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에 대한 이미지를 바꾼 비스타

난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를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 운영체제의 모든 것이라는 운영체제 팁 사이트(주로 윈도)를 16년째 운영하고 있는 경험 때문이다. MS-DOS, Windows 3.1, Windows 95, Windows NT 4.0, Windows 2000, Windows XP까지 계속해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운영체제를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운영체제 중 들었다고 느낀 운영체제는 거의 없었다. 윈도 NT 4.0을 안정성면에서 그나마 쳐주지만 그외에는 인정하는 운영체제가 별로 없다. 또 마이크로소프트는 기술의 마이크로소프트라기 보다는 마케팅의 마이크로소프트라는 느낌이 강했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마이크로소프트의 운영체제를 사용하며 나처럼 마이크로소프트의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도 드물다. 남들이 인터넷 탐색기(Internet Explorer)를 쓸 때에도 난 넷스케잎(Netscape)을 고수했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를 사용할 때에도 난 아래아 한글을 사용했다. 남들은 발표를 위해 파워포인트(PowerPoint)를 사용했지만 난 HTML로 작성해서 발표를 했다. 따라서 내 컴퓨터에는 지금도 운영체제 외에 설치된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의 제품이 없다.

운영체제를 바꿀 생각도 많이 했다. 맥이나 리눅스등 여러 가지 운영체제를 고려했지만 하나가 걸렸다. 바로 토탈 코맨더다. 최고의 프로그램, Total Commander에서 한번 이야기했지만 현존하는 프로그램 중 토탈 코맨더를 대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없다. 물론 두개의 패널로 파일을 관리할 수 있는 Norton Commander 클론은 많다. 맥에도 있고, 리눅스에도 있다. 그러나 그 어떤 프로그램도 토탈 코맨더를 대치하지는 못했다. 도스 시절 사용하던 Norton Commander, DOS Navigator에 이어 토털 코맨더는 마음에 들지 않는 운영체제를 계속 사용하게 만든 킬러 어플리케이션이다.

그런데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에 대한 이런 입장은 윈도 비스타(Windows Vista)를 기점으로 바뀌었다. 비스타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처음으로 만든 정말 잘만든 운영체제다. XP에서 자취를 감춘 NT 코어의 안정성을 다시 살렸다. 화려한 UI는 눈요기라고 해도 사용자 친화적주1으로 바뀌었다. 고사양을 요구한다는 점이 비스타 확산의 최대 걸림돌이었다. 그러나 처음으로 진짜 운영체제를 만들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비스타는 기능과 성능에 비해 저평가 됐고 그리고 결국 등장한 것이 이다.

그런데 알고 보면 윈도 7도 새로운 운영체제가 아니다. 6.1이라는 내부 판번호에서 알 수 있듯이 새옷을 입은 비스타에 불과하다. 살찐 비스타를 날씬한 윈도 7로 바꾼 것에 불과하다. 기능도 좋고 안정적이지만 덩치 때문에 대중성을 얻지 못한 비스타가 윈도 7에 들어 대중성까지 확보한 것이다. 즉, 윈도 7은 비스타에 비해 가벼워 졌고 기타 다른 윈도에 비해 훨씬 사용자 친화적으로 바뀌었다주2.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지기 시작한 것은 바로 이 비스타와 윈도 7 때문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이 하나 있다. 과거 허접한 운영체제로 시장을 좌지우지했던 마이크로소프트의 마케팅이 윈도 비스타(Windows Vista)나 윈도 7(Windows 7)에 와서는 오히려 약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대신에 예전에 비해 소프트웨어 자체의 충실도는 훨씬 올라갔다. 이런 부분은 단순히 운영체제에 대한 것만은 아니다. 나중에 "알약, 잘못 먹으면 독약이된다"는 글로 따로 올릴 예정이지만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MSE(Microsoft Security Essentials)는 어떤 무료 백신 보다 강력하며 평이 좋다.

키넥트로 애플을 누른 MS

여기에 최근 사용하기 시작한 (Kinect)는 역시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라는 이야기가 절로 나온다. 기존의 개념을 통합하며 새로운 기술을 적용, 게임기의 패러다임을 바꿨다. 앞으로 게임기의 역사를 나눈다면 키넥트 이전과 이후로 나눌 수 있다고 본다. 키넥트(Kinect)는 그 만큼 혁신적이다.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이런 것들은 모두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의 독창적 아이디어는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전에도 한번 이야기 했지만 기술혁신을 주도하는 기업이 아니라 있는 기술을 잘 이용하는 기업이다.

오늘 아시아경제재미있는 기사가 실렸다. "<뉴스위크>가 선정한 10대 혁신 기업 6개사, 중국 2개사가 포함됐다"는 기사다. 물론 한국은 없다. 아이폰(iPhone)을 그대로 배껴 출시한 갤럭시 S와 언플로 물건이나 팔아 보려는 이 빠진 것은 당연하다. 세계와 경쟁하기 보다는 동네 구멍가게와 경쟁하려는 국내 들에게 사실 '혁신'이라는 단어 자체가 어울리지 않는다주3. 이런 이 판을 치는 우리나라에서 혁신적인 기업이 나온다면 아마 선정의 공정성을 의심하는 사람이 더 많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중국은 휴대폰배터리, 친환경자동차 등을 생산하는 비야디와 세계 백색가전 시장의 6.1%를 점유한 하이얼이 8위와 10위에 올랐다. 의 시사주간지가 선정한 10대 혁신 기업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중국의 힘이 무섭게 느껴지는 대목이다. 이외에 두개의 기업에는 안드로이드(Android)의 기준폰인 넥서스원을 출시한 대만의 HTC패스트리테일링이 올랐다[출처: MS 등 '올해 10대 혁신기업'...한국 기업은 없어]. 즉, 10개의 혁신 기업 중 4개는 아시아에서 차지했지만 한국은 없다. 창의적인 중소기업을 모두 먹어치우며 구멍가게까지 진출한 우리나라 과 이런 경제의 앞날을 예측해 볼 수 있는 한 척도이기도 하다주4.

그러나 가장 재미있는 부분은 1위와 2위의 기업이다. 1위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2위애플(Apple)이 올랐다. 애플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결과가 당연히 의외일 것이다. 나도 어느 정도 의외였다. 애플은 올초 아이패드(iPad)를 발표했다. 그리고 "가망 없다"던 타블릿 PC 시장(Tablet PC Market)을 가장 뜨거운 시장으로 바꿔버렸다. KT의 올레탭, 의 갤럭시 탭등 내년은 타블릿 PC가 홍수를 이룰 듯하다. 먹을 것 없는 시장(레드오션, Red Ocean)으로 바뀐 휴대폰 시장에 스마트폰 열풍을 몰고 온 아이폰 만큼은 아니라고 해도 컴퓨터 시장의 흐름을 바꾼 제품임에는 틀림없다.

  1. 마이크로소프트
  2. 애플
  3. 구글
  4. HTC
  5. 디즈니
  6. 포드
  7. 아마존
  8. 비야디
  9. 패스트리테일링
  10. 하이얼

[출처: MS 등 '올해 10대 혁신기업'...한국 기업은 없어]

여기 기존의 아이폰(iPhone)과는 다른 디자인, 시간이 지나면 스마트폰의 기준이 될 수 있는 외장 안테나주5라는 새로운 시도까지. 그런데 혁신기업 1위는 이런 애플(Apple)이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가 차지했다. 올 한해 사람들의 화두를 생각해 보면 분명 마이크로소프트는 의외다. 그러나 '혁신'이라는 단어에 집중하면 또 타당하다는 생각이 든다. 에서 몇번 이야기 했지만 키넥트는 꿈을 현실로 바꾼 게임기이다. 비록 그 개념이 DDR을 통해 나왔고 위를 통해 구체화됐다고 해도 그 꿈은 분명 키넥트에 의해 구현됐다.

키넥트(Kinect), 꿈을 현실로 바꾼다라는 글을 쓰면 게임기의 간단한 역사를 설명했다. 벽치기로 출발한 전자오락은 갤러그를 통해 전자오락실이라는 산업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 동력은 결국 우리나라에서는 PC방이라는 산업으로 바뀌었다. 게임기 산업을 이끌 다음 시대의 주인공은 키넥트가 될 가능성이 많다. 아직 가격이 만만치는 않지만 가격만 현실화된다면 TV처럼 집집마다 하나 씩 있는 게임기가 될 가능성이 많다. 아마 애플을 제치고 마이크로소프트를 혁신기업 1위에 올린 이유는 바로 이런 미래에 대한 가능성 때문이 아닐까 싶다.

관련 글타래

잠깐만
  1. 물론 UAC는 예외로 하겠다.
  2. 안드로이드폰 보다 윈도 모바일폰에 더 큰 기대를 갖는 것도 비스타와 윈도 7 때문이다. 이제 마이크로소프트도 UX를 이해하기 시작했다.
  3. 국내 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SK 그룹은 블로그독이라는 서비스를 닫았다. 남들이 하는 메타 블로그를 자본을 이용해서 어찌해보려다 결국 서비스를 닫은 것이다.
  4. 미 시사주간지의 선정 하나로 모든 것을 판단할 수는 없다. 그러나 단면은 예측할 수 있다.
  5. 아이폰 4의 데쓰그립 문제(Death Grip)를 불러왔지만 내장 안테나를 외장 안테나로 바꾸고 그 자체를 디자인으로 활용한 것은 정말 참신한 아이디어다. 따라서 갤럭시 S의 차기작은 아이폰 4 디자인에 배터리 교체형이 될 가능성도 많다.
2010/12/24 14:56 2010/12/24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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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체제의 모든 것을 운영하고 있는 IT 블로거. IT 블로거라는 이름은 현재 시국때문에 시사 블로거로 바뀐 상태다. 그러나 나는 아직도 시사와 사회에 관심이 많은 IT 블로거일 뿐이다. 컴퓨터, 운영체제, 시사, 가족, 여행, 맛집, 리뷰등과 살면서 느끼는 소소한 일상이 블로그의 주제이다. 왼쪽의 아이콘은 둘째 딸 다예가 그린 내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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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lee 2010/12/31 02:48

    kinect의 기술은 이스라엘 업체가 만든거에요. primesense라고^^

    perm. |  mod/del. reply.
    • 도아 2010/12/31 09:04

      알고 쓰시기 바랍니다. 키넥트에 가장 핵심적인 PrimeSense 3D는 이스라일 업체의 기술이 맞지만 키넥트는 MS에서 만든 것이죠. 그래서 본문에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이런 것들은 모두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의 독창적 아이디어는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전에도 한번 이야기 했지만 기술혁신을 주도하는 기업이 아니라 있는 기술을 잘 이용하는 기업이다.

      라고 써두었고요.

  2. 박명이 2011/01/03 16:46

    글쎄요 엄밀히 따져보자면 뉴스위크가 선정한게 아니라 뉴스위크와 기사교류관계일뿐 전혀 별개의 회사인 더 스트리트란 웹진의 선정이고.. 확실히 숫자가 붙긴 했지만 매해 해오던 연례적인 기획도 아니고 맥락상 '순위'라고 하긴 힘들어 보이던데요. 한물 간줄 알았는데 이 정도씩이나 해냈더라 이런 느낌이지 키넥트야말로 올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혁신이었다란 뜻으로 맨 앞줄에 세운건 아닌듯..

    perm. |  mod/del. reply.
    • 도아 2011/01/03 16:55

      그렇게 따지는 것이 좋다면 이 글 역시 "키넥트야 말로 가장 강력한 혁신이었다"는 뜻이 아니라는 정도는 아실텐데요... 다른 사람에게는 엄밀을 따지며 본인에게는 아주 관대한 듯하군요. 조금 어이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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