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이 멸종한 이유

이는 궁금증이 많다. 세상의 거의 모든 것이 궁금하다. 그래서 말도 많고 어떤 때는 정말 귀찮을 정도로 많이 물어본다.

장인어른 회갑 때 일이다. 장인어른께서 회갑연을 원치 않으셔서 고속 터미널 근처 놀부집에서 친가 식구들과 처가 식구들이 함께 식사를 하기로 했다. 이를 앉고 택시를 타고 가는데 택시를 탈 때부터 내릴 때까지 약 30여분간을 쉴새없이 물어보는 것을 보고 택시 기사분이 "애 묻는 것에 답해주다가는 밥먹을 시간도 없겠어요?"라고 하신다.

요즘은 가끔 자기가 이미 알고 있는 것도 물어본다. 그러다가 자기 알고 있는 것과 다르면 아빠가 그것도 모르냐고 따진다. 그새 이렇게 컷나하는 생각도 잠시 잠깐 녀석의 궁금증은 그칠 줄 모른다.

: 아빠. 지금은 공룡이 안살아
도아: 응

: 왜?
도아: 멸종했으니까?

: 멸종이 뭐야?
도아: 지금 공룡이 안사냐고 물어봤지?

: 응.
도아: 그게 멸종이야.

: 그럼 왜 멸종했어.

이런 물음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예전에 한번 한 얘기도 다시 묻고, 조금전에 물어본 것도 다시 묻는다.

: 왜 멸종했냐~~~~고~~~~.
도아: 몰러. 니가 생각해봐.

아무 생각없이 한 얘기에 녀석은 의외로 정확한 답을 애기한다.

: 아 그렇구나. 풀에 먼지가 싸이고, 초식 공룡이 풀을 먹지 못하고 그러니까 초식 공룡을 먹지 못해 육식 공룡도 사라졌구나. 그치? 도아: 그래. 그런데 어떻게 알았어.

: 응. 아빠가 예전에 얘기해줬어

예전에 공룡이 멸망한 이유를 물어보기에 귀찮아 건성으로 해준 대답을 녀석은 의외로 오랜 동안 그것도 꽤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아이 질문, 조금 귀찮아도 논리에 맞지 않는 답이라도 성의껏 답해주세요.
질문은 아이의 토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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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체제의 모든 것을 운영하고 있는 IT 블로거. IT 블로거라는 이름은 현재 시국때문에 시사 블로거로 바뀐 상태다. 그러나 나는 아직도 시사와 사회에 관심이 많은 IT 블로거일 뿐이다. 컴퓨터, 운영체제, 시사, 가족, 여행, 맛집, 리뷰등과 살면서 느끼는 소소한 일상이 블로그의 주제이다. 왼쪽의 아이콘은 둘째 딸 다예가 그린 내 모습이다.
2005/07/05 17:45 2005/07/05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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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ymister 2005/07/05 19:00

    정말...공통점이군요...^^
    저도 일산에 조카가 한 명 있습니다.
    갓태어나서 쪼글쪼글(이런...표현이 좀...^^;)할 때 부터 봤는데...
    질문이 시작되면 끝도 없죠...
    게다가 어른들의 편견이었는지, 기억력도 좋아요!
    다섯 살 때 부터 컴퓨터를 가지고 뭐 하나 가르쳐주면, 오히려 자기 이모한테 배운걸 전수하는 모습...ㅋㅋㅋ
    이런, 그러고 보니 제가 도아님 블로그에는 처음 글 올리는거 같네요...
    "오프라인 프로젝트"를 위하여!!!

    perm. |  mod/del. reply.
    • 도아 2005/07/06 08:05

      갓태어나서 쪼글쪼글(이런...표현이 좀...^^;)할 때 부터 봤는데... 처음 태어나면 양수를 뒤집어 쓰고 있기때문에 쪼글 쪼글하죠. 그런데 우영이와 다예는 엄마 배솟에서 잘 먹어서 그런지 처음 태어나도 포동 포동하더군요. 우영이는 3.3Kg였으니까 그래도 덜한데 다예는 4.0Kg였습니다.

      다섯 살 때 부터 컴퓨터를 가지고 뭐 하나 가르쳐주면, 오히려 자기 이모한테 배운걸 전수하는 모습...ㅋㅋㅋ 우영이도 엄마한테 가르쳐 줍니다.

      "오프라인 프로젝트"를 위하여!!!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2. inter 2005/07/16 02:12

    어릴땐 왜그렇게 궁금한게 많았는지..그리고 어릴때 많이 듣고 싶었던것이,기특하다,귀엽구나,똑똑하다,착하다...
    그때 아버지의 말씀은 곧 진리라고 생각하지만,어느날 그것이 잘못된 지식이었음을 깨달았을때 훗날아버지를 원망할지도 모릅니다..ㅎㅎㅎ 농담이었습니다..도아님이 부럽구요. 그리고 아버지 노릇하려면 많이 배워야 할것 같군요.

    perm. |  mod/del. reply.
    • 도아 2005/07/16 11:31

      예... 사실 어른들이 알려주는 지식중 거짓이 꽤많습니다. 심지어 우장춘 박사가 씨없는 수박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는 것을 얼마전까지 믿고 살았는데,,,

      진실은 저 멀리에 있더군요.

  3. 마이커피 2005/07/21 20:01

    '응. 아빠가 예전에 얘기해줬어'

    ...... 상당히 난감하셨을 듯 ^^;

    perm. |  mod/del. reply.
    • 도아 2005/07/21 21:04

      그것보다 난감한 상황이 훨씬 많기때문에 그리 난감하지는 않았습니다.

(옵션: 없으면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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