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최고의 투자

한 6개월 만에 6천만원을 벌 수 있는 고수익 상품이 과연 어디에 있을까? 부동산을 빼면 이런 마술은 찾기 힘들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는 역시 부동산이 최고의 투자 상품인 셈이다. 물론 이런 현상은 원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은 현상이다. 그러나 이렇게 될 수 밖에 없다.

목차

신혼은 전세

나는 개인 소유의 부동산을 가져본 적이 없다. 처음 살림을 차린 뒤 얻은 셋방이 아마 첫 부동산이었던 것 같다. IMF 때라 연립주택이기는 하지만 꽤 넓은 집(실평수 18평)을 셋방으로 얻었는데 아마 부동산에 대한 안목이 있었다면 한 이천만원 정도 더 주고 이 집을 샀을 것 같다.

그러나 부동산에 대한 안목도 없고 또 부동산 투기에 대해 못마땅해 했기 때문이 집을 사는 것 보다는 세를 얻는 것에 만족해 했다. 1999년 11월에 계약을 했고 2001년 10월에 우리가 살던 집이 재개발이 됐다. 또 전세 계약 기간이 거의 끝나는 상태라 다시 셋집을 얻어야 했다.

2년 동안 재산을 많이 모았다면 달라졌겠지만 회사를 운영하면서 오히려 빚만 늘은 상태였다. 1999년은 IMF 사태의 충격에 벗어나지 못한 시점이지만 2001년 10월은 IMF를 탈출해서 다시 경제가 살아나고 있는 시점이라 이전 전세금으로는 마땅한 집을 구할 수 없었다.

우엉맘: (눈물을 글썽이며) 오빠, 어떻해?
도아: 왜?
우엉맘: 이 전세금으로는 13평 짜리 옥상방 밖에 못구해.

처음 살던 집이 넓어서 이겠지만 이전 셋집 정도의 집을 구하려면 전세금의 배는 주어야 한다고 했다. 결국 서울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지방이라도 일단 집을 사고 보자는 쪽으로 바뀌었다. 그래서 결국 구한 집이 인천 삼산동의 아파트이다. 전세금으로는 이 아파트를 구할 수 없었지만 신한은행에서 계약 당일 부동산으로 와서 아파트 구입 대금의 일부(3천 5백만원)을 대출해 주었기 때문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집을 살 수 있었다.

이 집에서 5년을 살았다. 그리고 작년에 충주로 이사왔다. 이사를 하려면 집을 팔아야 했기 때문에 부동산에 집을 내놓았다. 그런데 집값을 7천 5백만원도 받기 힘들다는 것이었다. 내가 집을 산 금액이 7천 5백이고 그동안 은행 이자를 낸 것을 생각하면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금액이었다.

결국 8천 백에 내놨지만 사겠다는 사람이 없었다. 그러나 이전에 아파트 값이 1억까지 오른적이 있고 삼산동 대단지 때문에 집값이 떨어진 것을 고려하면 1억까지는 충분히 오늘 것으로 보고 팔려던 집을 그냥 가지고 있었다. 역시 생각한 대로 작년 12월 부터 오르기 시작한 집 값은 이제 1억 3천까지 올랐다. 작년 10월과 비교하면 무려 6천만원 가까이 오른 셈이다.

부동산, 최고의 투자

한 6개월 만에 6천만원을 벌 수 있는 고수익 상품이 과연 어디에 있을까? 부동산을 빼면 이런 마술은 찾기 힘들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는 역시 부동산이 최고의 투자 상품인 셈이다. 물론 이런 현상은 원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은 현상이다. 그러나 이렇게 될 수 밖에 없다.

작년 11월의 일이다. 부동산에서 전화가 왔다.

우엉맘: 오빠, 부동산에서 8천 백에 팔라고 하는데.
도아: 안판다고 해.

우엉맘: 8천 오백에 팔라고 하는데.
도아: 안판다고 해.

우엉맘: 이러다 8천에도 못파는 것 아냐?
도아: 어차피 1억까지는 가던 집이니까 1억까지는 무조건 올라.

집값이 움직이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내린 결정인데 지금도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왜 많은 사람들이 부동산 투기에 열중하는지 알 수 있었다. 우리나라의 부동산은 상당히 기형적이다.

보통 전세금은 집값의 70% 정도에 형성된다. 그런데 집값은 20억인데 전세값은 4억밖에 되지 않는 곳이 많다. 이 것은 '6억짜리 집이 20억에 거래'(14억이 거품)되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부동산 불패를 믿지 않는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몇년 전부터 우리나라는 부동산 버블이 터질 것으로 예측됐었다. 터져야 맞다. 부동산 버블이 터질만 하면 에서 규제책을 내놓았는데 이 규제책이 부동산 버블을 계속 막아왔다고 보는 편이 옳다고 본다.

그러나 나도 조만간 부동산 버블이 터질 것으로 본다. 특히 부동산에 대한 규제가 풀린다면 이런 현상은 더 가속화 될 것으로 본다. 6억짜리 집이 20억에 팔리고 있는 상황에서 터지지 않는다면 그것이 더 이상할 뿐이다. 예전에도 한번 얘기한 적이 있지만 적어도 부동산발상의 전환 필요하다*고 본다.

부동산은 공공재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불법 거래를 막기위해 각종 규제책을 내놓기 보다는 합법적인 거래만 허용하는 쪽으로 가는 것이 옳다고 본다. 물론 이 부분은 개인의 재산권 보호라는 것과 맞물리겠지만 우리 자본주의가 공산주의 이념을 도입한 수정 자본주의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 방법이 반드시 불합리하다고 보지는 않는다.

이 법률의 첫번째 피해자가 내가 된다고 해도 부동산에 대해서는 불법 규제가 아니라 합법 허용으로 가는 것이 생산재의 예속으로 인한 빈익빈 부익부를 막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남은 이야기

은행에서 대출을 해본 사람은 알 수 있지만 자신의 부동산으로 담보 대출을 해도 더러운 꼴을 많이 당한다. 나도 비슷했다. 대출을 하면서 가장 기분좋게 대출받은 은행이 바로 신한은행이었다. 사지 않은 집에 대해 대출을 해주고 대출 상담을 해보면 정말 대접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던 은행이 신한은행이었다. 나중에 조흥은행과 합처져서 어떻게 바뀌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대출을 받으면서 기분좋게 받았던 곳은 지금까지 신한은행은 한 곳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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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체제의 모든 것을 운영하고 있는 IT 블로거. IT 블로거라는 이름은 현재 시국때문에 시사 블로거로 바뀐 상태다. 그러나 나는 아직도 시사와 사회에 관심이 많은 IT 블로거일 뿐이다. 컴퓨터, 운영체제, 시사, 가족, 여행, 맛집, 리뷰등과 살면서 느끼는 소소한 일상이 블로그의 주제이다. 왼쪽의 아이콘은 둘째 딸 다예가 그린 내 모습이다.
2007/06/26 09:43 2007/06/26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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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 국민은행 대출 : 유쾌하거나 혹은 불쾌하거나

    Tracked from loading... 100% 2007/06/26 11:58 del.

    본 글은 대출을 받을때 같은 은행이라 할지라도 어느 지점인지, 대출 상담을 누구한테 받는지에 따라 얼마나 유쾌할수도 있고, 불쾌 할 수도 있는지에 관하여 기록한 것 입니다. 본 내용은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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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Alphonse 2007/06/26 10:36

    근데 은행은 담당자마다 다 다릅니다. 신한은행도 담당자에 따라 이미지가 나빠질 수 있더라구요.
    저는 대출은 은행에게 있어서는 수익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여러군데 찔러 보고 가장 마음에 드는 곳에 합니다. -_-; 저번에 잘해주더라도 이번에 못해준다면 안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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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아 2007/06/26 11:03

      당당자 마다 다른 것은 사실이지만 담당자가 바껴도 친절하기는 마찬가지더군요. 다만 조흥은행과 합치기 전의 이야기 입니다. 합친 뒤에는 당연히 조흥은행 담당자를 만날 수도 있기 때문에...

      참고로 신한은행 행원의 일인당 매출이 조흥은행 행원의 매출에 비해 한 네배정도 더 많더군요. 접해보니 그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2. rince 2007/06/26 11:58

    개인적으로는 부동산 거품이 향후 몇년내에는 반드시 꺼진다고 믿는 사람중 하나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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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아 2007/06/26 14:58

      저도 마찬가지 입니다. 반드시 부동산 버블은 터진다고 믿고 있습니다.

  3. 학주니 2007/06/26 12:11

    저도 부동산 거품이 언젠가는 꺼지겠지 하고 생각하고 있는 사람중 하나입니다.
    현재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은 너무 기형적으로 커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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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아 2007/06/26 14:58

      하루에 천만원씩 오른다는 것이 말이나 되는지 모르겠더군요. 실매물은 없고 가격만 오르는...

  4. 주딩이 2007/06/26 15:57

    도아님 말에 백번 공감합니다. 저도 직장생활 10년 가까이 해서 모은 돈이라고 해봐야 얼마되지 않습니다. 도리어 마이너스 통장만 늘어나더군요..ㅡ,.ㅡ;;
    주택 청약으로 재수로 된 아파트 덕분에 그나마 위안을 삼고 있습니다. 몇천만원 이상의 프리미엄은 붙었더라구요..^^V
    하지만, 저역시 부동산 버블은 반드시 사라져야 한다고 믿는 사람중의 하나입니다. 물론 제가 산 아파트는 떨어지지 않았음 하는 생각이 간절하지만..아~!! 난 너무 이기적인가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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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아 2007/06/27 07:30

      그래도 아파트 당첨이라도 됐으니 다행입니다. 그러지 못하는 분들도 많으니까요. 그리고 저도 비슷합니다.

  5. bluenlive 2007/06/26 17:49

    대출 받을 때 기분 좋으려면 "xx 파이낸스" 나 "러쉬 앤 xx" 또는 "동포사"(쩐의 전쟁) 등을 찾아가시면 기분 좋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갚을 때는 기분 더럽다는 거... ^^;;;

    부럽습니다. 어쨌거나, 부동산 버블이라도 집 한 채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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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아 2007/06/27 07:31

      법정 이자만 받아도 정말 비싸더군요. 100만원을 빌리면 66만원을 이자로 주는... 더우기 연체료까지 챙기려고 자동 이체도 안되는 곳이더군요.

      우리나라 국회의원은 사채업자에게 돈 많이 받아 먹은 것 같더군요.

  6. 미르~* 2007/06/26 21:19

    집값이 떨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중의 하나입니다.
    일하는 사람이 돈을 벌고 행복해져야 정상인데,
    부동산 덕에.. 놀면서 돈버는 사람들이 많다보니..
    사람들이 다들 부동산, 부동산 하게 되는거죠~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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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아 2007/06/27 07:32

      예. 적어도 부동산에 대해서는 생각을 바꿔야 합니다.

  7. 인디^^ 2007/06/30 21:43

    딴지거는거 같긴 합니다만, 딴지 걸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우리 자본주의가 공산주의 이념을 도입한 수정 자본주의라는 점
    이건 아니라고 봅니다......
    부동산에 대해서 그렇게 얘기하려면 적어도 싱가포르 정도는 되어야 될거라는게 제 생각입니다.
    그리고 체제 전반에 대해서 그렇게 얘기하려면 못해도 캐나다 정도는 되어야 할거라는거...(언감생심, 북유럽이나 뉴질랜드는 꿈도 못 꿉니다.)

    게다가, 문맹정부 이후 궁민정부와 참어정부를 거치면서 점점 더, 극단적인 자유주의적 자본주의화 되어오고 있습니다. 아마도 한미FTA라 발효되고 몇년 지나면... 그야말로 정글 자본주의라 불러 어색하지 않은 체제가 될거라 전망하고 있습니다.

    덧 : 이렇게 말하면 대부분 사람들은 "네가 없이 사니까 그렇게 생각하는거야"라고 말하거나, 그런 표정을 짓습니다.....만, 저도 집가지고 살고 있는, 그럭저럭 중산층에 턱걸이는 하는 사람입니다. 저 역시 도아님 말씀처럼, 내가 손해보는 한이 있더라도 북유럽식이나 뉴질랜드 식의 수정자본주의내지는 수정사회주의라고 부를 만한 체제를 원하는 겁니다.

    덧2 : 문맹정부, 궁민정부, 참어정부 <= 오타 아닙니다......ㅡ,ㅡ

    perm. |  mod/del. reply.
    • 도아 2007/07/01 10:16

      딴지거는거 같긴 합니다만, 딴지 걸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우리 자본주의가 공산주의 이념을 도입한 수정 자본주의라는 점 이건 아니라고 봅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수정 자본주의는 맞습니다. 다만 그 정도가 시장에 관여하는 정도라 사회주의 이념이 거의 들어오지 않은 것도 사실이지만요.

      그리고 토지에는 사실 공산주의 이념을 도입해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토지는 국가가 소유하는...

(옵션: 없으면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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