입업자가 쇠고기의 월령 표시를 확실히 한다면 설사 광우병에 걸린 미국산 쇠고기가 들어 온다고 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 이유는 설사 이런 쇠고기가 들어 온다고 해도 팔릴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다.그러나 우리사회에는 이런 원리원칙이 통용되지 않는다. 권력의 유무에 따라, 돈의 있고 없음에 따라, 상황에 따라 원리원칙이 바뀐다. 상황에 따라 바뀌는 것은 임기응변은 될 수 있어도 이 것이 모든 국민이 따라야하는 원칙이 되지는 못한다. 비단 원칙 뿐만이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법조항도 돈과 권력에 따라 바뀐다. 이런 사회에서는 아무리 좋은 제도를 만들어도 소용이 없다.
그래서 강제로 따를 수 밖에 없도록 법으로 규제한다. 이렇게 법으로 규제를 하면 이제는 그 규제의 타당성에 대한 논란이 발생한다. 이렇다 보니 국론은 항상 분열된다.
교통단속시 단속범 증가
미국은 가짜다라는 책이 있다. 미국에 대한 좋지 않은 편견을 많이 가지고 있었지만 미국이라는 나라는 단지 나쁜 나라가 아니라 나름대로 합리적인 사람들이 모여 그 합리성을 위해 나가는 사회라는 것을 알게 해준 책이다. 이 책을 보다 보면 국내 교통단속에 대한 재미있는 의견이 나온다. 바로 교통단속을 하면 단속범이 증가한다는 것이다.보통 단속을 하면 사람들이 주의하기 때문에 평상시 보다 단속범이 줄어야 한다. 그런데 반대로 단속을 하면 단속범이 폭증한다. 이 것은 평상시 적용하는 교통단속 규칙과 단속시 적용하는 교통단속 규칙이 다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평상시 적용하는 규칙을 적용했다면 많은 사람들이 주의를 하는데 단속범이 증가할리는 없기 때문이다.
사실이다. 요즘에는 이런 교통경찰을 찾기는 힘든 것 같다. 그러나 예전에 고향에 갈때면 부모님께서는 만원짜리를 꼭 1000원짜리로 바꾸셨다. 그리고 그중 3000원을 면허증 뒷면에 보이도록 껴두었다. 그리고 아무것도 아닌 일로 단속에 걸리면 면허증을 드리고 교통경찰은 면허증 뒷면의 돈을 빼간다. 물론 딱지는 끊지 않는다. 서울에서 곡성까지 가다 보면 많게는 5~6번, 적게는 2~3번 정도 이런 단속에 걸렸다.
이런 방법을 사용하는 이유는 교통경찰의 단속에 걸렸을 때 법을 모르는 일반인이 피해갈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선배형과 명절 때 교수님댁을 방문한 뒤 선배형의 차를 타고 올 때의 일이다. 차선변경을 문제로 교통경찰이 차를 세웠다. 그러나 운전경력이 오래됐고 교통법규에 대해 나름대로 빠삭했던 선배가 차선변경이 불법이 아니라는 것을 교통경찰에 이야기 했다. 선배의 주장에 할말을 잃은 교통경찰은 바로
라고 했다. 그 형은 당연히 안전벨트를 매고 있었지만 옆자리에 있던 필자가 안전벨트를 매지 않은 것을 발견한 것이다.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운전면허증 뒷편에 끼워둔 오천원을 빼가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사실 요즘은 이런 경찰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러나 우리사회의 이런 무원칙은 차고 넘친다.
도시가스의 휑포
알다시피 도시가스는 대부분 독과점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도시가스 업체에서 가스비는 물론 각종 공사비에서 폭리를 취하고 있다. 20여년전에 가스파이프 1M를 공사하는데 100만원이라는 이야기가 있었다. 그만큼 도시가스 업체에서 폭리를 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현상은 지금도 바뀌지 않았다. 혼인초이니 8년전의 이야기이다.필자가 신혼집을 잡은 곳은 목동의 한 다세대 주택이었다. 필자가 이사할 때가 집을 지은지 거의 15년 정도 된 집이었다. 바퀴벌레가 많아 한달 내내 바퀴벌레를 잡고, 신혼살림을 장만했다. 밥을 먹으려면 가스레인지를 연결해야 하기 때문에 도시가스 업체에 연락했다. 그리고 도시가스 업체에서 가스렌인즈를 연결하기 위해 왔다. 그러나 연결하지 않고 그냥 가버렸다.
그냥 가버린 이유는 간단했다. 법이 바뀌어서 외부 쇠파이프가 가스레인지 근처까지 와야 하는데 당시 연립은 베란다(창문)까지만 가스파이프가 와있었기 때문이다. 즉 창문 앞까지 쇠파이프가 오고, 창문부터는 고무파이프로 연결된 상태였다. 그런데 이 것은 불법이고 따라서 수십만원의 공사비를 들여 쇠파이프를 집 안쪽으로 들이지 않으면 가스레인지를 연결해 줄 수 없다는 것이었다.
조금 어이가 없었다. 새로 가스파이프 공사를 하는 경우라면 집 안쪽까지 공사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본다. 그러나 예전법에 따라 이미 공사된 것이고 이전에 이미 사용하고 있던 곳이다. 그런데 바뀐 법을 빌미로 가스레인지를 연결해 주지 않겠다는 도시가스 업체의 말 자체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더구나 이 집은 필자의 집이 아니라 셋집이었기 때문에 20만원에 가까운 공사비를 물 이유도 없었다.
결국 주인 아저씨께 연락을 드렸다. 그리고 온 답변.
그리고 다시 온 가스업체.
어이가 없지만 사실이다. 일반인에게는 법을 들먹이며 안된다고 하면서 밥을 해먹던 말던 신경도 쓰지 않던 업체. 그런데 모구청 사무관으로 있던 주인 아저씨의 전화한통에 발바닥에 땀이 나도록 뛰어와 공사를 해준 것이다.
원칙, 지키라고 있는 것이다.
법적으로 해 줄 수 없는 부분이라면 대통령이 와도 해주지 않아야 한다. 그래야 원칙이고 그런 원칙이 지켜져야 힘없고 가난한 사람도 그 원칙을 믿고 살수 있다. 그러나 우리사회의 원칙은 아주 간단하다. 힘없고 빽없는 사람에게는 휘어지지도 않는 쇠자(철로 만든 자)지만 힘있고 빽있는 자에게는 언제나 신소재 고무줄이다.
힘이 곧 정의
꽤 오래 전에 돌던 유명한 말이 있다. 무전유죄 유전무죄다. 탈주범 지강헌이 이말을 했을 때가 1988년이니 이미 20년 전에 나온 이야기이다. 그러면 이미 20년이 지난 지금은 어떨까?
한화 짐승연 회장은 맞고 들어온 아들을 위해 마피아식 피의 보복을 감행했다. 결과는?
삼성의 수조원대 비자금이 발견되었다. 그 결과는?
이명박은 탈세에 BBK까지 수없이 많은 비리를 저질렀다. 그 결과는?
우리나라에서는 힘이 곧 정의다. 힘이 있는 자는 어떤 짓을 해도 법으로 용서를 받는다. 돈이 있는 자는 어떤 짓을 해도 죄가 되지 않는다. 우리사회의 두번째 문제는 바로 힘이 곧 정의인 사회라는 점이다.
우리사회가 나갈길
저는 그자의 눈과 눈썹 사이를 봤습니다. 물건을 볼 때 그자의 눈엔 욕심이 가득 찼습니다. 사람을 볼 때 그자의 눈엔 부끄러움이 떠올랐습니다. 제가 가까이 갔을 때 그자의 눈엔 두려움이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극옹은 며칠 뒤 도적의 공격을 받고 죽고만다. 이 소식을 들은 진경공은 이일을 예언한 양설직을 불러 하문하다.
대저 꾀로써 꾀를 막는 것은 마치 돌로 풀을 눌러두는 것과 같습니다. 풀은 반드시 돌 틈을 비집고 자나고야 맙니다. 무법한 놈들을 엄한 법으로 금하는 것은 돌로서 돌을 치는 것과 같습니다. 결국 두 개의 돌은 다 깨어지고 맙니다. 그러므로 도적을 없애는 방법은 그들을 교화하는 길 밖에 없습니다. 즉, 그들에게 염치를 가르치는 것이 그 첩경입니다. 결코 도적을 많이 잡는 것이 도적을 없애는 길은 아닙니다. 그러니 상감께서는 문무 백관들 중에서 어질고 착한 사람을 골라 백성들에게 어질고 착한 길을 밝히게 하십시오. 마침내는 착하지 못한 자들이 스스로 감화될 것입니다. 그러고 보면 도적쯤을 근심하실 것이 있습니까?
다시 그런 인물을 묻는 진경공에게 양설직은 다음과 같이 답한다.
지금 우리나라에는 사회만한 인물이 없습니다. 그는 신용있는 말을 하며, 의리 있는 행동을 하며, 너그럽되 아첨하지 않으며, 청렴하되 소견이 좁지 않으며, 강직하되 반항하지 않으며, 위엄이 있으되 사납지 않습니다. 상감께서는 잊지 마시고 사회를 등용하십시오.
필자가 즐겨읽는 열국지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춘추전국시대의 이야기이니 이미 천여년이 지난 이야기이다. 그런데도 이 이야기를 우리사회가 나갈 방향으로 보는 것은 아주 간단하다. 천여년이 지난 지금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윗자리부터 깨끗한 사람으로 채우는 것이 우리사회가 나갈 길
이라는 점이다. 이런 면에서 우리는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 최악의 선택을 한 셈이다. 아울러 이런 선택이 최악이었다는 것을 우리는 지금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문제는 이런 뼈저림이 오래가지 않는 다는 것.
Trackback
Trackback Address :: http://offree.net/trackback/2021
-
Subject : 모든사람에게 통용되는 원칙이 있어야 한다
Tracked from 슈리의 일상 블로그 2008/09/22 17:33 del.도아님의 포스팅을 읽었다.나 역시 우리 사회의 원칙 부재에는 평소 개탄하고 있었기 때문에 공감을 느꼈다. 도아님의 포스팅은 대부분 상당한 정치적 시점을 내포해 과격?한 경우가 많았지만
-
Subject : 거래의 법칙 1. 관행의 법칙
Tracked from nooegoch 2008/10/01 19:03 del.more.. 2008 대한민국, nooegoch 급물살 타는 외환은행 매각..."부시 방한 선물"?, 프레시안, 2008.7.31 나쁜 습관을 고치는 법, nooegoch ‘부시를 지켜라’ 공권력 총동원…검·경 비상체제 돌입, 경향신문,



Comments
공감합니다. 원칙이 서야 나라가 삽니다.
에휴... 그러기 위해 지금도 맨발로 뛰고 있지만...
쉽지 않네요. ㅜㅜ
우리나라는 너무 원칙이 없습니다. 힘이면 다되니...
원칙과 원리가 적용되는 나라가 되기 위해서 앞으로도 갈 길이 멀군요...
예. 무척 멉니다... 언제 갈 수 있을지...
법밥 있으면 머해 빽만있으면 탄탄대로
예. 빽이 좋아야죠. 우리나라에서는...
저는 이런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생각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프랑스에 있는 직지심경 반환요청을 하자, 프랑스 대통령이 응락을 했는데,
도서관 사서가 안된다고 해서 결국 반환받지 못한 일...
경제력이 높은 나라가 아니라, 원칙이 통하는 나라를 선진국으로 불러야 한다는...
우리나라는 그래서 아직 후진국이고...
저 역시 그래서 우리나라를 후진국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이 정말 원칙대로 돌아간다면,
그곳은 유토피아가 아닐지요?
전 그런 곳은 없는것으로 압니다.
정도의 차이가 있는 것이겠죠. 적어도 미국에서 삼성과 같은 기업이 나왔다면 절대 그대로 용서받지는 못합니다.
이미.. 법보다 주먹, 돈이 먼저인 나라로 변한지 오래인데.. -.-;
조금씩 나아지고는 있지만 아직 먼 것은 사실이죠.
마지막의 남은이야기를 읽고 감동받았습니다.
멋있는 집주인(공무원) 아저씨입니다.
사실 말하자면 전혀~ 감동받을 내용도 아니고 당연히 그래야할 내용인데
감동이 오는 현세대가 안타깝습니다.
우리나라는 당연한 일로 감동을 받아야 하는 때가 많습니다.
원칙 하시면 엠비 님 아니신가요?
나라를 말아드시겠단 원칙 하나로 소신있게 달리시던데요...
엠비는 원칙이 아니라 똥고집이라고 합니다. 원칙이라는 것이 지한테만 통용되는 규칙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저도 그 원칙이란걸 지키고 싶습니다.
저도 직장생활하면서 나름대로 원칙이란걸 알고, 세우고, 지키려고 매일매일 노력하고 있습니다.
네... 말 그대로 "매일 매일 노력하고"있습니다.
그럼에도 지켜내는 비율을 따져보면 50%가 되지 못할 듯 합니다.
그나마 50%라도 지켜내는 것 조차 "매일 매일 노력"하는 결과입니다.
정말... 이놈의 땅덩어리와 그 위에서 바글거리는 생명체들이 싫어질때가 많습니다.
사실 지키기가 힘듭니다. 저도 노력하고 있지만 지킨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더군요.
우리나라가 가면 갈수록 힘들어지는 이유 중 하나가 말씀하신대로 원칙이 지켜지지 않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나 하나만이라도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그러고 있다보면 속 터지는 일이 하나 둘이 아니더군요 ㅠㅠ
예. 속 많이 터집니다. 아래자리는 많이 좋아진 것 같은데 윗자리로 갈 수록 그런 사람들이 더 많아지는 것 같더군요.
음..
공무원이라 하더라도 어느정도의 융통성이란건 필요하다고 봅니다만..
...
다달이 용돈받는것은 융통성이라고 보기는 어렵네요..
..
아버지가 공무원이셨던지라 어느정도의 선물..
예를들면 명절때 과일이나 주고받는정도까지는 넘어가겠는데요.
(실제로 일부부처를 빼고는 어느정도 허용한다고 들었습니다.)
관련업체에서 다달이 용돈받으시는 분들은 용납이 않되는군요.
그리고, 제가 알기론, 아직도 그런분들이 많다는 겁니다..
어째.. 세상을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깨끗한 분들은 않보이는것 같습니다.
..슬픈 현실이지요.
저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공무원도 사람이고 따라서 사람 사이에 오가는 정 정도를 문제 삼는 것은 아닙니다.
원칙을 지키면 I.Q. 모자라는 넘...
원칙을 어기면 I.Q. 넘치는 분...
딱 이런 평가를 하지요...
더 걱정되는 것은 우리 아이들이 이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는 점입니다.
중,고교생은 포기하고,, 초등학생이라 교과서적 답을 할줄 예상했는데
법을 지키면 손해고 바보 취급 받는데 뭐하러 법을 지키느냐고 되묻더군요.
할 말을 잃었습니다.
도아님 글과 소신에 공감하고 동의합니다...
사실 틀리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사회가 그런 사회이니... 영악한 아이들이 모를리는 없겠지요.
도아님 말씀처럼 이런 작은 관행들이 모여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게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예... 정말 사소한 것도 지키지 못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