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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부처님 오신 날이었다. 불자들에게는 의미있는 날이겠지만 필자처럼 불교를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그저 휴일일 따름이다. 그러나 서점은 쉬는 날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날과 마찬가지로 사무실에 출근했다. 봄이 가출하고 여름이 차고 들어온 탓에 날씨는 정말 좋았다. 사무실로 출근하는 내내 이런 날 아이들과 계곡으로 놀러나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무실에 출근해 보니 사무실 직원들은 하나도 출근하지 않고 있었다. 확인해 보니 매장 직원이 오늘 쉰다고 해서 사무실 직원도 모두 쉬도록 했다는 것이다.
점심때가 조금 지나 결국 아이들과 계곡으로 가기로 하고 우엉맘과 아이들을 불렀다. 우엉맘이 그림을 그리기 위해 아이들과 미륵리사지를 가다가 발견한 곳이라고 하는데 우엉맘의 얘기로는 아주 좋다고 했다.
일단 3번 국도를 타고 수안보쪽으로 가다보면 용천이 나온다. 여기서 월악산 방면으로 좌회전을 하고 36번 국도를 타고 청풍, 단양쪽으로 계속 가다보면 월악대교가 나온다. 월악대교를 건너면 수산과 송계계곡으로 길이 갈라지는데 송계계곡 쪽으로 우회전한 뒤 한 3~4Km 정도 더가면 왼쪽에는 휴게소, 오른쪽에는 펜션촌이 나온다. 이 펜션촌에서 1Km 정도 더 내려가면 울창한 자연림이 나타나는데 이 자연림이 송계계곡 야영장이다.
나무와 나무 사이에 텐트를 칠 수 있도록 땅이 평평하게 다져져 있으며 야영장 끝에는 식수대가 있다. 그러나 이 외에 다른 편의 시설(예: 화장실)은 없었다. 여기서 더 밑으로 내려 가면 비슷한 야영장이 나오는 것 같은데 우리 가족은 여기까지 가지는 않았다.
일단 도로변에 차를 주차하고 자연림안으로 들어오니 시원한 바람이 계속 불어왔다. 여름 못지 않은 날씨에 상당히 더웠지만 계곡 바람은 이런 더위도 모두 삼킨 듯 감기에 걸릴 수 있을 만큼 시원했다. 시간이 점심 때라 일단 짐을 부리고 코펠로 라면을 끊였다.
배낭에 코펠, 버너, 라면, 쌀, 돗자리를 항상 가지고 다닌다. 우연히 이런 곳을 만나면 잠깐 쉬었다가기 위해서이다. 오늘은 아이들과 계곡에 간다고 하니 우엉맘이 미리 도시락을 준비했다. 물론 밥과 김치, 오징어 볶음 뿐이지만 이런 곳에서의 식사는 맨밥에 매운 고추 하나만 있어도 맛있다.
물이 맑고 정말 깨끗하다. 보통 위생 문제에 신경을 많이쓰는 우엉맘도 깨끗한 물에 반했는지 이 물에 상치를 그냥 씻어왔다. 물론 야영장이기 때문에 식수대가 있지만 우엉맘은 야영장 생활을 해본적이 없어서 모르는 듯하다. 계곡의 담을 보면 알 수 있지만 사람이 인위적으로 쌓은 담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송림이 야영장 전체를 감싸고 있다. 일부러 조성한 것인지 아니면 자연적으로 생긴 곳에 야영장을 만든 것인지 모르겠다. 우리 가족이 짐을 부린 곳은 땅을 평평하게 고르지 않았지만 사진 건너편의 야영장은 모두 땅을 고르고 가는 나무로 칸막이가 되어 있다.
사무실에서 출발한 시간이 오후 1시 30분 정도 였고 야영장에 도착한 시간은 두 시가 조금 더 됐다. 조금전까지는 상당히 배가 고팠지만 때를 놓쳐서 그런지 야영장에 도착해서는 배가 그리 고프지 않았다. 코펠에 끓일 수 있는 라면은 2~3개라 일단 라면 두 개를 끓여 우영이와 다예에게 떠 주었다.
필자는 라면에 밥을 말아 먹었다. 라면을 끓여 먹은 뒤에는 음식 찌거기를 처리하는 것이 조금 까다로운데 우리집은 이런 면에서도 분화되어 있다. 라면 건더기를 다 먹고난 찌거기는 꼭 우엉맘이 먹는다. 우엉맘은 라면 건더기 보다는 남은 찌거기를 먹는 것을 더 좋아한다. 이렇게 찌거기까지 처리되면 휴지로 남은 국물을 빨아 들인 뒤 다시 코펠을 휴지로 깨끗이 닦아 둔다(물은 사용하지 않는다). 물론 물로 씻는 것은 집에서 씻는다.
우영이와 다예도 밖에서 노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두 녀석 모두 즐거운 모양이었다. 작년 8월에 송계계곡을 갔을 때에는 물이 얼음처럼 찼었는데 여기는 그리 차지 않았다. 그래도 다른 곳의 물보다는 훨씬 차기 때문에 물에 마땅히 있어야할 고기는 보이지 않았다. 돌을 뒤집으면 꼭 가재가 나올 것 같았지만 따라 쟁이 다예가 따라하다가 물에 넘어질 것 같아서 가재를 잡는 것은 그만 두었다.
그런데 부는 바람이 심상치 않았다. 모르는 사람은 모르겠지만 비가 오기전에 부는 바람에는 물냄새가 섞여있다. 그리고 이런 바람이 불면 꼭 비가 오기 때문에 우영이를 불러 준비 시키고 차로 이동했다. 원래는 여기서 조금만 더 가면 미륵리사지이지만 계곡에서 폭우를 만나면 위험하기 때문에 일단 차를 돌려 집으로 왔다.
집으로 오는 도중 실미에서 동동주 양조장을 발견했다. 장금이 검은콩 동동주라고 해서 우엉맘보고 사오라고 했는데 막상 사온 것은 뜸금없는 소백산 동동주. 집에서 김치전을 부처서 먹어봤지만 맛은 수안보 양조장에서 나오는 막걸리 보다 훨씬 맛이 없었다(반병 넘게 남겼다). 잠깐의 외출이었지만 맑고 깨끗한 송계계곡과 야영장이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야영을 하기 위해 지금 옥션에서 텐트를 찾고 있다.
물이 차기 때문에 물속에서 놀지는 않았지만 깨끗한 물, 시원한 바람과 처음 보는 풍경에 우영이와 다예도 마냥 즐거운 모양이었다. 오빠한테 지기 싫어하지만 오빠가 없으면 불안한 다예는 연신 오빠를 따라 돌을 던지고 놀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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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아이들 노는 모습 보기 좋습니다.
이번에 새로 장만한 그 "명물"로 촬영하신 건가봐요.
엄청난 줌 기능에 화질손상이 별루 없어보이는군요.
예. 화질이 아주 좋습니다. 엠군에 올릴까 하다가 요즘 광고가 많은 것 같아서 엠군 대신 TV 팟에 올렸습니다.
까맹이 기동복 벗어버리고 저런곳에 놀러가서 한잠 자다오면 참 좋겠네요..
어여 빨리 끝나야지;;; 끝이 않보이네.ㅠㅠ
지름신이 점지해주신 물건은 언제나 좋더군요....^^
별 생각없이 간곳인데 가보니 너무 좋았습니다. 송림 사이의 야영장도 그렇고 깨끗한 물... 등등... 한번 가보시기 바랍니다.
계곡 자체는 정말 좋죠.
중고등학교때 친구들끼리 캠핑도 자주갔었는데....시내버스타면 금방이라서
하지만 본격적으로 휴가철이 시작되면 안가시는게 정신 건강에 이롭습니다.
널리 알려진 곳이라 한철 장사하는 분들이 많이 생겨서 인상 찌루릴 일도 많이 생겨요.
충주 사람들도 막상 휴가철이 되면 다른 곳으로 가죠
게다가 가보셨으면 아시겠지만 수량이 적은 편이라서 여름이 되면 수질이 안좋아집니다.
도아님 덕분에 고향의 재발견을 하는 재미가 솔솔 합니다.
다음 이야기도 기대하겠습니다.
라고 이미 써놓았듯 여름에 갈 생각은 없습니다. 송계 계곡으로 가는 인파때문에 수안보로 가는 길이 막히는 것을 여러 번 봤고 또 철 지난 뒤에도 몰리는 인파가 많기 때문에 될 수 있다면 여름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요즘은 어딜가도 계곡이 더러워서 안타까웠는데 저런 좋은 곳도 있군요.
덧/ 도아님, 애드워즈를 통해 qaos.com을 광고하시는군요ㅎ
제 블로그에 광고가 나와서 반가웠습니다^^: 나중에 애드워즈 후기도 기대해 봅니다^^ㅋ
예. 계곡은 정말 좋더군요. 인게이지님 얘기처럼 수량이 적어서 아이들이 놀기에 딱 입니다. 물 맑고 깨끗하고 시원하고...
몰랐는데 동서울에서 송계까지 오는 시외버스도 있더군요. 여름에 얼마나 많은 인파가 몰리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더군요.
애드워즈는 테스트를 위해 시작한 것입니다. 그런데 노출수 향상에는 확실히 도움이 되더군요.
송계계곡은 충주가 아니고, 충북 제천땅입니다.
그러니까, 제천 송계계곡이 맞는 표현이겠지요!~^^*!!
그런 논리로 따지면 충주 이야기는 쓰지 못합니다.
송계쪽이 제천구역이긴 하지만 예전부터 충주사람들이 많이 갔고, 또한 교통도 충주에서 좋고 버스편도 더 많네요
-_-;;
예. 또 충주하면 송계계곡을 연상하기 때문에 충주와 송계를 연계하는 것은 큰 문제는 없습니다. 다만 제천에 계시는 분들은 제천땅에 있는 것을 충주로 이야기하는 것을 싫어하더군요. 충주호를 청풍호로 바꾸자는 논의도 비슷한 맥락이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