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전문 쇼핑몰을 기획중에..

아부지는 시골에서 쌀농사를 지으신다..일제시대 할아버지가 으로 건너가 간장공장에서 일해서 벌어온 돈으로 동네 근처 논과 밭을 많이 사들였다고 한다..

어렸을적 우리집에는 항상 사람들이 북적거렸다..관리할 논도 많고, 제배하는 작물도 많았다..돼지도 키우고 과수원도 하고..그만큼 일할 사람들이 많이 필요 했었던것 같다..

지금은 쌀개방 이다 뭐다 해서 친척들과 식구들 먹을양만 짓고 계신다..그래도 몇 가마니는 남는다..

그나마 2000년부터 구례 농협에서 추곡수매를 더이상 하지 않아 남는쌀들은 따로 파실때가 없어 1년이 지나도록 창고에 쌓아 놓거나 쌀을 가공하여 과자 만드는곳에 싯가보다 싸게 넘기신다고 한다.. 그런데 그마저도 쌀가공 공장도 경영이 어려워 더이상 받지 않는다고 한다..

아부지의 현실이 우리나라 모든 농민들의 현실이라고 생각했다..그래서 생각했던것이 쌀만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쇼핑몰을 한번 만들어 보는건 어떨까 싶었다..

현존하는 쌀 쇼핑몰들은 그렇게 전문적이지도 않고, 다른 농산물을 판매하면서 부가적으로 판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렇게 자리가 제대로 잡히지 않은 인터넷 쌀 시장만 잘 잡으면.. 우리나라 사람이 4700만 정도 되고, 아침 점심 저녁으로 쌀밥을 먹으니..하루 세끼로 계산해서 3곱하기 4700만은 1억4100만 그릇의 소비가 되겠네..햐 이거 엄청난데.."

가끔 이런 상상을 하며 즐거워 하기도 했었다..그러나 상상은 상상일뿐 엄청난 현실앞에 더이상  진전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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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쌀 유통 시장은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지역 농협에서 농가와 계약 재배하여 농협 자체적으로 판매하는 방식과 , 대형 RPC(미곡종합처리장:큰 방앗간) 에서 쌀을 사들인 다음 판매하는 방식이다. 쌀은 대부분 대형 마트에서 판매가 이뤄지고 있는데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쌀들은 어렸을때 보았던 주황색 가마니에 80kg 짜리에 담겨 나오는것도 아니었다. 무게도 무게이거니와 정말 다양하고 가지각색의 각 지역의 브랜드쌀이 진열되어 있다. 무려 1900개나 되는 각 지역의 브랜드 쌀이 있다..

하지만 대형마트는 다른 값비싼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생활 필수품(분유,기저귀,샴푸,쌀등..)은 경쟁사들보다 싸게 판매 해버린다..자신들의 막강한 힘을 이용하여 중간 유통 업자들을 옥죈다. 마진율이 거의 제로에 가까운 가격에 쌀을 납품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시중 거래 가격이 4만 3천원 짜리인 20kg 햅쌀을 마트에서는 7~8천원이나 낮은 3만 5천원에 판매 하는것이다. 3만 5천원이면 납품가에 가깝다..
그래서 우리 아부지 같은 농민들이 1년동안 아무리 좋은쌀을 생산 한다고 해도 그 대가를 받지 못하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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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도 비슷한 상황이다..오픈마켓 에선 쌀을 생활 필수품으로 규정하고 시중가보다 2~3천원 정도 싸게 판매한다..대형마트와 조금 다른건 중간 유통 상인들에게 그 손해분을 보상해준다는 것이다.
아직은 대형마트보다 그 영향력이 약해 그런것일수도 있지만 오픈마켓도 판매량이 많아지면 어느순간 중간상인들을 옥죄어 올것이다..

예부터 쌀의 마진은 박하기로 유명하다..3만원 짜리 쌀 한포대를 팔면 상인들에게 2천원정도 남을까 말까 한다..그런데 이런 대형 유통 업체에서 미끼상품으로 가격을 현저하게 떨어 트린다면 농민들도 죽고 동네 쌀가게도 죽는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은 동네에서 쌀가게를 찾아보기가 힘들다..

인터넷에서 쌀을 판다는건 곧 대형 오픈마켓과 경쟁을 하게 되는것이고, 가격에서 절대 이길수 없다. 쌀 처럼 소모성 상품은 가격에 민감할수밖에 없다..특히, 주부들이 판매권한을 절대적으로 쥐고 있는 상황에서 단돈 1,000원이라도 싼곳에서 살수밖에 없는것이다.

그래서 다르게 생각해본것이 식당이나 관공서 같은곳에 납품해보면 어떨까 .하지만 이것도 곧 포기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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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찐쌀은..
중국에서 생산된 쌀을 찐 뒤 이를 말린 것을 말한다..
생쌀 자체를 한국에는 들어오지 못하기 때문에.. 이걸 솥에 넣고 찌게 되면 가공품으로 둔갑하게 된다는 것이다.물론 수입 가능!.. 찐쌀은 중국에서도 최하품으로 가축사료로 쓰는 묵은쌀을 쪄서 만드는데 햅쌀처럼 만들기 위해서 옥시크린 같은 표백제로 한번더 박박 문질러 전국의 김방천국,김방나랑,각종 식당 등등으로 유통되는데 우리는 싸다는 이유만으로 맛있게 아침마다 먹는 것이다..

이쌀을 한국에 처음 들여온곳은 가가호호라는 인테리어 업체인데 김방나라를 체인으로 돌려 떼돈을 번곳이다.이때부터 1000원 김밥시대가 열린것이다...그런데 우연찮게 이곳 사장을 구리에서 생활 할때 만난적이 있었다..그땐 돈도 아끼고 참 독하게 사는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

여러가지 이유때문에 지금은 쌀 전문 쇼핑몰 기획을 포기했다. 처음부터 너무 낙관적으로 시장을 바라 보았고, 이쪽의 유통 시스템 자체를 너무 막연하게만 바라 봤다..쌀 재배-쌀 공정-쌀 판매 라는 단순한 루트만 생각 한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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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결국 포기하게 만들게된 결정적인 이유는 아래의 기사였다.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이 전년도 82㎏에서 80.7㎏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이는 한사람당 하루 평균 221.2g으로 밥 2공기(1공기 120~130g)도 채 안먹는 수준입니다. 쌀 소비량은 1970년 136.4㎏을 기점으로 1984년 130.1㎏에서 계속 내리막길이고 앞으로도 더 줄어들 전만입니다. 이러한 쌀 소비량 급감소의 원인은 주로 식생활의 서구화에 따른 인스턴트식, 빵, 육식의 증가로 기인하였으며 또한 최근의 소비자들이 왜곡된 웰빙으로 밥 안먹고 과일·채소류를 많이 소비하고, 비만, 다이어트 등으로 쌀의 소비량이 점점 줄어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농민신문 기사中>


우리쌀 많이 먹자!!

쌀에 관한 정확한 상식 - 쌀의 품질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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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쇼핑몰이 대박을 터트리는 그날을 위해~mepay b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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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26 03:25 2007/10/26 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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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민트 2007/10/26 09:05

    음..80키로라... 저도 지금 자취를 하는 입장이다 보니 예전보다 얼마정도 쌀을 소비하는지 더 잘 감이 오는데
    제 경우엔 40키로정도 1년에 소비하는 것 같습니다. 위에 쓰인대로 꼭 밥이 아니라도 밖에서 밥 아닌걸로 때우거나 집에서도 파스타나 국수 같은 간단한 걸 해 먹다보니 20키로 한포대도 엄청 오래 가더군요.
    밥 위주로 먹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반찬만들기의 귀찮음이 있지만...속편한 식사로는 밥이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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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아 2007/10/26 10:58

      예. 20K 한푸대만 해도 상당히 오래갑니다. 그래서 10K짜리를 주로 사먹습니다.

    • Mr.Dust 2007/10/26 11:42

      일반 가정의 쌀 소비량도 상당히 줄어든 모양입니다.
      4인 가족이 10Kg 짜리를 사서 드시다니..
      저는 저 혼자 먹는데도 20Kg 짜리 사서 먹는데 ;ㅁ;

    • 도아 2007/10/26 11:47

      그 것보다는 10K짜리를 바로 도정해서 먹기 때문입니다. 미사랑은 주문할 때 도정을 해주기 때문에 10K단위로 먹는 것이 더 좋습니다.

  2. 우엉 2007/10/26 09:28

    작년에 김중태님의 웹2.0 강연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 때 아직 나타나지 않는 아이템 하나로 쌀 인터넷 쇼핑몰 이야기를 하셨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쌀을 인터넷으로 판매하는게 유망한 아이템이란 이야기는 아니고 그저 아직 아무도 시작하지 않은 영역이 있다는 정도의 이야기였습니다. 지금 도아님의 글을 읽고 나니 괜히 아무도 시작하지 않은 게 아니었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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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아 2007/10/26 10:59

      힘들긴 하지만 고급화하면 가능성도 있습니다. 미사랑인이라고 온오프라인 통합 쇼핑몰이 있습니다. 이 곳은 꽤 성공했습니다.

  3. 석호필 2007/10/26 15:33

    음...암울한 애기지요. 이젠 먹거리까지 다른 나라에서 조달해야 하니...
    어짜피 쌀도 개방이 될것이기 때문에 이젠 그냥 일반쌀을 재배하거나 판매해서는 중국이나 동남아 또는 미국과 경쟁이 안됩니다.

    가능성이 있다면 기능성 쌀을 만들어 팔아야 합니다. 예를들어 키토산쌀, 칼슘첨가 쌀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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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아 2007/10/27 08:08

      단순히 가져온 것이면 그래도 나은데 오래된 찐쌀에 표백제까지 입혀서 가져온다니 말이 나오지 않는군요.

  4. rogon3 2007/10/27 06:27

    기능성쌀..xx그라 쌀이라면 대박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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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자취폐인 2007/10/28 00:23

    저희집도 촌에서 쌀을 가져다 먹는데 할아버지도 돌아가시고 이제 할머니 혼자 뿐이시라 쌀가져다 먹는

    일도 얼마나 오래 갈지 모르겠네요.

    그나마 대신 소작농 해주시는 분이 계셔서 그 분덕에 별 탈없이 아직은 먹고 있지만 앞으로가 조금 걱정입

    니다. 집에서 늘 먹던 밥이 역시 제일 맛있다고 아무리 밥맛 구분못하는 젊은이지만

    그래도 우리집 밥 우리집 반찬이 제일 맛좋은것이 아니겠습니까.

    가끔 그런 생각도 해봅니다. 내가 나중에 나이들면 농사짓고 살수 있을까? 하는 생각요. ^^

    원래 농과 출신이라 못할것도 없지만 그만큼 녹녹치 않다는 것을 현장에서 익힌지라.

    쉽게 결정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요즘에는 화원이 땡기기도 한다는.... 컴퓨터에 둘러싸여서 서버랑 맨날 씨름하다보면.

    가끔 푸르른 식물을 볼때가 흐믓할때가 있습니다.

    헐.. 얘기가 너무 옆으로 새는 군요. 아무튼 쌀..쌀... 정말.. 중요한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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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아 2007/10/28 10:05

      나이가 들면 농사(또는 기르는 것)이 좋아지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런 것으로 우리 농촌의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겠죠. 특히 저는 김밥집의 대부분이 중국 찐쌀을 사용한다는데 충격이었습니다.

  6. 하우스 2010/06/05 18:45

    김밥집의 쌀이 중국산 이라니 충격입니다

    perm. |  mod/del. reply.
    • 도아 2010/06/07 10:52

      그냥 중국산도 아니고 중국산 찐쌀입니다. 그래서 찰기가 없죠.

(옵션: 없으면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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