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도라는 이름은 '충주의 충'과 '청주의 청'에서 온 것이다. 충청도에서 충이 청보다 먼저 온 이유는 충청도라는 이름을 지을 때는 청주보다 충주가 큰 도시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청주와 충주의 이런 관계는 경부선이 청주를 지나면서 바뀐다. 충주가 큰 도시였기 때문에 경부선은 당연히 충주를 지나가야 했지만 양반의 도시였던 충주의 양반들이 반대해서 경부선이 청주를 지나게 됐다고 한다.

이런 충주에 요즘 꽤 큰 뉴스가 있다. 바로 충주의 인구가 1998년 이후 매년 몇 천명씩 줄던 인구가 많지는 않지만 처음으로 증가세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매형이 처음 충주에 내려온 것은 17년전이다. 그러나 재미있는 것은 연수동 주변에 아파트가 조금 생겼다는 것, 버스 터미널이 옮겨갔다는 점을 빼면 충주는 그때와 별 차이가 없다.

대도시를 제외한 충주와 같은 소도시는 거의 비슷하겠지만 충주는 생산도시가 아니다. 생산 거점도 없다. 매형이 처음 내려왔을 때는 일을 하려는 사람은 많지만 일거리는 없는 그런 도시였다. 서점을 처음 내면서 직원을 뽑는 것이 부담스러워 월 30만원의 아르바이트를 모집했다. 그런데 이 월 30만원의 아르바이트에 응모한 사람만 300명이 넘는 것을 보고 월 30만원에 직원을 뽑았다. 그 만큼 충주는 일할 사람은 많고 할일은 없는 도시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자식들에게 조금이나 나은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다른 그 어떤 도시보다 교육열이 높다. 물론 이런 교육열은 충주가 비평중화 지역이고 충주고에 중학교 때부터 올인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생산 거점을 가장 쉬운 방법은 공장을 유치하는 일이지만 충주는 상수원 보호 구역이라 오폐수를 방출하는 공장을 들일 수도 없다. 따라서 먹고 살기 힘든 도시민들은 주로 식당을 연다. 그래서 충주에 많은 것 세가지 중 하나는 식당이다. 또 이렇게 만들어진 식당이 많다 보니 맛있는 식당도 많지 않다.

얼마 전의 일이다. 낙지 한마리 수제비를 먹기위해 청주에 간적이 있다. 이때 깜짝 놀란 것은 바로 청주의 규모였다. 우엉맘이 청주에서 학교를 나왔고 맘의 외가 역시 청주에 있기 때문에 10여년전에는 자주 오던 곳이 청주였다. 당시에는 충주보다 조금 큰 정도로만 생각했었는데 이때 본 청주는 충주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규모가 커저있었다.

반면에 충주는 아직도 20여년 전의 모습 그대로 이다. 중부 내륙 고속도로가 뚫리고 중앙 고속도로가 뚫리면서 물동량이 증가하고 있지만 충주에는 아직도 이렇다할 비전이 없는 도시인 셈이다. 이런 도시에서 인구가 증가했으니 나름대로 의미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서울과 지방의 이런 불균형을 보면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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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체제의 모든 것을 운영하고 있는 IT 블로거. IT 블로거라는 이름은 현재 시국때문에 시사 블로거로 바뀐 상태다. 그러나 나는 아직도 시사와 사회에 관심이 많은 IT 블로거일 뿐이다. 컴퓨터, 운영체제, 시사, 가족, 여행, 맛집, 리뷰등과 살면서 느끼는 소소한 일상이 블로그의 주제이다. 왼쪽의 아이콘은 둘째 딸 다예가 그린 내 모습이다.
2007/09/28 16:21 2007/09/28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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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isss 2007/09/28 17:17

    글 잘 봤습니다.^^
    그러나, 충주가 전국 유일의 비평준화 지역은 아닙니다. 비평준화 지역 많습니다.

    perm. |  mod/del. reply.
    • 도아 2007/09/28 18:18

      저는 충주에 산지가 얼마되지 않아서 자세한 것은 모릅니다. 다만 들은 얘기가 그렇다는 것입니다. 충주 말고 또 어디가 비평중화 지역인지요?

    • 인게이지 2007/09/28 18:20

      비평준화 지역 많습니다.
      충북에서는 청주를 제외한 모든 곳이 비평준화 지역

      평준화 된건 주요광역시 정도랑 도에 한두도시 정도..

    • 도아 2007/09/28 18:25

      그 의미로 쓴 것입니다. 충북이 비평준화 지역이라는 의미로요... 충주라고 해봐야 손바닥 만한데 여기서 비평준화라는 것은 의미가 없으니까요.

  2. 인게이지 2007/09/28 18:18

    전국유일의 비평준화 지역은 아니죠

    오랫만에 고향에 내려갔지만 정말 출주는 변한게 없어서 놀라운 곳이죠
    아직은 그냥 전원생활에서 살짝 도시풍도는 공기좋고 물좋은 도시랄까..

    17년전에는 연수동 금릉동쪽은 논밭이었는데...조금변한건 아닌듯해요

    청주랑 충주는 약간 생활권이 달라요
    청주는 대전에 생활권이 융합되고 있고 충주는 서울쪽 수도권에 융합되고 있죠
    둘이 발전속도만 다른게 아니라 여러모로 발전방향이 달라요

    식당은....아직 민물 비빔회를 드셔보신적이 없는거 같던데 한번 드셔보시길..

    추석때 내려갔다 글터를 봤는데....여전하더군요. 처음에는 저쪽아파트 맞은편이었는데..

    perm. |  mod/del. reply.
    • 도아 2007/09/28 18:23

      17년전에는 연수동 금릉동쪽은 논밭이었는데...조금변한건 아닌듯해요

      이때 매형이 입주했습니다. 따라서 요 부근을 빼고 나머지는 똑 같더군요.

      청주랑 충주는 약간 생활권이 달라요 청주는 대전에 생활권이 융합되고 있고 충주는 서울쪽 수도권에 융합되고 있죠 둘이 발전속도만 다른게 아니라 여러모로 발전방향이 달라요

      이 부분은 생활권의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근본적으로 대전과의 융합은 경부선 때문에 발생한 일입니다. 충주가 수도권에 융합되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도 대전과의 수평도로가 없고 수도권과의 도로만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발전 방향이 다르다기 보다는 도로에 의해 도시의 발전 속도가 정해진다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식당은....아직 민물 비빔회를 드셔보신적이 없는거 같던데 한번 드셔보시길..

      충주에 와서 산지는 한 2년되지만 알고 다닌지는 17년이 됩니다. 그 사이에 안먹어 볼 수 없는 음식이 민물회입니다. 동네분이 잡아다 해주기도 하는 음식입니다. 그러나 저는 그리 민물회를 좋아 하지 않아 블로그에 올리지 않는 것 뿐입니다.

  3. 클레안 2007/09/28 21:14

    충주도 비평준화이긴 하지만 춘천(제가 여기에 삽니다), 원주라든지 기타 다른 지역 또한 아직 비평준화 지역이 많습니다. 중앙고속국도의 개통으로 인해 국도를 잘 사용하지 않아서(물론 운전은 제가 하지 않고 부모님이 하십니다) 충주 쪽을 잘 지나지 않아 요즘은 어떠한지 궁금합니다. (외가가 단양에 있어서 곧잘 충주를 지나곤 했습니다. 충주에 외삼촌이 살고 계셔서 같이 내려가곤 했지요, 현재는 제천쪽으로 이사하셨습니다만,)

    perm. |  mod/del. reply.
    • 도아 2007/09/29 07:40

      그렇군요. 일단 본문은 수정해 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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